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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박원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까? 사람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지향하는 가치는 비슷할 것 같다. 다만 어떤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둘 지에 대해서만은 많이 다르지 않을까?
‘박원순’이라는 이름에는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대한민국 최초로 시민단체에 출근한 변호사, 나눔 전도사, 소셜 디자이너. 직업도 다양하게 변했다. 검사에서 변호사로 그리고 시민운동에 뜻을 품게 되었고, 대한민국에 아름다운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시민운동가로 변신하고, 얼마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되어 행정가로까지 변신에 성공했다.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은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기술과학원장의 양보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를 결정하면서 쓴 어쩌면 자신이 바라는 사회는 이런 사회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서슴없이 밝힌 책이다. 이것은 또한 자신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이루고자 하는 가치일 수도 있다.
저자가 책에서 밝힌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가치는 모두 스물다섯 가지다. 책은 정의(정의의 시작), 상상(창조의 시작), 함께(풍요의 시작), 겸허(만족의 시작), 놓음(채움의 시작)이라는 다섯 개의 소제목을 가치사전으로 하여 각 각 다섯 개의 세부 가치를 풀어 넣은 형식이다. 각 가치사전 말미에는 ‘원순씨의 독서노트’를 통해 저자가 직접 읽은 책 속에서 인용하는 문구가 나오고 이어 ‘해당 가치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직업군’을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해당 가치에 딱 맞는 사람의 소개로 끝을 맺는다.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함은 아마도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 그 사회 속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결정하고 고난과 역경을 뛰어 넘어 사회에 무언가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가자는 것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가 뛰어 넘어야 할 것도 있고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같이 뛰어 넘어야 할 것도 있다.
자기계발서가 넘쳐나는 시대에 가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는 어쩌면 역설적으로 들릴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이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다 가진 1%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이 서로 도와가야 하는 것이기에 어쩌면 가치를 논하지 않고 성공을 이야기 하는 것은 너무나 이기적인 모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출퇴근 하면서 조금씩 읽기 시작한 책인데 쉽게 읽혀진 이유가 있었다. 스물다섯 가지에 이르는 세부 가치를 풀었기 때문에 꼭 책에서 나열한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었다. 각 가치를 따로 놓고 보면 완전히 다른 주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은 저자가 제시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직업군이다. 정말 이런 직업도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서울시장이니 불가능할 것 같이 보이지도 않는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기에는 좀 머슥한 면도 없지 않지만, 대신 내년 총선, 대선 때 어떤 가치를 가진 후보를 뽑아야할 지에 대해 해답을 주는 책이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희망을 찾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