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중소 운송회사가 교통사고를 일으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트럭에서 빠져나간 타이어가 사람을 죽인 것이죠. 이 사고 때문에 아카마쓰 운송회사는 존립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사고 수습을 위해서 동분서주하던 사장은 이게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트럭을 제조한 호프 자동차와 대립합니다. 작은 회사가 대형 자동차사와 싸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아카마쓰는 점점 궁지에 몰립니다.

아카마쓰는 어려움을 겪습니다만 그래도 버텨 나갑니다. 아마 일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겁니다. 이 일이 한국에서 벌어졌다면 사장은 당장 구속이 되었을 테고 회사는 부도가 났겠죠. 재벌의 눈치를 살피는 언론은 보도를 하기는커녕 대기업 편만 들 게 뻔하고, 공무원도 재벌 편을 들 겁니다. 판, 검사도 마찬가지겠지요.(일반인의 상식에 반하는 기소와 판결을 보면서 우리나라 사법부에 대한 기대를 버렸습니다.)

하늘을 나는 타이어는 운송회사 뿐 아니라 자동차 회사와 은행을 집중 조명하면서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기업 내부에 대한 묘사가 사실적입니다.(은행이나 자동차 회사에 근무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게 진짜 현실적인지는 잘 모릅니다만, 글은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면 된 거죠.^^)

아카마쓰 사장은 옳다고 믿는 바를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올곧은 사람으로 나옵니다. 그 외의 등장인물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사실을 어느 정도 비틀기도 하는데, 현실의 사람은 대부분 이쪽을 속할 겁니다. 나이를 먹으면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아가기 마련이죠.

책에서는 호프 자동차라고 나오는데 모델은 미쓰비시 자동차일 겁니다. 도요타 사태를 예견한 화제작이라고 띠지에 적혀 있는데 이건 이후에 도요타 문제가 터지면서 우연히 맞아 떨어진 거고 이야기의 모티브는 미쓰비시 자동차의 리콜 사태입니다.(이렇게 생각하면서 글을 읽었는데 역자 후기를 보니 짐작이 맞았군요. 괜히 으쓱했습니다.^^)

현대 자동차가 미쓰비시 자동차한테 기술을 배워왔죠. 지금은 미쓰비시 자동차를 훌쩍 뛰어넘어 세계를 주름잡는 자동차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그에 반해 미쓰비시 자동차는 별로 발전하지 못했죠. 호랑이 새끼를 키웠다고 미쓰비시에서 후회한다던데, 뭐 세상 일이 이렇죠. 10년 후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고. 그때도 현대 자동차가 지금처럼 잘 나갈까요.

하늘을 나는 타이어는 미스터리가 가미된 기업소설입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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