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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엘모어 레너드 지음, 최필원 옮김 / 그책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엘모어 레너드 책이 갑자기 세 권이나 나왔네요.
표적, 럼 펀치, 로드 독스.
다 재밌어 보이지만 특히 표적이 끌려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조지 클루니, 제니퍼 로페즈 주연으로 영화화 된 적이 있었죠. 조지 클루니의 중후한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였는데 영화보다는 책이 낫네요.(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2차 창작물이 원작을 뛰어넘기는 힘들죠.)
수많은 은행을 털어서 유명해진 잭 폴리는 2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입니다. 그의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하면 할아버지가 되어서야 교도소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탈옥을 하는데 그 과정이 꽤 유쾌합니다. 어벙한 교도관과 위험한 죄수, 그리고 폴의 기지가 섞여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는데 거기에 미모의 연방 보안관 캐런이 휘말리면서 사건이 커집니다.
폴과 캐런은 우여곡절 끝에 트렁크 속에 들어가게 되고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낍니다. 짧은 순간 화학적인 반응이 일어난 것이죠.
폴은 도망쳐야 하는 입장인데도 그녀를 보려고 어물거리고, 그녀는 그를 다시 만나고 싶어서 뒤를 쫓습니다.
보안관과 탈옥수.
직업을 놓고 본다면 어울리지 않는 커풀인데 같이 있는 모습이 잘 어울립니다.
멍청한 혹은 위트 넘치는 대사를 통해서 인물을 묘사하는 작가의 솜씨가 탁월합니다. 번역하는 과정에서 그 맛의 상당 부분이 사라질 게 뻔한데도 대사가 찰집니다. 인물의 개성이 잘 살아있는데 특히 범죄자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나쁜 놈들을 현실 그대로 묘사한 느낌입니다. 작가가 불필요한 감정을 더하지 않아서 간결합니다.
현대 스릴러 작가를 보면 잔인한 장면을 통해서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엘모어 레너드는 묘사가 아주 간결한데도 인상이 강하게 남습니다. 거장이란 칭호가 아깝지 않습니다.
보통 남녀 주인공의 직업이 상극이면 결말을 걱정하기 마련인데 표적은 결말 걱정을 하지 않고 읽었습니다. 영화의 결말이 해피엔딩이었기 때문인데(오래 전에 본 거라 정확한 결말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책은 영화와 결말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불행한 결말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책 쪽이 더 현실적인 것 같네요.
표적과 같이 번역된 로드 독스에 잭 폴리가 죽인공으로 등장한다고 합니다. 표적 이후의 잭 폴리가 궁금하시면 로드 독스를 읽으면될 듯하네요. 저는 읽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