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야단법석,,,,고3 아들의 정신 없었던 수시 일정이 거의 마무리되어 간다. 경부선 타고 서울 톨게이트 지나가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기본 50대 1이요,, 60대 1의 경쟁률을 보며 망연자실했던 가슴을 진정 시키고 도시락까지 싸 가면서 수시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 부족한 아들의 실력을 엄마의 지극 정성으로 채워볼 요량으로~ 신을 한번 감동시켜 운명의 지침까지 돌려 보겠다는 열혈엄마의 의지로 버텼다. 아니 그냥 견뎠다.

공부도 마찬가지겠지만 입시 당일 컨디션과 조별 배정 시간, 실기 순서 추첨까지 음대 입시내내 살얼음판 딛고 서 있는 기분이었다.
긴장때문에 첫 음을 놓치면, 피아노 앞에 줄지어 앉은 10명의 교수님들이 뿜어내는 포스 앞에 주눅이 들어 박자를 제대로 못 잡고 들어가면 혹은 덜덜 떨리는 다리가 주책없이 페달을 잘못 눌렀다면...첫음 시작과 동시에 딱 1분 30초만에 끝나는 입시가 주는 중압감을 누가 알까?
입실한 이후 아이와는 완전 단절이다. 아이가 나올 때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바라 본 캠퍼스...입시생 부모에게는 그곳이 유토피아다. 캠퍼스를 오가는 대학생들은 대체 어떻게 그 지옥같은 경쟁을 뚫고 그 자리에 서게 된 걸까? 애써 잡념을 밀어내며 그저 간절하게 애타는 마음으로 실수가 없기를 그리고 후회없이 잘 표현하고 내려오길 기도했다.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린다.
오랫만에 몇 권의 책을 구입했다. 집 뒷편 단풍나무 가로수길을 걷다보면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아담한 카페가 있다. 깊어가는 가을 그 카페에 앉아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보겠다.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한 첫번째 관문 앞에 선 아이에게 온 기운을 몰아주고 싶다. 책을 읽기 위해 찾은 카페에서 나는 오직 아이의 생각만 하다 오겠지....리베카 솔닛에게는 미안하지만 당분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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