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소설의 한 구절을 그대로 인용해 보려고 한다. ˝장애아의 현실을, 전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바라보는 게 아니고 감상적인 눈물로 흐릿해진 눈으로 바라보는 건, 불쌍하고도 아름다운 바보, 하는 식으로 바라보는 것과 같아서, 결국은 강제 노동 캠프라든가 가스실 연기로 귀결된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다맨 2014-07-25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 문장은 오에 겐자부로의 "인생의 친척"이란 소설에서 나오는 대목이다.
이 책이 영화화된다고 하니, 참 헛헛하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6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군요. 오에의 비판이 고스란히 두근두근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네요. 왜 김애란은 저 문장을 인용했을까요 ? 하여튼 영화화 보고 의아했습니다. 소설은 좀 들떨어진 부모인데
캐스팅된 부모는 뭔가 으리으리하더군요...ㅎㅎ

수다맨 2014-07-26 11:26   좋아요 0 | URL
아, 김애란은 "두근두근 내 인생"애서 저 문장을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제가 100자 평을 쓰려고 일부러 오에의 책을 뒤져서 찾아낸 겁니다 ㅎㅎㅎ
저는 저런 게 영화화된다고 하니까 한숨도 나오고 닭살도 돋더군요. 차라리 "삼부녀" 같은 게 영화로 만들어지면 훨씬 더 재미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6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후후. 저는 두근두근 읽자마자 판권 팔리겠구나 했습니다. 요거 아주 좋은 소재거든요. 그런데 강동원이 아버지로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전, 음... 이름을 까먹었으나 뭐 오달수 같은 조연들이 아버지를 맡을 줄 알았는데 강동원이 아버지라니... ㅎㅎㅎㅎㅎ. 하긴 오달수가 연기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죠. 아마 소설 속 아버지 나이가 서른 중반인가 그렇죠 ?

수다맨 2014-07-27 12:50   좋아요 0 | URL
네, 아마 삼십대 중반일 겁니다. 그래도 강동원/송혜교가 연기를 한다고 하니, 안 그래도 우스웠던 영화가 더 우습게 느껴집니다. 이건 뭐 진부한 휴먼 드라마가 될 공산이 높아진 것 같네요.
아 그리고 얼마전에 장정일이 이청준 비판한 글은 "장정일의 독서일기 5"에 실려 있습니다. 페이지는 60이구요. 저는 요즘 나오는 독서일기보다는 과거에 나왔던 독서일기가 더 좋더군요.
 
아가 雅歌 -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이문열은 봉건주의자다. 그의 몸은 이곳(근대)에 머물고 있지만 그의 시선은 과거(봉건)로 향하고 있다. 그가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과거는 신분 질서가 온존하는 곳이되 약자를 포용할 수 있는 공동체 정신이 관류하는 공간이다. 이 책은 이문열이 가진 과거에의 동경과 반동적인 면모를 함께 보여준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다맨 2014-07-18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문열을 진보나 보수라는 잣대로 가름하고 평가하는 일이 무의미하다고 본다. 그에게 좀 더 어울리는 칭호는 좋게 말해 봉건주의자이며, 나쁘게 말하면 반동분자이다. 그런데 그는 소설이란 허구적 도구를 이용해, 자신이 왜 봉건 질서에 대한 그리움과 애착을 갖고 있는지 때로는 조리 있게, 때로는 감동 깊게 서술한다. 이거는 대단한 작가적 능력이라 할 만하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책은 참 좋다. 근래에 읽은 소설 중 깊이와 재미를 담보한 것 치고 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18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오오... 용감한 수다맨 님 ! ㅎㅎㅎㅎㅎ. 이문열 대놓고 칭찬하는 거 쉬운 일은 아닌데 말입니다. << 아가 >> 논란이 많았던 작품 아닙니까 ? 전 안 읽어봐서 잘 모르겠군요. 다맨 님이 그리 말씀하시니 땡기기는 한데 굳이 돈을 주고 사서 읽은 생각은 없고.. ㅎㅎㅎㅎㅎ

수다맨 2014-07-18 21:14   좋아요 1 | URL
이제야 뭐 이문열도 흘러간 이름이 다 되었으니, 제가 칭찬을 하건 비판을 하건 사람들이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을 듯합니다 ㅎㅎㅎ 저는 사실 진보연하는 작가들보다는, 차라리 이문열이 더 낫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갖고 있습니다.
"아가"는, 지능 지수가 낮아 바보나 다름었던 한 여자(당편이)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해방 이전, 아직 시골에 부락공동체가 잔존해 있었을 때는 당편이도 (비록 바보였지만)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과 존중을 받았죠. 그런데 부락공동체가 와해되면서부터 당편이란 여성은 점차 사람들에게 버려지고, 잊혀지는 방외인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상이 이 소설의 기본 줄거리인데, 여기서 저자는 과거 공동체 사회에 대한 동경과 갈망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18 22:22   좋아요 0 | URL
만식이 생각나네요. 나의 어머니가 늘 자주 언급하는 같은 동네 바보'였는데 마을 잔치가 벌어지면 동네처녀들이 항상 웃으면서 말했다고 합니다. " 만식이는 평소에도 괴깃국 먹어서 이런 거 잘 안 먹지? " 라고 하면 예쁜 동네 처녀가 질문을 던져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서 정말 안 먹었다는.... 혼자 뒷마당 가서 배 고파서 울었다는.... 그러면 동네 사람들이 낄낄 웃으면서 배가 터지도록 근 그릇에 괴기 담뿍 담아 주었다고 합니다.더불어 불편한 엄마 몫까지 싸줬다고 하네요... 요거 어디서 제가 쓴 글이 있는데 네이버에서 긁어와야겠군요. 요즘 동네바보가 없어졌잖아요. 비극이죠. 동네바보는 그 동네의 환경지표입니다. 좋은 동네인가 아닌가는 동네바보가 길거리에 많이 있나 없나를 보면 알 수 있는.... 마치 쉬리가 환경지표생물이듯이.... 쉬리를 보면 그 냇물은 그냥 마셔도 되는... 뭐, 그런.......

수다맨 2014-07-19 03:56   좋아요 0 | URL
좋은 동네인지 알려면 길거리에 바보가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면 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는 동네마다 적지 않게 바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보들을 더러 무시하고 괄시하는 태도가 전에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 받아들이려는 성향은 지금보다도 그때가 더 강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지금은 뭐랄까, 단순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예전보다 사람들이 좀 더 몰인정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국의 위안부 - 식민지지배와 기억의 투쟁
박유하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예외적 사안들에 역점을 두다보니 정작 사태의 본질을 도외시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범박하게 말해 위안부 문제를 야기한 가장 큰 주범은 일본 제국주의 세력이라 말할수 있다. 그런데 지엽적 사실(군인과 위안부가 우정을 나눈 일)들에 많은 비중을 할애하니, 어느 순간 문제의 핵심이 휘발되고 만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다맨 2014-07-15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 책이 비난의 온상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비판의 도마에는 오를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저자가 위안부에 대한 그토록 많은 사료적 증거들을 확보했으면서도 정작 당사자들과의 충분한 소통은 시도하지 않은 것 같다. 안타깝다.
 
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19
신동호 지음 / 실천문학사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잘 모르는 이 분은 현재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에서 일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옥살이를 했다 한다. 그 때문인지 다소 보기에 뜨악해진 주제나, 단어(예컨대 혁명)가 시집 곳곳에서 나온다. 그럼에도 시인이 쓴 시어에 허세는 없어 보인다. 자기가 쓴 시에, 적어도 피 한 방울은 걸 줄 아는 시인같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14-07-13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수다맨 2014-07-14 13:43   좋아요 0 | URL
지금 보기에는 다소 낡은 감이 있어 보이는 시집입니다. 저자가 운동권에 한때 몸담은 전력이 있고, 지금은 남북의 교류 사업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후일담과 북한을 다룬 얘기들이 많습니다. 진부하게 읽히는 지점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저자의 직접 체험이 드러난 시편들이 울림 있게 읽혀지네요. 저는 생각보다 좋게 읽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15 07:14   좋아요 0 | URL
사진 바뀌었군요. 비장해서 좋습니다. 이야, 진짜 비장한데요..ㅎㅎㅎㅎㅎㅎ

수다맨 2014-07-15 12:01   좋아요 0 | URL
비장한 것도 있기는 한데 사실은 아기 표정이 재미나서 올려보았습니다 ㅎㅎ
 
몬순 - 2014년 제3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편혜영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잘 아는 친구가 나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 집에 돌아와 수상작을 읽고는 뒤에 실린 나머지 단편들도 죽 읽었다. 다음 날, 나는 이 책을 들고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 새삥(!)이라 약 삼천 원을 받고 팔았다. 받은 돈 들고, 있는 돈 보태어 편의점에 가서 소주와 오징어를 샀다. 그제야, 좀 행복해졌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다맨 2014-07-11 0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팔고 나서 들었던 생각이, 그 옛날 이문열이-지금 이 양반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는 않지만- 얼마나 빼어난 작품('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으로 저 상을 탔는지 생각났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11 04:51   좋아요 0 | URL
발로 뛰지 않고, 땀 흘리지 않고, 손재주 가지고 쓰고, 머릿속 상상만으로 채우고...세상은 늘 우울하고, 늦은 밤 개 짖는 소리는 타자화된 세계 속 공포라고 우기고, 평론가에게 떡밥이 될 근사한 알레고리 뿌리고, 너무 쉽게 쓰면 독자가 무시할까봐 적당히 난해하게 쓰고, 돌려먹는 이상문학상 서로 나누고, 그들끼리 모여서 뒤풀이하고, 신나고, 술값 계산하고 나면 남는 상금 없고..... 그래도 좋고...... 어차피 돈 벌려고 하는 거 아니고..... 상 타서 프리미엄으로 문창과에 더 관심이 많고, 문창과 교수되고, 신나고.... 여전히 밤은 두렵고..... 미래 걱정 없으니 그래도 신나고...... 가끔 시국선언에 숟가락 하나 얹고..... 신나고..... 손창섭은 일본에서 죽고, 김신용은 별다른 대우도 못 받고... 뭐 그렇고... 이번에 이상문학상 타니 다음에는 황순원 문학상이 기다리고 있을 테고,아니면 현대문학상도 있고, 아니면 뭐 기타 등등 있고....

수다맨 2014-07-11 14:18   좋아요 0 | URL
아... 곰곰발님 댓글이 저 책에 있는 다수 소설보다 훨씬 문학적입니다. 저 상 수상집 안 본지도 꽤 되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인해 다시 읽어보니 실망만 컸습니다. 대체, 야성의 울림이나 존재의 통각이라 할 만한 게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근사한 알레고리 뿌리고, 적당히 난해하게 쓰고, 손재주만 있고, 정말로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이 바닥도 확실히 그들만의 리그이자 축제가 된 듯합니다...... 죽은 손창섭과 바다 건너 스티븐 킹 같은 이들이 몹시 그리워지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11 15:17   좋아요 0 | URL
마치 단편을 쓰는 게 소설에 대한 욕망이기보다는 소설 써서 문창과 교수 임용에 라이센스 취득을 위한, 전형적인 웩더독 아닌가 싶습니다. 꼭 이런 양반들이 이영도 같은 양반은 작가 취급도 안 합니다. 아마 편혜영 이 분도 문창과 교수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 ?! 쪽팔리게 어떻게 오락소설을 써 !!! 이런 마인드... 자기가 직접 발로 뛰지 않을 작정이면 차라리 대중소설로 빠져야죠. 전 이영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런 소설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재미는 주니깐 말이죠. 그저 쓸데없는 알레고리 남발하면 엿같죠. 짜증나서 안 읽습니다.

수다맨 2014-07-11 23:55   좋아요 0 | URL
편혜영이 명지대 문창과 교수지요. 교수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무조건 탓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만, 어쨌거나 소설이 전보다도 별로라는 느낌을 감출 수 없네요.
처절한 울림이 없다면 사유의 깊이가 있던가, 사유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서사적 재미라도 있던가, 그조차 없다면 소박한 진실 한 자락이라도 소설에 있어야한다고 봅니다. 김진명이나 이영도는 그래도 저 중에서 무엇 하나는 제대로 보여주기에 존중받을 만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극언하면, 저 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대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곰곰발님 말씀처럼 모두들 교수가 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소수 평론가들의 지지만 얻고 싶은 건지 참 씁쓸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13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창과 교수직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결국은 소설이 상업적으로 한국에서는 실패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예술 영화가 존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락 영화가 흥행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디워 같은 영화를 지지합니다. 형편없는 영화죠. 하지만 오락 영화가 바탕이 되어야 좋은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그게 바로 영화판이니깐 말이죠. 대만 같은 경우는 해외영화제에서 무수한 걸작 영화들이 만들어졌지만 대만 사람들은 아예 거의 안 봅니다. 만들어지는 영화도 거의 없죠. 소설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여튼... 이제 작가들도 계룡산 뜬구름에만 안주하지 말고 속세에 내려왔으면 합니다.확실히 이문열이나 황석영이 활동했던 그 시대는 치열함 같은 게 있었잖습니까....

수다맨 2014-07-14 13:54   좋아요 0 | URL
네. 크게 공감하고 동의하는 얘기입니다. 예술 영화가 존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락 영화가 흥행해야 한다는 말씀을 들으니 저도 모르게 무릎을 치게 되네요. 그리고 작가들이-그들의 곤고한 처지를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만- 한창 치열하게 활동하고 속세에 몸담을 시기에 학교라는 상아탑으로 들어가는 것은 저 역시 탐탁지 않게 생각합니다. 이것은 소설이 한국에서 상업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작가 정신의 희석稀釋을 알려주는 징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문열이 굉장히 좋은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몇몇 무책임한 발언과 최근에 나오는 작품들의 밀도에 대해선 할 말이 많지만, 적어도 과거의 이문열은 자신이 살았던 시대와 어떻게든 맞서고자 했던 작가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