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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좀 많습니다 -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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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재미있다. "책이 좀 많습니다"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문장이건만 보는 순간 웃음이 난다. "나 책 많아"라는 뿌듯함 가득한 자랑 같기도 하고, "내가 이런 사람이야"라는 귀여운 허세 같기도 하고, "너무 많아서 감당이 안 돼. 도와줘"라는 SOS신호 같기도 하고, "어... 들어오기 전에 미리 알아두세요"라는 당황 섞인 통보(?)같기도 하고. 해석하기에 따라 다른 의미들이 기대감을 자아낸다.

 

표지에서부터 내 호감을 얻은 이 책은 그 내용도 만족스러웠다. 아니 만족스러울 뿐만 아니라 굉장히 즐거웠다. 직업도 나이도 성별도 모두 다른 스물 세 명의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서재 이야기는 저마다 다른 개성을 담고 있었다. 아파트 전체, 컨테이너 도서관, 한옥 책 거실 등 어디 하나 같은 곳 없는 서재에 각각의 사연을 담은 책들, 그리고 그와 관련해서 저자가 추천해주는 '함께 읽고 싶은 책 이야기' 목록까지. 하나 하나가 제 색으로 빛나고 있어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제목에서 느낀 것 이상으로 재미있고 다채로웠다.

 

물론 그 중에서도 더 끌리는 사람, 서재,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스물 세 개의 이야기 중 열개가 넘으니 따로 언급은 안 하겠지만, 그들에게는 부러움과 존경심을 느꼈다. 나도 이 사람들처럼 나만의 이야기로 꽉 찬 서재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식으로 가득 찬 그들의 서재와 이야기를 보며 하나의 관심분야에만 치우치지 않고 넓게 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심하다. 이렇게 까지?'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런 이들에게서도 존경심을 느낄 수 있었다. 책에 얽힌 그들의 이야기, 그들의 진심이 나도 책을 읽고 싶다고,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으며 읽고 싶은 책 목록을 뽑는 추진력을 보이게 만들었다. 서재만 봤으면 압도당해 질려버리고 말았을 테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으니 그런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런 의미로 이 책은 굉장히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스물 세 명의 사람과 스물 세 개의 서재 각각의 개성을 진실 되게 담아냈으며 그 여파로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서재와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게 하다니. 이 책 하나만으로 우리나라 독서량을 높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책 안 읽는 사람들에게 먼저 이 책을 읽힐 방법을 찾아야 겠지만...)

 

게다가 이 책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헤아려준다. 책 좋아하는 사람 치고 다른 사람의 서재가 궁금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런 호기심까지 해결해주는 것이 이 책이다. 아니 해결해주다 못해 더 불타오르게 만들어준다. '나도 저 책 읽어봐야지!'하는 마음에 가득 차서 금방 도서관으로, 서점으로, 헌책방으로 달려가게 한다.

 

그러니 헌책방 주인인 저자에게는 할 일이 굉장히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불타오르는 독자들을 위해 양질의 책을 준비하는 것, (개인적인 욕심이지만)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 그리고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이런 즐거운 글을 쓰는 것까지. 귀한 책을 쓴 만큼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바라는게 더 많아질 독자들을 예상하며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는 바이다. 물론 나도 그런 독자들 중 하나이지만 말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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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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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1년이 다 되어간다. 누군가에게는 '벌써'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제야'일 시간이다. 세월호 참사가 사람들에게 주는 무게가 각각 다른 만큼 그 시간도 속도를 달리했고, 각자의 시간에 맞춰 하나 둘씩 망각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참혹한 비극이건만 시간은 자꾸 그 거대한 입을 벌리고 깜깜한 목구멍 속으로 사람들을 집어삼켜버린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다. 끊임없이 시간과 싸우며 이미 망각상태에 접어든 사람들을 향해 손을 내밀어주는 이들. 자기 자신과 침묵하는 존재들과 지우려는 세상에 맞서 소리를 내는 이들. 그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집회, 행렬 등 수많은 형태로 나타났으며 이 책 역시 그들 중 하나였다.

 

사실 처음부터 이 책을 반겼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왜 하필 이 책이어야 했는지, 안타까움을 넘어 화가 날 정도였다. 읽게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알게 되면 울게 될 것이다. 울게 되면 답답할 것이다. 그런 생각들이 나를 망설이게 만들었다. 읽고 싶지 않다고, 외면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나는 이 책을 펼쳤고 읽게 되었다. 역시 알게 되었고 울었으며 답답함을 느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현실과 그러한 현실이 주는 고통에 계속해서 상처입고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눈앞에 그려졌다.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무서워졌다. 금방이라도 책을 덮고 싶다는 나 자신과 싸우며 힘겹게 읽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책을 다 읽었을 때, 나는 안도 대신 또 다른 공포를 느껴야했다. 잊어버렸으면, 아무것도 몰랐으면 아무렇지 않게, 진짜 아무렇지 않아 그냥 살았을 텐데 이미 알아버린 탓에 그럴 수는 없었다. 이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마음이 끊임없이 속삭였다. 그러나 자기 자신과 싸우는 것도 힘들었기에 더 큰 무언가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은 생각만으로도 나를 떨게 만들었다.

 

마지막 장을 본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나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핑계를 대지만 결국 무서워서 그렇다는 것을 나 스스로 알고 있다. 죄책감과 답답함이 계속 주위를 맴돌고, 한심한 내 모습을 마주보기가 부끄럽다. 용기를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겨우 용기를  쥐어짜내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읽고 싶지 않아, 쓰고 싶지 않아. 그렇게 생각했지만 천천히 시작했다. 결국 책을 읽었고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 밖으로 나가 큰 목소리를 내는 것도 많은 이들을 만나 힘을 모으는 것도 아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과 이렇게라도 다른 이들의 기억을 일깨워주고 싶다는 바람이 여기에 담겼다. 어설픈 자기만족일지라도 진심을 담았다.

 

나의 한 걸음이 이 책을 읽은 것이고 두 걸음이 이 글을 쓰는 것이 된 것 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이 글이 한 걸음이 되었으면. 나처럼 망설이던 이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리뷰를 마친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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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yair - Best [2CD 멀티케이스] - 북릿 2종 수록
스파이에어 (SPYAIR)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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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일을 꼽자면 SPYAIR라는 밴드를 알게 된 것. 듣는것만으로도 속이 뻥 뚫리는 곡들이 하나 가득이다. 특히 좋아하는 애니의 OST가 나올 때 기쁨은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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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탐닉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다. 수많은 음식 관련 에세이를 읽으며 내가 내린 결론이다. 그들은 모두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행복에 충실하고 스스로의 삶을 충만하게 가꾸어 낸다. 글을 통해 전해지는 그 따뜻함이 내(독자들) 삶에까지 녹아드는 느낌이기에 '요리'와 '음식'이 키워드로 들어간 책은 늘 반가운 손님이다. 게다가 음식의 역사에서 시작해 음식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그에 대한 유쾌한 이야기가 담겨있다면 더 말 할 것도 없다. 이런 책을 놓칠 수는 없으니 추천,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우니 또 추천이다.

 

 

2.

 

 

 

 

 

 

 

 

 

 

 

 

 

책장에 쌓여있는 시집 중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한 것을 찾기가 힘들다. 한 편 한 편이, 한 줄 한 줄이 계속해서 곱씹어야지만 그 맛이 배어나오는 것이 '시' 이기에, 마음먹고 읽다가 쉽게 지쳐버리고 만다.

이처럼 시집이 버거운 사람들에게는 누군가가 소개해주는 훌륭한 시 한 편, 한 줄이 딱 좋다. 특히나 그것이 마음을 찡하게 울리는 누군가의 인생의 시 한줄이라면 더 할 나위 없다. 게다가 이 책, 시만 소개하고 끝나는 대신에 그 시에 대한 추천인의 소중한 이야기도 함께 담아주니 지치기는커녕 너무 빨리 읽을까봐 걱정될 지경이다.

 

 

3.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방송에 나오는 사유리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지나치지 않아?"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사차원적인, 아니 5~8차원적인 그녀의 모습이 내게는 비호감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같은 이유로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는 사람도 많으니 진짜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다). 하지만 가끔씩 SNS를 통해 접하게 되는 그녀의 어록(!)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솔직하고 당당한 그녀의 말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때로는 용기와 힘을 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 역시 쉽게 지나칠 수 없다. 방송이나 SNS같은 디지털 매체가 아닌 책으로 만나는 그녀의 모습은 또 어떨지, 이 책이 기대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것이다.

 

 

 

4.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빙그레 웃게 되는 글들이 여기 하나 가득이다. 수줍게 고민을 털어놓는 동생 같다가도 조용히 공감해주며 옆을 지켜주는 친구 같은, 또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언니 같은 변화무쌍한 저자, 마성의 글이랄까. 푹 빠져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에 주말에 읽기를 추천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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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
이동진.김중혁 지음 / 예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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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으로 책만큼 자기 기준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분야도 찾기 힘든 것 같다. 한 권의 책을 읽는 데는 결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 감정, 상상력 등이 소모되기 때문에 자신과 맞지 않는 책을 일부러 또는 억지로 읽는 사람은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공부의 목적은 예외). 나만 해도 "마음대로. 난 다 괜찮아"라는 말을 달고 사는 사람인데 책을 고를 때만큼은 내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면 누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잘 듣지 않는 편이다. 그만큼 사람들은 책을 고르는데 신중하다.

 

하지만 절대부동과 같은 자신만의 기준도 신뢰하는 존재의 추천 앞에서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사람에 따라 그 존재가 서점, 전문가, 다른 독자 등으로 다르지만, 그러한 존재들의 추천에는 대개 자신의 고집을 한 수 접고 들어간다는 점에서 똑같다고 할 수 있다. 나 역시도 별로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을 기쁜 마음으로 마주했었다. (분야는 조금 다르지만) 예술에 정통하다고 생각되는 전문가 이동진 영화평론가, 그리고 무척이나 좋아해 그의 이름만 보이면 냉큼 집어오는 김중혁 작가. 이 둘이 소개해주는 책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것일지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 (미리 알려드리는 바이지만)단순히 한 권의 책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책의 반전이나 중요한 스토리를 스포일러하는 것은 물론 두 사람의 해석과 덧붙임까지 있기 때문에 책을 '추천' 받는다는 초기의 생각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었다. 이 책에 소개된 책도 내가 아예 몰랐던 것, 읽고 싶었던 것, 읽다가 중도 포기한 것, 그리고 이미 읽은 것으로 각각 나뉘어져 뭔가 어정쩡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균열을 전부 메울 정도로 두 사람의 이야기는 훌륭했다.

 

먼저 내가 아예 몰랐던 <속죄> <파이 이야기>에 대해 읽을 때는 그 작품을 당장 읽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전체적인 줄기를 소개해주는 것으로 작품에 대한 흥미를 끌고 중요한 부분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감탄하게 만들었다. '아니, 이런 대작이 있었어?'라 생각할 정도로 의미 있는 해석은 두 사람의 박학다식에 대한 존경심은 물론 내 눈으로 직접 그러한 해석을 이끌어내는 줄기를 보고 싶다는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나도 이 책을 읽고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들과는 또 다른 무언가를 발견하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을지와 같은 생각에 설레기까지 했다.

 

그건 읽고 싶었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 대해 읽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체적인 줄거리에 이어 핵심 부분까지 알게 되었지만 읽고 싶었던 마음이 덜해지는 대신 오히려 배는 더해졌다. 무엇보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편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와 그의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 긴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그의 다른 작품 몇 개를 이미 접했던 나로서는 꽤나 흥미진진했다. 작가의 작품 스타일의 변화(인칭의 변화 등)가 무엇의 영향인지에 대한 두 사람의 추측에는 놀라움을 감출 수 가 없었고,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외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간단한 언급은 다시 한 번, 또는 처음으로 각각의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읽다가 중도 포기했던 <그리스인 조르바>에 대해 읽을 때는 앞의 두 경우와는 조금 다른 경험을 했다. 이 책은 여성 비하적인 표현이 많아 읽기가 거북했다는 기억이 강렬했기 때문에 두 사람 역시 여성 비하적인 표현에 대해 지적하는 것에 고개를 절로 끄덕였다. 이는 이 책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었었던 공감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는 동의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거북함에 더해서 내용 자체가 동하지 않아 반도 읽지 않고 멈췄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둘의 이야기에 이끌려 이 책을 다시 읽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와 조르바에 대한 이야기는 나도 직접 그들을 만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이미 읽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 <호밀밭 파수꾼>에 대해 읽을 때였다. 모든 내용을 알고, 그에 대한 나만의 해석과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이야기에 동의하기도 하고 딴죽을 걸기도 하며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한국어판 제목에 대한 두 사람의 지적에 대해 '난 꽤 훌륭한 반어법이라고 생각한다고!'라고 딴죽을 걸며 내 의견을 그들려주고싶다고 바라기도 했다(이러한 충동으로 리뷰를 쓸 때가 종종 있다). 이외에도 책을 다 읽고 한참을 생각해 보아도 아리송했던 500파운드에 대한 두 사람의 추측을 보며 '그럴 수도 있겠네'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는 등 깨달음에 가까운 경험을 하기도 했다.

 

단 한 권도 빠짐없이 모두 읽고 싶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책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어찌보면 그 어떤 말보다도 더 확실하게 책을 추천받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넘어 나 스스로도 많은 생각을 하고 경험하게 해주었으니, 또 한 편의 훌륭한 책을 만난 셈이다.

 

독자적인 한 권의 에세이로, 또는 이 안에서 이야기된 다른 책들에 대한 심층적인 독서로 접할 수 있는 책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물론 내가 그만큼 신뢰성이 있는지는 좀 생각해 봐야 할 듯 하지만, '이동진'과 '김중혁'이라는 이름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두 사람의 조합이 얼마나 완벽한지는 이미 팟캐스트를 통해 증명되었으니.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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