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 더위가 한참일 때...연두빛깔 고운 사과가 쏙 얼굴을 내민다.
가을이 온다고...이제 곧 온다며... 수줍은 가을의 전령사가 되어 온다.
여름의 뜨거움을 가을의 소슬바람이 식혀갈 무렵...
빠알간 빛깔 고운 사과가
가을이 왔다고... 지금이 가을이라며... 우리집 식탁 위에 환하게 웃으며 담겨져 있다^^
사과를 깎을 때... 처음에 칼로 사과를 톡쳐서~ 먼저 기절 시켰다. 아프지 말라고~ 사각사각 껍질 벗기는 소리도 경쾌하고... 빨간 껍질 속에 숨겨놓은 노르스름한 속살도 달콤한 향을 뿜어낸다. 사과는 포크로 찍어 먹는 것보다는 손으로 집어 아삭아삭 씹어야 제 맛이다. 입 압 가득 넣고 먹으면~가을 바람도 햇살도 다 내 것이 된다.
이렇게 한 여름 폭염과 몇번의 태풍을 뚫고... 무사히 우리 집으로 온 사과야~ 니가 있어서~가을이 더 가을 답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 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왜 그 수많은 나무 중에 사과나무였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