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이기호 지음 / 마음산책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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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혼자 키득 키득거리면서 읽다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찡해진다.
이기호의 가족 소설 ‘세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를 읽었다.

까칠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마음 따뜻한 남편과 단단한 차돌처럼 야물딱진 아내 그리고 순진무구~천진난만한 아들들, 어느 날 엄마 뱃 속에 코코몽으로 찾아온 막내딸,,, 이렇게 다섯 가족의 일상 이야기다.
이런 가족 구성원들이 있다면 날마다 생길 수 있는 평범한 에피소드들인데 재미있다. 그리고 그 가족을 둘러 싼 부모님과 이웃 이야기가 주는 뭉쿨함도 있다.

공감하며 읽었고, 그리웠다.
나 역시 스물 다섯 살때부터 새로운 가족 구성원들을 만나서 줄곧 함께 살고 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일도 아니였는데,,, 찌질하고 사소한 일에 참 목숨 걸었다.
예를 들어, 바뀌지 않는 식성이나 tv 시청 취향, 타고난 본성....등등!
하나도 안 바뀌는 일에 힘 빼며 살았다. 때로는 아이를 함께 키우면서 운명공동체로서 동질감을 느꼈다. ‘가족‘이 전부는 아닌데,,,또 전부인거 같기도 하고~퍽 아이러니하다.
우리 강아지 맑음이를 포함해서 이렇게 넷이 함께 보낼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아침에 헤어지고 밤이면 다시 모인다.
그리고 서로 맑음이 밥 주라고 싸우고, 목욕탕 쓰는 순서 정하는 일로목소리를 높인다.
내년 이 맘때 쯤이면....
아들의 간식을 호시탐탐 노리는 중년의 남편도~
제왕적 권위를 누리며 막강 파워를 자랑하던 아들도~
잔소리 대마왕,,,지 멋대로 살아야 하는 나도~
다 그리워지겠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그렇다.
공기처럼 늘 충분히 있을 때는 고마움을 모른다. 부족해야지,,아쉽고 절실하다. 늦은 밤이라도 함께 모일 수 있는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생각되니 울컥 서글퍼진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있던 중....
학원에 다니는 친구의 아빠가 긴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직은 어린~우리 아이들이 아빠의 상실이 주는 아픔을 어떻게 이겨낼까? 아마도 남겨진 가족들과 아빠를 기억하면서 상처를 달랠 수 있으리라,,,
작가 이기호는 세월호 이후로 가족 이야기 연재를 중단했다.. 가족을 잃은 자들의 슬픔을 생각하면 자기 가족 이야기를 더 이상할 수 없다고 했다. 작가의 말처럼 가족과 함께 하는 건 기쁜 일은 더 기뻐지고, 슬픈 일은 더 슬퍼지는 것이다.
뭐야~ 이 작가는 에필로그까지 사람을 울컥하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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