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쌍협 1
월인 지음 / 청어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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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쌍협의 도입부는 기가 막히게 재미있다. 일기형식으로 쓰여진 첫 장을 읽는 순간 책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우리 가주는 아둔한 사람이다, 라는 글로 시작하는 일기는 그걸 읽는 사람이 누굴까 하는 의문과 교묘하게 엵어 놓은 내용으로 단숨에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러나 그 뿐이다. 일기가 끝나고 주인공 자운엽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글은 힘이 빠진다. 세가를 떠나 스스로 무공을 익히는 부분은 신선하게 쓰려고 노력한 흔적은 보이나 그다지 성공적인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사마쌍협이라는 제목이 대변하듯 자운엽을 정의로운 인물이 아닌 어딘가 사이함을 포함한 인물로 나타낸 듯 싶으나 이것 역시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진다. 특히 곤경에 처한 표국을 도와 나서는 부분은 그의 성격이 일관되게 유지되지 못하고 흔들리는 대표적인 부분이다. 사람 성격이 잘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을 감안하면 어떤 특별한 모티브도 없이 갑자기 그런 식의 표변한 성격을 보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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