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는 자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8
토마스 베른하르트 지음, 박인원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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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길이 남을 천재와 그 천재를 시기하는 범인凡人, 그리고 그 천재와 범인을 집요하게 응시하는 관찰자가 전면에 도드라져 있다. 내가 느끼기에 이 글은 인간의 광기와 열등감과 자괴심을 추적하는 작품이자, 그 추적의 임무를 담당하는 작가의 위치와 속내를 보여주는 소설이라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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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9-09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문 읽기에 익숙해진 독자라면 베른하르트의 박학하고 치렁한 문장을 읽기가 수월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보기에 베른하르트는 중문과 복문을 말맛 나게, 꼬임 없이, 제대로 구사할 줄 아는ㅡ문장과 문장을 억지로 잇고 늘여쓰는 구병모 같은 이와는 구별되는ㅡ 대단한 문장력을 가진 작가다. 이 책은 일독할 가치가 충분하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9-11 01:09   좋아요 0 | URL
구병모 같다고 하니 파과를 보신 게로군요 ?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대단한 문장가라니 땡기는군요.

수다맨 2014-09-11 11:10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에는 독자마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을 전개해나가는 방식이 명확한 줄거리를 드러내기보단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가깝거든요. 그럼에도 이거, 의외로 읽을만하더군요.
구병모 "파과"는 전에 읽었는데, 이거 영 안 읽히더라구요. 작가가 처음부터 끝까지 만연체 문장만 쓰던데, 비문이나 오문도 적지 않게 눈에 띄는 데다, 무엇보다 단문으로 쓰는 게 알맞은 부분(예컨대 액션신이 나오는 부분)까지 줄기차게 긴 문장을 쓰니, 문장의 길이만 늘일 줄 알지 감정과 상황을 그리고 조율하는 솜씨는 후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CREBBP 2015-12-04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우연히 들어왔다가 글들이 짧아 계속 읽으면서 스크롤 중입니다. 저랑 다른 견해도 많지만 비판적 시각을 어떻게 견지할 수 있는지 많이 배웁니다. 오랜만에 별점에 일치를 본 책이 있어서 반가와서 한마디 남깁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아마 못 보실듯..

수다맨 2015-12-05 10:57   좋아요 0 | URL
누추한 서재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는 게 아니라 그냥 성마르고 비딱한 사람입니다.
토마스 베른하르트는 확실히 거장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사실 이렇게 기다란 문장과, 지적인 현기증을 일으키는 서술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이 소설은 읽히는 가독성을, 인간 내면의 치밀한 탐사를 보여주기에 흥미가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