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조심 하세요

실종 - 사라진 릴리를 찾아서,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4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책 띠지에 크라임 스릴러의 마스터 마이클 코넬리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의 작품을 세 권 읽어 보았습니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시인, 실종. 모두 재밌게 읽었습니다. 크라임 스릴러의 마스터라고 해도 무리는 없어 보이네요.

실종의 주인공은 과학자입니다. 잘 나가는 IT 업체의 설립자이자 대주주로 직업만 놓고 본다면 범죄소설의 탐정역으로 어울리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탐정을 맡겨 놓으니 의외로 어울리는군요.

모든 일은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됩니다. 그러고 보면 전화를 통해서 극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스릴러가 많이 있군요. 딘 쿤츠의 남편도 그렇고...... 라고 적어 놓고 줄줄이 예를 들려고 했는데 막상 떠오르는 작품이 없네요.^^
뭐 어쨌든, 우리의 주인공 헨리 피어스는 줄줄이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위험한 사건에 휘말려 들어갑니다. 처음에는 별 뜻이 없었습니다. 이사를 하고 전화를 설치했는데 새로 받은 번호가 문제를 일으킵니다. 전에 그 번호를 쓰던 여자를 찾는 전화가 귀찮을 정도로 많이 걸려오는 겁니다.

전화에 신경 뚝 끊고 자기 일만 했다면, 그래서 번호를 다시 변경했다면 별 다른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아니, 발생했다 하더라도 그렇게 위험한 처지에 몰리지는 않았을 겁니다만 피어스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는 번호의 전주인을 추적하고 번호를 쓰던 여자가 매춘부라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피어스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공들여 노력한 연구가 결실을 맺을 단계에 왔고, 새로운 투자자도 잡아야 합니다. 무척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는 겁니다. 그의 이성은 알지도 못하는 매춘부에게서 관심을 끊으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계속 신경이 쓰입니다. 아무래도 그녀가 실종된 것 같습니다. 피어스는 만사 제쳐놓고 그녀를 추적해 나가고 때문에 그의 인생은 궤도를 이탈해서 위험한 영역으로 나아갑니다.

마이클 코넬리의 글은 재미 하나는 확실합니다. 읽기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지 중간에 끊기가 힘이 듭니다. 실종도 그랬는데 특히 14장 용의자, 이후에는 단숨에 읽어치웠습니다.

전부 읽고 나면 이게 그렇게 재밌는 작품이었던가 하는 회의도 잠깐 드는데 읽을 때는 아무 생각 안 듭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서 책장을 막 넘기게 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