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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음모
존 그리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잿빛 음모의 배경은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터지면서 월 가가 쑥대밭이 되었던 해입니다. 세계금융위기가 시작된 것이죠.(이때 우리나라도 난리가 났었죠. 제2의 대공황이 시작된다고 언론에서 호들갑을 떨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다행이다 싶네요.)
월 스트리트가 흔들리면 그곳과 연결된 법률회사들도 불황을 겪습니다. 감원이 시작되고 서맨사도 거기에 휘말려 해고됩니다. 그녀는 형편이 풀리면 1년 후에 복직시켜 주겠다는 회사의 약속을 믿고 무료 법률 사무소에 무급 인턴으로 취직합니다.
무료 클리닉은 석탄으로 유명한 애팔래치아 산맥의 작은 산골 마을 브래디에 위치해 있습니다.
뉴욕의 삶을 사랑하는 서맨사에게 브래디는 낯선 곳입니다. 퇴근을 하면 갈 곳이 없어서 사무실에서 그냥 있는 걸 선택하는 그런 산골 마을입니다. 동료들은 좋은 사람이지만 평생 이곳에서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녀는 1년만 채우고 떠나자, 라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합니다.
그쪽 지방의 가장 큰 문제는 노천 광산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는데 노천 광산이 환경을 심하게 파괴하는군요.(석탄을 캘 때 갱도를 만들면서 파들어가는 게 아니라 탄층을 덮고 있는 지층을 화약으로 날려서 캐냅니다.)
미국은 소송의 천국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변호사들이 달려들어서 소송을 마구 제기하죠. 서맨사는 석탄 회사를 상대로 집요한 소송전을 벌이는 도너번과 가까워지면서 사건에 말려들어 갑니다.
서맨사는 로스쿨을 졸업하고 법률회사에서 3년 정도 근무한 변호사지만, 소송업무는 잘 모르고 법원에 나간 적도 거의 없습니다. 회사의 부동산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서류작업만 했기 때문입니다. 잿빛 음모는 그런 서맨사의 변호사 성장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처음 소송을 걸고 승소하고 그 짜릿함으로 소송의 매력에 푹 빠져들어 갑니다.
결말이 궁금해서(서맨사의 선택), 새벽까지 책장을 넘겼습니다. 예상했던 선택이라 놀랍지는 않는데 아직 남은 재판이 있어서 속편이 나왔으면 싶네요. 존 그리샴이 집필한 다른 모든 소설이 그랬던 것처럼 잿빛 음모도 재밌습니다. 심심하면 한번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