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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 ㅣ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테리 트루먼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숀 맥다니엘은 태어날 때 뇌손상을 입어서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증상이 아주 심합니다. 자신의 의지로는 근육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눈꺼풀조차 움직이지 못하는 형편이라 타인과 의사소통을 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성은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데도 사람들은 그를 아이큐 1.2, 정신연령 3개월로 판명합니다. 사람들에게 그는 식물인간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작가의 아들 쉬한도 작품의 주인공 숀처럼 뇌성마비로 최중증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숀에 대한 묘사가 생생합니다.
숀의 아버지는 발작을 일으키는 아들을 고통스런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어쩌면 작가도 자식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까요. 숀의 부친은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을 보는 게 너무 힘겨워서 이혼까지 했는데, 여전히 힘이 듭니다. 어느 날 아들을 보러간 그는 까마귀가 아들을 쳐다보는 걸 발견하고 모종의 결심을 하게 됩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결말에 닥쳐오는데 오히려 초반이 더 슬프네요. 주인공 처지가 안쓰러워서 코끝이 시큰했는데 눈물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글을 읽다보면 숀은 그래도 부자 나라의 부자 아빠 밑에서 태어나서 그나마 행복한 삶을 영위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에서 태어났더라면 무척 고생했을 겁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강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버지는 견디지 못하고 떠났지만 어머니는 끝까지 제자리를 지켜냈으니까요.
이 작품의 주제는 무겁습니다. 장애가 심해서 평생 고통을 겪어야 하는 장애아가 있을 때 그 고통을 끝내기 위해서 안락사 시키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라고 작가는 묻습니다. 간단한 문제는 아니죠. 요근래 안락사 관련한 재판도 생각이 나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저런 상황에 부딪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는 책콩 청소년 05번 책입니다. 책 날개에 먼저 나온 책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괜찮아 보이네요. 몇 권 더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