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그 지역의 유명한 음식을 찾아 맛보는 것이다. 만화 식객의 주인공 성찬처럼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나름대로 내 입맛에 따라 음식을 평가해 보는 것도 즐겁다.
우리 가족이 뽑은 부산.대구 최고의 맛집은....

1위 부산 인디고서원 뒤편에 있는 한옥집 김치찌개와 김치찜
우선 식당이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손님들의 유동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테이블 정리가 잘되어 있어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공기밥과 라면사리 무한 리필이라는 말에 맘까지 훈훈해 진다. 김치찜과 김치찌개를 주문했는데~함께 나온 반찬도 정갈하다.
특히 바로 구워 바삭바삭한 김과 달달하게 무쳐낸 무우말랭이 무침 그리고 시원한 동치미가 집에서 먹는 반찬처럼 맛있다. 몇가지 나물 무침 역시 기본은 했다. 주메뉴인 김치찜은 묵은 김치 한포기와 수육용 돼지고기를 푹 끓여내어..약간 자박자박한 국물과 함께 나오는데 조미료 맛 없이 김치 자체 만으로도 너무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낸다.
김치찌개 역시 사리를 넣고 끓이면 끓일수록 맵지만 얼큰한 맛을 낸다. 기본으로 나오는 음식 만으로도 푸짐해서 따로 리필해 먹을 필요가 없다. 김치찌개의 맛을 좌우하는 김치... 묵은 김치의 깊은 맛에 별 다섯개★★★★★
2위 이기대 해상공원 입구에 위치한 할매 팥빙수.팥죽
우선은 2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이 맘에 쏙 든다. 부산은 유난히 팥죽, 팥부꾸미 등 팥으로 만든 음식이 많다. 평소에는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워낙 유명한 곳이라 하니 한번 들려 보기로 했다. 할머니 몇분이 가게를 운영하시는 듯 싶었는데...메뉴는 딱 두가지다. 겨울이 관계로 팥죽 세 그릇을 주문하니 커다란 통 속에서 뜨끈한 팥죽을 바로 퍼 담고 그 위에 숭덩숭덩 찰떡을 썰어 올리신다.
본죽의 팥죽 맛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맛...획일화된 프랜차이즈에서는 절대 만들어 낼 수도 흉내낼 수도 없다.
달콤한 맛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맛나게 먹고 두 그릇 포장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별 네개★★★★
별 다섯개를 줄 수 없는 이유는 아무리 맛있어도 죽은 죽일 뿐 밥이 될 수 없어서~한 마디로 밥에 죽이 밀렸다.
3위는 부산 국제시장 안에 위치한 할매유부전골
우선은 국제시장의 규모와 다양한 먹거리..볼거리에 눈이 휘둥그레 졌다. 재래시장 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사람이 많던지~사람에 함께 휩쓸려 다녔다. 할매유부전골은 그 많은 먹을거리 중에서도 단연 인기 최고의 먹거리다. 가게 앞에서 오뎅과 유부주머니를 함께 끓이는데...정말 쉴새없이 손님이 온다. 유부 안에 당면과 야채를 넣고 미나리도 묶은 유부 주머니와 쫄깃한 오뎅을 그릇에 푸짐하게 담아 준다. 작은 테이블에는 대파를 듬성듬성 썰어 넣은 간장이 준비되어 있는데 입맛에 맞게 간을 하면 된다. 분명 단맛인데...시원하다. 그리고 다 먹으니 든든하다. 시장 안은 물건을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보다 생기 넘쳐 좋다. 별 세개 ♥♥♥ 맛있었지만 너무 사람이 많고 가게가 좁아 정신이 없었다. 물론 시장음식은 이런 맛에 먹는거지만~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