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연극을 위하여
(노년에 관하여 / 우정에 관하여) 두 편이 나누어져 있으며 대화 형식으로 된 책이다.
일단 노년에 관하여 이야기를 해보자. 스무살 이후로, 나이가 더해질 때마다 두려움이 생겼다. 스물, 서른, 마흔, 쉰.. 우리는 나이에 민감하다. 나는 아직도 내가 노년이 되었을 때를 상상할 수 없다. 그것은 노년이 되었을 때 생길 여러가지 제약때문인데 의식적으로 그것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케로는 노년이 비참해 보이는 네 가지 이유를 하나하나씩 반박하고 있다. 첫째, 노년은 우리를 활동할 수 없게 만들고, 둘째, 노년은 우리의 몸을 허약하게 하며, 셋째, 노년은 우리에게서 거의 모든 쾌락을 앗아가며, 넷째, 노년은 죽음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사실, 이 모든 것은 노년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나이가 젊고 늙음의 차원이 아니라 문제는 개인의 성격, 학문에 대한 열정에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서 답을 구할 수 있는 이는 나이의 제약에서 자유롭다. 자기 자신에게서 답을 구하기 위한 과정이 어려운 것이다. 물론, 그러려는 노력 자체도 필요하지만. 자연은 모든 것을 준비해놓았고 인생의 마지막 연극 역시 찬란하게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한 자연이, 마지막을 무너뜨리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친구, 우정. 우리는 어려서부터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야지. 아주 오래된 친구를 가진 것은 행운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우정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기간이 아니다. 나에게 `충고`를 해 줄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지.
나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와 우정을 가질 수 있으리라는 것, 그리고 그녀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리고 그것은 이루어졌다. 복도에서만 마주치던 그녀를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었고, 지금까지 친구로 둔 것은 큰 복이다. 그녀는 매번 짬을 어쩜 그렇게도 잘내는지 여행을 잘 다닌다. 가자, 라고 마음 먹으면 갈 수 있는 그녀의 다짐은 굉장한 것이다. 그녀에게 최근 읽었던 책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녀는 책 읽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제 학교에서처럼 같은 생활을 하지 않지만, 그래도 공유하는 것이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자.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만 왔다갔다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언가! 를 해야만 한다. 그녀는 여행을, 나는 책을.
그리고 나는 또 한명의 그녀를 알고 있다. 비록 사랑(amor) 또는 우정(amictia)을 확고히 하지 않았으나. 그러나 우정은 필요나 이익을 떠나 자진하여 좋아하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그러나 나는 더 많은 대화와 이야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