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중독 현상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책이 눈앞에 없으면 안절부절 못한다. 길을 걸을 때도 책이 손에 들려 있지 않으면 불안을 느낀다.

둘째, 책이 없으면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따분해서 견디지 못한다.

셋째, 책이 없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읽을 책을 찾아낸다.

넷째, 책 중독자는 물불 안 가리고 책을 사들이는 책 수집광이 되기도 한다.

다섯째, 인생의 다른 중요한 일을 제치고 책 읽기에만 몰두한다.

- 정수복의 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 중 13쪽에서 -

 

 

 

 

 

너무 많은 공장들
너무 많은 음식
너무 많은 맥주
너무 많은 담배

너무 많은 철학
너무 많은 주장
하지만 너무나 부족한 공간
너무나 부족한 나무

너무 많은 경찰
너무 많은 컴퓨터
너무 많은 가전제품
너무 많은 돼지고기

회색 슬레이트 지붕들 아래
너무 많은 커피
너무 많은 담배연기
너무 많은 종교
너무 많은 욕심
너무 많은 양복
너무 많은 서류
너무 많은 잡지

지하철에 탄 너무 많은
피곤한 얼굴들
하지만 너무나 부족한 사과나무
너무나 부족한 잣나무

너무 많은 살인
너무 많은 학생 폭력
너무 많은 돈
너무 많은 가난

너무 많은 금속물질
너무 많은 비만
너무 많은 헛소리
하지만 너무나 부족한 침묵 

- 알렌 긴스버그의 너무 많은 것들 -

 

 

 

 

 

 

빛도 사라지고 소리도 사라져야만 진정한 밤이다.

밤은 둠과 오직 자연의 소리만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빛과 소리가 쉬지 않고 생산되는 이 도시에서 온전한 밤의 평화가 존재하는 걸까 ?

인간이 만들어낸 소리가 낮을 지배한다면, 밤은 온전히 그 자리를 자연에게 내주어야 한다.그러나 인간은 어느 순간부터 밤의 시간마저 차지해 버리는 욕심을 부린다.

흐르는 강물과 밤 하늘의 별과 달 그리고 밤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움직임, 메마른 흙 사이에서도 생명을 이어가는 이름 모를 풀들,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바위와 돌, 점점 삶의 자리를 잃어가는 산짐승과 풀벌레들... 그들이 소리를 낼 수 있는 시간을 돌려주어야 한다.

자연은 우리에게 시간을 빼앗겼다고 한 번도 불평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밤을 빼앗겼다고 한 번도 원망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그 시간을 돌려받기를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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