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동화집
헤르만 헤세 지음, 정서웅 외 옮김 / 민음사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에 환상이 붙어 있지만 아이들이 읽기에는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어느 정도 연배가 있는 어른들이 읽어야 할 것 같네요. 안에 적혀 있는 단편들 거의 전부가 삶을 관조하고, 잊어버린 꿈을 이야기하고, 예술을 논하고, 문명비판적인 성향을 풍기는 것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동화의 해피엔딩적인 구성은 거의 없습니다. 세속적인 눈으로 보면 예술적 성취를 이룬 것도 덧없고 불행한 삶으로 느껴집니다.

제가 보기에 가장 동화적인 구성, 이야기적인 구성을 갖춘 단편은 '난쟁이.' 같습니다. 어찌할 수 없이 비극으로 치닫는 삶의 형태가 생각할 꺼리를 던져줍니다. '그림자 놀이.' 에서는 삶의 의외성을 느꼈고 '도시.'에서는 문명비판을 '아름다운 꿈.' 에서는 죽음 전의 깨달음을, '피리의 꿈.'에서는 예술의 덧없음을, '아우구스투스.' 에서는 소원의 무게를 '시인.' 에서는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 포기해야 하는 것에 대한 애절함을 느꼈습니다.

'숲사람.' 에서는 사회를 얽매는 기존 관습의 무가치함을 '다른 별에서 온 놀라운 소식.' 은 전쟁에 대한 비판을 '팔둠.'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험한 길.' 에서는 삶의 험난함을 '유럽인.' 에서는 유럽 백인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느꼈습니다. 전 이렇게 느꼈지만 책을 읽으시는 분들의 취향에 따라 감상은 모두 다를 겁니다. 한 번 읽어보시고 헤르만 헤세의 생각을 곱씹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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