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사랑이다 1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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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니까 사랑이다』라는 책은 15살의 나이 차이를 뛰어 넘은 감동적인 사랑이야기였다. 솔직히 프랑스 대통령까지 순수한 사랑에 감동했다는 책 소개에 이끌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2권짜리 분량이지만 읽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 작품은 1968년 프랑스 5월 혁명이 일어난 해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프랑스 사회는 보수와 개혁의 세력이 극심한 혼란을 겪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소설에서 당시의 사회 배경을 끝까지 놓지 않는 것은 작가 시각에서는 다분히 사회, 법체계 그리고 제도가 여주인공 다니엘을 끝끝내 사법살인을 저지르고자 혈안이 되었다는 사실에 분개해서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소설은 제라르가 다니는 시골학교에 두 쌍둥이 아들을 둔 이혼녀인 다니엘이 부임해 오면서 시작된다. 17살이지만 180cm의 훤칠한 키에 잘 생긴 남자 주인공인 제라르. 그리고 부임한 첫 날 같은 교실에 있던 대부분의 학생들이 또래로 착각할 만큼 동안이었던 철학교사인 여주인공 다니엘. 성숙해 보이는 17살짜리 고등학생과 동안의 32살 여교사의 숙명적인 만남은 어쩌면 처음부터 통속적인 이야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기우였다.


  철학을 다루는 교사이기에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강한 여교사 다니엘은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방과 후 활동에서까지 학생들에게 인기를 독차지 한다. 그러다 5월 혁명이 터지면서 소설의 이야기는 점차 보수와 진보의 대립, 그리고 두 남여의 순수한 사랑과 사회 편견과 억압의 대립으로 치닫는다. 결국 5월 혁명은 실패하게 되지만 과연 이 둘의 순수한 사랑의 결말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불행하게도 앞서 말했듯이 순수하고 영원한 사랑을 갈망하는 제라르와 기성 사회의 통념으로 가득 찬 아버지의 갈등은 결국 이 둘을 갈라놓기 위한 아버지의 피나는 노력이 승리를 거둔다. 다니엘은 다니던 학교에서 해고당하고, 제라르는 국경마을인 샤모니에 있는 곳으로 쫓겨 가게 된 것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제라르가 아버지를 대하는 감정에 어느 정도 동화가 되었다. 나 역시 그 나이 또래에서는 부모님에 대해 반항적인 감정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제라르 나이 또래의 작은 아들을 두고 있는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솔직히 나 역시 제라르의 아버지와 똑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제라르의 아버지처럼 저렇게 지독하게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물론 바람으로 끝나겠지만 2권에서는 제발 둘 사이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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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혁명 - 소셜이 개인의 화두라면 클라우드는 기업의 화두이다
찰스 밥콕 지음, 최윤희 옮김, 서정식 감수 / 한빛비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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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이 천만 대를 넘어섰다. 소셜과 크라우드로 대변되는 새로운 환경이 생기게 된 중요한 계기가 벌써 마련되었다. 그동안 PC 단말기를 통해 정보를 검색, 활용, 저장하던 것이 지금은 단말기의 종류에 관계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아이폰이 연 스마트폰 세상, 아이패드가 열어젖힌 태블릿PC의 세계, 그리고 넷북의 세상. 바야흐로 단말기는 PC에서 노트북, 넷북을 거쳐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세상으로 진화 중이다. 이러한 진화 과정에서 개인은 단말기의 무한한 확장에 따른 소셜이 중심이었다면, 기업은 이미 클라우드라는 새로운 플랫폼 시장으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

  사실 요즘 '클라우드(cloud, 구름)라는 용어를 흔하게 접하지만 아직 정확한 의미를 알고 사용하는 사람이 드문 것 같다. 나 역시 이 책 『클라우드 혁명』을 읽기까지는 단순히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일종의 서버를 '클라우드'라고 여겼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정의하는 클라우드의 개념은 더 넓은 개념이다. 서버의 개념을 뛰어 넘어 각 개인이나 기업 또는 국가의 모든 작업 환경을 똑같은 능력을 가진 거대한 컴퓨터군을 가진 것을 말한다. 내 PC와 연동하는 인터넷 크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넷북으로 작업한 것을 크라우드에 저장하고, 다시 내 컴퓨터와 연동하는 그런 시스템. 말하자면 내 컴퓨터를 크라우드에 올려놓은 것과 똑같다. 대신 크라우드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은 데스크탑PC에서는 누리지 못할 엄청난 이점이 된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중요한 몇 차례의 큰 변화가 일어났다. 웹 버전으로 대변되는 각 시대의 특징은 우리가 많이 들어왔던 것들이다. 처음 등장한 웹 1.0의 시대에는 ISP와 사설BBS로 대변되던 게시판과 자료실을 웹의 환경으로 옮겨 왔고, 간단한 검색과 그 결과만을 보여주었다. 이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컴퓨터는 터미널 단말기에 불과하다. 그래서 등장한 웹 2.0의 시대는 그나마 사용자가 전자상거래와 같이 웹 브라우저 속에 소형 프로그램을 작동시켜 서버에 일정한 명령을 주고 그 결과를 전송받는 등 아주 기본적인 소통이 이루어졌다. 내 컴퓨터에 깔린 프로그램이 일정한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이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크라우드 컴퓨팅으로 대변되는 웹 3.0의 시대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크라우드에 올려져 있는 것을 내 마음대로 사용한다는 기적 같은 일이 가능하게 되어버렸다.

  결국 크라우드가 가져오는 미래는 인터넷뿐만이 아니라 개인이나 기업의 업무적인 면에까지 확대될 것은 뻔하지만 아직 기업에서는 크라우드 환경에 자사의 데이터를 올릴 엄두를 내지 않는다. 몇 가지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부분은 무엇보다도 보안문제다. 그런데 이 책에 따르면 보안문제는 극복 가능하단다. 대신 지금상태에서 정말 어려운 부분은 크라우드에 올려질 데이터의 표준화 부분이다. 자사의 데이터센터와 연동하는 크라우드가 되려면 상호 호환이 되는 형식의 데이터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책은 사실 크라우드 혁명의 미래를 각 기업의 데이터센터가 크라우드와 연동되고 보완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언한다. 대신 이를 위해 기업에서는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꼼꼼히 따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결론은 크라우드 환경을 직접 사용할 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요구를 해야 하는 지를 밝힌다.

  IT에 관심이 많아 책 제목만 보고 덜컥 집었다가 처음에 어려운 전문용어에 많이 기가 죽었었다. 하지만 점점 빠져들면서 크라우드 혁명의 미래가 손에 잡히는 듯 해 좋았다.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무조건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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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아플까 - 몸과 마음의 관계로 읽는 질병의 심리학
대리언 리더 & 데이비드 코필드 지음, 배성민 옮김, 윤태욱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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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대한 관심은 지난 어느 때보다도 높다. 그만큼 먹거리가 다양해진 덕이기도 하지만 과거에는 없던 선진국형 질병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과거에는 증상에 불과하든 것이 질병으로 인정받게 된 예는 많다. 고혈압이나 비만이 다른 질병의 원인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질병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질병으로 분류한다. 예전에 감기라는 한 가지 병명이 지금은 수도 없이 많이 분화가 되었다. 이 모든 것이 병에 대한 개념이 변했기 때문이지만 정작 변한 것은 치료를 하는 의학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통증과 질병을 동일 선상에 놓고 이야기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것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근데 정작 주목해야하는 것은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인데도 불치의 병이 되기도 하고, 쉽게 치료할 수 없는 병인데도 치유되는 기적을 낳는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이에 대한 해답은 전혀 뜻밖에서 나온다. 현대의학에서 인정하지 않는 부분, 예를 들면 암시와 같은거다.

『우리는 왜 아플까』라는 책은 현대의학이 놓치는 부분을 재조명하는 책이다. 조금은 생소하지만 정신분석학으로 병의 발병이나 진행을 심도있게 파헤친 책이다.

책은 무엇보다 스트레스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따진다. 아픈 증상에 대한 결과를 이야기할 때 스트레스만한 것은 없다. 만국공통어라고 해도 될 만큼 스트레서가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근데 정말 스트레스가 질병의 원인일까? 또 스트레스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유전이지만 질병에 대한 인과관계를 완벽하게 해설해주지는 못한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마음이다. 병에 노출되는 것도 기본적으로는 몸이 약해졌기 때문이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그래서 마음먹기에 따라 특정 병을 극복할 수 있는 면역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인다.

제법 두꺼운 책이고, 다루는 주제가 결코 쉬운 것이 아님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부분은 운동에 대한 부분이었다.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지만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에게는 건강을 위해 불필요한 거다. 오히려 죽음에 이르게하는 위험한 과정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경고한다.

질병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다. 주변에 아픈 사람이 있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가 놀라운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정말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책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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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 자연과 더불어 세계와 소통하다, 완역결정판
노자 지음, 김학주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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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 기술문명의 시대에 접어든지 오래되었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새로운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물질문명의 시대이다. 그러나 물질문명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정신문명의 심각한 폐해로 말미암아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양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그 해답을 동양 사상이나 철학에서 찾고자 하는 노력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지금은 오히려 동양에서보다 더 열심이다. 이런 것을 보면 세계 역사의 중심은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음이 사실같이 보인다.

  『노자』는 공자의 <논어>와 함께 동양사상을 대표하는 중심에 서 있는 책이다. 흔히 <도덕경>으로 더 많이 불리는 책. 저자인 '노자'가 실존인물인지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고, 이 책이 어떻게 쓰여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진행중이다. 물론 나와 같은 범인이라면 이러한 사실을 알리도 없었고 알 필요도 없이 '노자'는 실존한 인물이고, 그가 쓴 책이 아닐까 정도만으로도 무리가 없긴 하다. 하지만 이 정도의 상식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책의 거의 절반 가량을 <노자>라는 책에 대한 해설로 할애했다. 노자의 생애, 책이 나오게 된 데 대한 추측, 책에서 가르치는 것이 무엇이고, 중국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아마 나와 같은 초심자에게 경전을 읽기 전에 기본적인 소양을 쌓고 시작하라는 가르침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상, 하편으로 나눠진 도(道)경과 덕(德)경이다. 37장으로 구성된 상편인 도경과 44장으로 구성된 하편인 덕경, 모두 합해 81장으로 구성되었다. 각 장은 제목과 간단한 소개글로 시작한다. 내용에 들어가면 원문을 번역한 글과 원문 그리고 해설 순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원문에 쓰여진 한자어에 대한 설명을 미주의 형식으로 붙여 놓았다.

  노자를 간략히 요약하자면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사상이다. 아무것도 없다는 무(無)의 사상에서 도(道)의 본원적인 개념을 꺼집어 낸다. 무위(無爲, 일부러 하는 것이 없다), 무지(無知, 아는 것이 없다), 무욕(無欲, 욕심이 없다), 무아(無我, 내가 없다)의 개념으로 발전시킨다. 도(道)를 따라 덕(德)을 쌓는다.

  책의 전반부에서 너무 힘을 빼서인지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는데 후반부에 접어들기가 무섭게 진도가 나가버렸다. 어쩌면 후반부를 꼭꼭 씹어야 하는데도 말이다. 대신 끝까지 가고나니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어졌다. 전반부에 이해 못하고 넘어간 부분이 생각났고, 후반부를 정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도덕경>이 <노자>를 다르게 부르는 이름이라는 것도 몰랐다. 평소 인문학 서적에 관심을 가지기는 하지만 <노자>를 접해본 기억은 별로 없다. 아니 학창 시절부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읽은 기억이 안난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최근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급하게 그동안 모아두었던 서평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찾아낸 책이 바로 존 그래이가 쓴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였다. 이 책은 작년에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운영하는 7기 신간평가단으로 활동할 때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의 원제는 '지푸라기 개(Straw Dogs)로 <노자> 제5장 허용(虛用)편에 나오는 다음 글에서 따왔다고 한다.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으니 만물을 짚으로 만든 개처럼 내버려둔다)

  이 책의 말미에 존 그래이가 말했던 세 문장이 너무나도 잘 정리했다고 느꼈었다.

  '동물들은 삶의 목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데 자기모순적이게도, 인간이라는 동물은 삶의 목적 없이는 살 수가 없다. 그냥 바라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삶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일까?'

  처음 접해보는 『노자』이지만 동양 고전답다는 느낌이 짠하게 전해온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곳에서 출간된 <도덕경>도 한 번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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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워터 -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용병부대의 부상
제러미 스카힐 지음, 박미경 옮김 / 삼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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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파키스탄의 고급 주택가에서 미군 해군 특수부대에 의해 오사마 빈 라덴이 자기 자식이 보는 앞에서 사살되었다. 미국은 지난 2001년에 일어난 '9.11 테러'의 배후로 오사마 빈 라덴이 속해있는 테러단체 알 카에다를 지목했었고, 빈 라덴을 제거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화씨 9/11>에서 고발하는 영상을 보면 9.11 테러가 정말 빈 라덴과 관계가 있는 지 의심이 간다. 이번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가급적 생포하는 것이 미국의 관행인데 사살한 것이다. 특히 처음 발표에서는 빈 라덴이 무장한 상태에서 격렬하게 저항해서 어쩔 수 없이 사살했다고 했다가, 나중에 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살한 것으로 번복까지 하면서 말이다.

  미국은 자칭 세계의 경찰로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한다. 그리고 이번 사건처럼 미국은 그들의 적을 자신들이 처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CIA나 FBI,  미군 특수부대 등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나라의 정권이든 전복하기 위해 암살단을 보내기도 하고, 군대를 지원하기도 하고, 쿠데타를 부추기기도 한다. 경찰치고는 참으로 더러운 경찰이다.

  미국 하면 빼놓으면 안 되는 것이 또 있다.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로비를 합법적으로 인정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숫자의 로비스트가 합법적으로 로비 활동을 하는 나라다. 게다가 '회전문 인사'라는 희한한 공무원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다. '회전문 인사'란 업계의 이익과 관련 있는 사람을 정부 내각에 고용해서 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중앙부처 차관급 이상 정도가 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로비와 회전문 인사 이 두 가지만 봐도 미국 정부가 어떤 계층을 위해 일하는지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삼인출판사에서 이번에 발간된 신간 표지에 찍혀있는 책 제목 『블랙워터』는 미국에서 가장 거대한 민간군대를 말한다. 11만 1000에이커나 되는 거대한 훈련장은 물론 기본적인 무기나 탄약까지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갖춘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민간군대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이라고 우기면서 시작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은 세월이 가면 갈수록 점점 너 깊은 수렁에 빠지고 있다. 애초부터 테러와는 상관없고 다른 목적을 가진 전쟁이었기에 당연한 귀결이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파병되는 것은 군인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군인과 같이 무장하고 다니지만 미군이 아닌 사람들. 블랙워터, 다인콥, 에리니스, 아모그룹, 하트 시큐러티와 같은 민간회사가 고용한 용병들이다. 이들은 주로 두 가지의 일을 한다. 민간 경호 업무와 배달 업무다. 민간 경호업무는 크게 사람에 대한 경호와 시설에 대한 경비로 나눠지고, 배달 업무는 주로 미군부대나 미국인이 점령하고 있는 시설에 주방용품, 식료품, 생활용품 등을 납품해 주는 업무다. 이들 업무는 모두 무장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이들이 이동하는 구역 대부분이 언제 반군이 공격해올지 모르는 전쟁터나 다름없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잘 알려지지 않은 용병들로 대변되는 미국 내의 용병부대중 규모가 가장 큰 블랙워터의 사례를 통해 이들 산업이 자랄 수 있는 정치적인 배경, 블랙워터의 탄생 등의 과정을 나열한다. 아울러 용병산업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으면 이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내고 이들의 요구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파헤친다.

  책에 따르면 "군산복합체"의 부상을 "중대한 위협"으로 보고 이에 대한 경고를 이미 1961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퇴임 연설을 통해 예언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의 미국은 이미 거대한 군산복합체가 성장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은 전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나라가 이미 되어버렸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미국의 미래가 중대한 위험에 처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책을 읽다보니 언짢은 부분도 있었다. '칠레의 블랙워터 대원들'에 나오는 피자로라는 용병 중계상이다. 칠레는 1973년 육군 대장이던 피노체트 장군이 미국의 도움으로 아옌데 정권을 쿠테타로 몰아낸다. 그 뒤 무려 17년 동안 독제정권을 유지하면서 쿠테타 반대파는 물론 수 많은 민간인을 학살하고 탄압했다. 우리나라 박정희 전대통령과 다른 점이라면 1991년 선거에서 져서 권좌에서 물러났다는 점이다. 그런데 피자로가 피노체트 정권에 대해 변호하는 말이 어째 우리나라 보수주의자들의 이야기와 똑같다.

  책을 다 읽고나니 문득 9.11 테러가 알 카에다가 아닐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미국내 극단적인 우파 보수주의 진영에서 자작극을 벌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심한 비약일까? 하지만 9.11 테러로 인해 용병부대의 필요성이 행정부 내에 급속히 확산되었음은 책에서 밝히고 있다. 거짓말 같다고? 뭐, 직접 읽어보시고 판단하시라고 하는 수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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