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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1 ㅣ 밀레니엄 (뿔)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밀레니엄이 출판사를 변경해서 새로 나왔습니다.(정확하게 말하면 나온 지 좀 됐군요.). 전에 나온 책 표지도 괴작의 향기가 풍겨서 나름 정이 가긴 했습니다만 표지는 이쪽이 세련되어 보이네요. 번역자는 그대롭니다.
해리 포터, 다빈치 코드처럼 수천만 부씩 팔리는 메가 베스트셀러를 읽어 보면 오락성이 아주 강한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도 오락성만 따진다면 거의 정점에 도달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손에 들면 놓기가 힘듭니다. 그 자리에서 끝을 보게 만듭니다.
전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서 함께 모험을 겪었던 리스베트 살란데르와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의 짧은 연인 관계는 2편에서 끝이 났습니다. 리스베트는 말도 없이 잠적해 버렸고 미카엘은 그녀를 찾다가 포기해 버립니다. 둘은 헤어진 후 자신의 일상을 채워나갑니다. 거금이 생긴 리스베트는 여행을 떠나고 미카엘은 밀레니엄 특집호를 만드는 데 열중 합니다. 접점이 없어서 다시 마주칠 일이 없을 것 같았던 둘의 삶은 특집 기사를 통해서 이어지고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복잡하게 엮입니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상대적으로 미카엘의 비중이 컸는데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는 리스베트의 비중이 크네요. 예전의 악연이 튀어나오면서 감춰졌던 그녀의 과거가 조명됩니다. 1권의 삼분이 일 정도는 책장이 느릿느릿 넘어가는데(살짝 지루한 감도 들고) 그 이후로 가면 책장이 마구 넘어갑니다. 조금씩 쌓인 긴장이 살인사건으로 폭발하고 그 이후 숨돌릴 틈 없이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작가의 솜씨가 일품입니다.
처음 번역되어 나왔을 때는 그다지 반응이 없었는데(미스터리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했습니다만.), 새로 나온 건 반응이 좋네요. 대형 출판사의 이름값인지, 마케팅의 승리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 무엇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좋은 작품에 어울리는 반응이어서 어쨌든 기쁘네요.
작가기 밀레니엄 3부작을 완성해 놓고 사망하는 바람에 그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었는데 뭐 인생이 그렇죠.^^
작가가 언론인 출신이어서 그런지 작품의 주제 의식이 분명합니다. 보통 사회적 메시지를 강하게 내세우면 재미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은 한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