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소소로운 일상에서 오는 행복이 참 감사할 때가 있다.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토요일 저녁이나 일요일 오후가 그렇다.

아직은 중학생이지만... 늘 우리 집에서 가장 바쁜 아들과 남편 그리고 우리 막내 맑음이랑 오랫만에 만인산으로 산책을 갔다.

대전에서 금산 가는 길에 위치한 만인산자연휴양림은 우리 가족이 자주 찾는 곳 중 하나인데...만인산 보다 더 유명한 호떡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파는 호떡과 별 차이는 없지만... 아마 좋은 공기와 산바람 그리고 햇살이 있기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지는게 아닐까 ?

또 그곳에 온 사람들은 주로 가족이나 친구, 연인들이다. 같이 있으면 좋은 사람들과 그럴듯한 음식이 아닌 오히려 소박한 군것질거리에서 더 큰 행복을 느낀다. 호떡을 사기 위해  늘어선 줄이 족히 50M가 넘어 보이지만~ 짜증을 내는 사람들보다는 즐거운 표정으로 기다리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통나무 모닥불 주위에 삼삼오오 모여 호떡을 먹는 사람들 틈에 끼여 우리 가족도 호호 불어가며 맛나게 먹었다. 가기 전까지는 투덜거리던 민규도 먹으면서 맘이 풀렸는지~ 맑음이를 데리고 신나게 산책을 했다. 

이름은 맑음이인데... 삶은 흐림이가 되어 버린 우리 집 강아지...

추위를 핑계삼아 한참을  미뤘던 산책을 시켰더니... 달달 떨면서도 꼬리는 살랑살랑 아주 신이 났다. 흙길을 밟으며 걷다보니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늘 미리 당겨서 걱정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잠시 접어두고 보니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아직은 엄마, 아빠랑 주말을 함께 보내주는 고마운(?) 아들도 있고, 24시간 늘 가족들을 반겨주는 맑음이도 있다.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행.불행은 결정된다. 지금 내 행복의 기준은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겨울인데... 바람이 매섭지 않고 시원하게 분다. 산책로 한 바퀴를 돌아 오는 동안... 시시콜콜한 농담을 하고, 오랫만에 강아지랑 같이 뛰어보기 했다.

5000원의 행복이다. 호떡 2000원과 오뎅 2500원 그리고 캔커피

저녁에는 아버님 생신 모임에 가서... 한정식 한 상을 흡입했다. 한정식을 좋아하시는 시부모님 덕분에 늘 가족 모임은 한정식 집이다. 일인분에 몇 만원씩 하는 한정식을 평소에 먹을 기회가 없으니 이런 기회에 최선을 다해 먹어야 한다. 이번 주말은 이래저래 먹을 복 터졌다.마무리를 떡케익으로 하고 밖으로 나오니 부슬부슬 비가 왔다.

눈이 아니라서... 반가웠다. 내리는 비 너머 숨어있는 봄이 빨리 와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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