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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게임 1 ㅣ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천사의 게임은 묘한 맛이 나는 소설입니다. 느낀 점이 많고 할 말도 많은데 막상 글로 적으려니 써지지 않네요. 흠, 뭐랄까 복잡 미묘합니다.^^
마르틴은 전쟁터에서 겪은 일 때문인지 정신이 불안정한 아버지와 가난에 짓눌려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책은 힘든 삶을 헤쳐 나가는 등불 역할을 합니다. 서점 셈페레와 아들의 주인 셈페러 씨는 마르틴의 재능을 높이 여겨서 서점의 책을 마음대로 읽게 해주고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주기도 합니다.
마르틴의 불안정한 삶은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변화합니다. 가난은 여전히 그를 옥죄지만 마르친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부유한 소설가 페드로 비달의 후견 아래 신문사에서 소설을 연재하게 되고 나중에는 책까지 출판하게 됩니다. 그리고 안드레아스 코넬리와 만나게 됩니다. 코넬리는 마르틴에게 독자의 마음과 영혼을 뒤흔들 글을 써달라고 요구하며 거액을 제시합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존재는 안드레아스 코넬리입니다. 그는 소설을 안개처럼 감싸고 돌아 마르틴은 물론 독자까지 환상의 세계로 끌고 갑니다. 처음에는 그가 누구냐 하는 문제가 아주 궁금했는데 글이 끝날 즈음에는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더군요.
1부는 잔잔한 편입니다. 그래서 이틀에 걸쳐서 느릿느릿 읽었는데 2부가 시작되면서 심각한 사건이 터지고 이야기의 굴곡이 심해지면서 흡입력이 높아집니다. 마르틴의 연애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는데, 애절한 냄새를 풍기는 연애담이 마음을 건드립니다. 누구와 맺어지고 어떤 결말을 맞이할 것인지는 대강 짐작이 갔고, 예상대로 진행이 되었는데 그게 마음에 안 드네요. 반면에 사건을 저지른 자는 의외였는데, 이건 또 마음에 듭니다.
천사의 게임은 작가가 구상한 4부작 중에서 2부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1부에 해당하는 작품이 바람의 그림자로 알고 있는데 이야기는 거의 관련이 없습니다. 독립적인 작품이라 따로 읽어도 무방합니다. (천사의 게임의 시간적 배경이 바람의 그림자보다 이전 입니다.).
두 작품의 시장 반응을 보면 4부까지 전부 다 나올 것 같긴 한데, 스페인에서 바람의 그림자가 출간된 게 2001년이고 천사의 게임이 2008년에 나왔으니까 전부 다 읽으려면 오래 기다려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