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과거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장면이 등장해서 독자에게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라는 궁금증을 품게 만든 후 이야기는 현대(1989년)로 건너뛰어 부랑자 노인을 보여줍니다.

부랑자로 보이는 추레한 노인이 전철에 탑니다. 그러고는 승객 앞에서 하모니카를 붑니다. 승객들은 대부분 싫은 기색을 비치고 노인은 비굴하게 굽실거려 가면서 연주를 합니다. 아사쿠사에서 내린 노인은 특별한 목적지가 없는 듯 도로를 배회합니다. 그러다 가게에 들어가서 땅콩과 말린 찰떡을 구입합니다. 가격은 400엔. 여기에 소비세 12엔이 붙습니다. 일본에서는 이 즈음에 소비세가 만들어진 모양입니다.(소비세는 한국의 부가가치세에 해당합니다. 한국은 세율이 10프로인데 일본은 3프로로 시작했군요. 이후에 소비세 세율을 5프로로 올렸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한국보다 낮네요. 이때 소비세를 올려서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보도를 본 기억이 나네요. 요 몇 년 사이에 소비세를 10프로로 올려야한다는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죠.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를 해결하려면 그 수밖에 없다고 그랬는데 지진에 쓰나미 거기다 원전 사태까지 터져서 일본도 참 골치 아프게 됐어요.)

어쨌든 소비세가 처음 생겨서 일본 소비자들은 생소합니다. 노인도 그냥 400엔만 내고 가게를 나옵니다. 가게 주인은 노인을 따라 나와서 소비세 12엔을 더 내라고 요구합니다. 노인은 무슨 소린지 이해를 못하고 가게 주인은 언성을 높입니다. 그러다 노인이 주인을 칼로 찔러 죽입니다. 노인은 그 자리에서 검거되고 세간에는 소비세 살인으로 알려집니다.

경찰은 치매 노인이 저지른 우발적인 범행으로 사건을 처리합니다. 그런데 요시키 형사는 뭔가 석연치가 않습니다. 그래서 사건을 파보는데 노인이 질문에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 벽에 부딪칩니다. 신원을 알 수 없으니 과거를 조사할 수 없습니다. 열심히 탐문에 나서는데 성과가 없습니다.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는 첫 장면에서 작품의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기발한 트릭이 등장하는 신본격이라는 거죠. 그런데 이후의 전개는 신본격의 틀을 벗어나서 사회파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그래서 신본격과 사회파가 훌륭하게 어우러졌다는 평을 듣는 모양입니다.

1989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3위에 오른 작품이고 그에 어울리는 재미를 줍니다.
점성술 살인사건의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와 함께 시마다 소지의 대표적인 시리즈로  꼽히는 형사 요시키 다케시 시리즈에 속하는 작품입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저는 점성술 살인사건을 고르겠습니다.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는 몰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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