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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엄마 납치사건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
비키 그랜트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6월
평점 :
표지의 그림을 보고 주인공이 여자 아이인줄 알았는데(제 눈에는 여자처럼 보였습니다.), 사내아이군요. 표지 그림처럼 시릴은 작고 깡마른 소년입니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 가출해서 거리를 전전하다가 시릴을 낳았고, 거친 생활 끝에 지금은 생활이 안정된 상태입니다.
정신을 차린 어머니는 법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견습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임금을 많이 받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번듯한 직장이 있고 집도 있습니다. 시릴은 지금 상황이 꽤나 만족스럽습니다. 엄마의 잔소리와 참견이 귀찮지만 충분히 참아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불량하게 보이는 남자가 집에 찾아오면서 삶에 균열이 생깁니다.
시릴은 자기 방을 빼앗은 남자가 꼴보기 싫습니다. 엄마가 이 남자와 무슨 관계인지 궁금하고, 혹시 저놈과 연애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시릴은 그 남자를 감시하고 그러다 엄마가 위험한 일에 휘말릴 것 같은 예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종류의 글에서 불길한 예감은 대개 현실로 나타납니다. 예감대로 엄마가 납치당합니다. 소년이 납치당한 엄마를 구하기 위해서 사건에 뛰어드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사건의 전개 과정이나 해결이 밍밍한 편입니다. 청소년 소설임을 감안해서 작가가 수위를 조절한 느낌이 듭니다.(청소년 중에서도 연배가 높은 쪽보다는 낮은 쪽을 대상으로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달리기를, 잔인하지는 않아도 최소한 피는 좀 튀겼으면 좋겠다는 분은 심심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면에서 보자면 자극적이지 않고 훈훈해서 자녀에게 권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책 속의 목차가 전부 법률용어로 되어 있습니다. 소제목과 내용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된 것도 있고 억지로 갖다 붙인 느낌이 드는 것도 있는데 흥미롭기는 하네요.
아서 엘리스 상 수상작품입니다. 뒤표지에는 영미권 최고의 추리문학상이라고 적혀 있는데 조금 과장된 겁니다. 미국 쪽은 에드거 상이 유명하고(후보에는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한 것 같네요), 영국 쪽은 영국추리작가협회상이(골든 대거, 던컨 로리 대거) 유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