첫째 어릴 적에 동원 책꾸러기에서 받은 책이다. 까꿍놀이가 시시해질 무렵에 받은 책이라 아이는 시큰둥했지만 나는 무척 사랑스럽게 느꼈다. 한땀 한땀 바느질한 것을 사진으로 찍어 책으로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이 있었을까. 그래도 정순희 님은 참 행복했을 것 같다. 사랑하는 아이에게 줄 생각으로 만들었을 테니까. 내게도 이런 솜씨가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될 정도로 곱고 예쁘다. 둘째 아이가 아직 까꿍놀이를 하는 요즘 이 책이 지닌 재미와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낀다. 말을 배우느라 한창 옹알옹알 하는데 책에 나오는 동물 이름도 따라하고 동물이 숨은 곳도 잘 따라 말한다. 까꿍놀이 그림책이 대개 그러하듯 이 책도 마지막에 아기가 나온다. 우리 아기도 형아랑 뒹굴며 놀 때면 까르르 웃으며 가장 즐거워하는데 책에도 언니랑 노는 아기 얼굴에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앉은 자리에서 몇 번을 보아도 처음 보는 것 마냥 까꿍!을 외치고 즐거워하니 여러 번 읽어주는 나도 고되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