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기는 몸 - 몸을 알아야 몸을 살린다
이동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평점 :
누구나 그렇겠지만은 나 역시 해가 바뀔수록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어릴 때도 그리 건강 체질은 아니었던 것이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데다가, 재작년 오른 다리 골절, 작년 핀 제거 수술을 거치며 회복력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무서운 전염병이 돌고 있어서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는지가 전 세계적인 화두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매일 아침 대략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고 일어나고, 양배추즙을 챙겨 먹고, 퇴근길에 집 근처를 걷거나 영상을 보며 홈트레이닝을 하기도 하면서 건강을 위해 조금씩이나마 노력하고 있지만, 이거로는 부족하다고 느낀다. 먹는 거, 바르는 거, 쓰는 거, 평소의 자세나 생활습관 등 많은 부분에서 정보와 조언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이를 해결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정보의 홍수 속에 어떤 것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고, 정돈되지 않고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정보들을 낚아채는 것이 녹록지 않다.
그래서 책 <이기는 몸>을 발견했을 때 '이거다!'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몸 전반에 대해 살펴보며 좋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책인 만큼 바탕이 되는 기본 서적으로 알맞기 때문이었다.
<이기는 몸>은 생활 속에서 건강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주의해야 하는 것들, 아차 하는 순간 걸릴 수 있는 병에 관한 것들을 모아 하나로 묶은 책이다. 우리 몸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하나씩, 그리고 전체적으로 살펴보며 몸이 우리에게 보내주는 신호를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그리고 신호가 오기 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담고 있다.
챕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지며, 첫 번째 챕터에서는 저자가 프롤로그에서부터 중요성을 강조한 면역력, 즉 면역 시스템을 시작으로 미세 염증과 호르몬에 대해 꼼꼼하게 살펴본다.
사실 첫 시작부터 너무 당연한 것이 나와 힘이 빠진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면역력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다들 지겨울 만큼 많이 들었을 것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병에 걸린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으로, '면역력=건강'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다.
그런 만큼 사소하게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절대 간과해선 안 되는 것이 바로 면역력이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구체적인 일화로 언급한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사망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질병인 코로나19에 걸린 사람 중에는 피곤할 때 느끼는 정도의 미열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증상도 없는 무증상 확진자가 있다. 어쩌면 이 사람은 확진자와의 접촉자 신분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자연치유했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면역력 차이에 따른 결과이다.(물론 다른 차이도 더 있을 수 있다)
나 역시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때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가 유행하면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던 시기로, 그때 반에서 신종인플루엔자에 걸린 두 사람 중 하나가 나였다. 당시 나는 열이 많이 올라서 병원에 찾아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신종인플루엔자가 절대 아니라면서 링거를 맞춰줬고(동행했던 엄마가 계속 맞는 것 같다고 했지만 선생님이 우겼다), 다음 날 열이 내려서 멀쩡히 학교에 갔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부터 다시 열이 올라 이건 확실하다는 생각으로 다음날 아침부터 다른 병원에 찾아갔고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날 이미 선생님을 비롯 여러 친구들과 접촉했고, 가족들과 한 집에서 부대꼈으며, 특히 아팠기 때문에 엄마의 손길을 많이 받았다는 것.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 반에서 확진자는 단 둘 뿐이었으며, 내 전에 걸린 사람이 반에서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였고, 그 후 증상을 보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훗날 얘기하기로는 엄마 아빠 오빠 모두 열이 좀 오르고 머리가 아팠지만 '이정도야 뭐, 별거 아니겠지'라며 그냥 평소랑 똑같이 생활했더니 그냥 그대로 넘어갔다고 한다. 몇 날 며칠을 고열에 허덕였던 나와는 완전히 달랐다. 참고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2년 전에 아폴로 눈병이 유행했는데, 이때도 반과 집 모두에서 나 혼자만 걸렸었다(심지어 그 당시 가족 모두 간단한 세안과 손 씻기 후에는 같은 수건을 사용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만큼 면역력의 차이가, 그 중요성이 큰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간과하기 쉬운 면역력에 대해, 놓치기 쉬운 미세 염증에 대해, 낯설게 느껴지는 호르몬에 대해 하나씩 알려준다. 이들의 역할과 이들이 보내는 이상신호, 그리고 이들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해 준다. 바이러스를 이기는 몸이 되기 위한 좋은 참고서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챕터에서는 폐, 간, 심장, 뇌 등 좀 더 세분화된 신체 기관별로 살펴보며 앞 장과 마찬가지로 각 기관의 기능과 역할, 이들에게 이상이 생기는 이유와 그 후 일어나는 일, 예방하는 방법 등에 대해 설명해 준다.
이 챕터는 워낙 여러 가지를 다루고 있어 정독한다고 해서 다 머릿속에 담을 수 없기 때문에 각각 관심이 있는 부분을 집중해서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개인적으로 식도와 대장과 소장, 뼈와 근육 부분을 집중해서 봤는데, 줄을 그어가며 필요한 부분들을 많이 확인했다.
세 번째 챕터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들, 섭생과 영양제, 잠과 운동, 스트레스에 대해 다룬다.
여기서 다루는 것들은 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절대 떼놓을 수 없는 요소들로 삶의 질과 직결되어 있는 것들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먹고 자는 것이 좋은지, 적당한 운동이란 어떤 것인지, 스트레스가 신체에 끼치는 영향이 어떤 것인지 등 우리가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특히 섭생, 잠, 스트레스의 경우 쉽게 그 연관성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된다.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아 '습관 만들기'를 주제로 한 메모가 빼곡해졌을 정도다.
건강서인만큼 에피네프린, 코르티솔처럼 낯설고 잘 이해되지도 외워지지도 않는 용어들도 나오지만, 전반전으로 이해하기 쉽고 직접 적용해볼 수 있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적이 얼마 되지 않아 별다른 정보가 없는 사람들도 차근차근 자신의 몸에 대해 알아갈 수 있을 정도다. 또 어느 한 가지 주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몸 전반을 살펴보기 때문에 건강을 위한 처음 접할 때는 물론 옆에 두고 틈나는 대로 살펴보기에 좋다.
어느 한 가지 주제, 예를 들어 간, 뇌, 심장 같은 특정 기관이나 특정한 질병에 대해 알고 싶다면 추가로 다른 책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바탕이 되는 책으로 이 책 <이기는 몸>을 읽는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거다. 건강을 위한 기본 서적 역할을 톡톡히 하며 오랫동안 우리의 옆을 지킬 고마운 건강 가이드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