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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 박사의 섬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한동훈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최신 장르 소설을(그 중에서 재밌는 작품을 의미합니다. 최신작도 재미없는 건 더럽게 재미없죠.^^) 읽을 때 느껴지는 스릴과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충분히 읽을 만했어요. 모로 박사의 섬을 읽으면서 고전이 어떤 감흥을 주는지 새삼 느꼈습니다.
영화로 만들어졌고, 후대 작가들도 거듭 변주해서 스토리가 새롭지는 않습니다. 고전에 위치하는 작품은 대개 그렇죠. 너무 인상적이어서 후배들이 그 요소를 써먹고, 그래서 원조가 오히려 낡아 보이는 것 말입니다.
천재 과학자, 혹은 미치광이 과학자가 도를 넘는 실험을 하다가 초래하는 재난은 수많은 창작물에서 볼 수 있습니다. 모로 박사는 그런 과학자의 원형으로 느껴지는 인물입니다. 독자는 결말에 어떤 파국이 올 지 대충 예상할 수 있고 스토리는 예상대로 전개됩니다.
에드워드 프렌딕은 레이디베인 호를 타고 항해하다가 난파합니다. 그는 아사하기 직전에 구조되는데 그 배는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배는 괴상하게 생긴 승객과 동물을 싣고 있는데 선장과 선원은 그 승객과 화물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 혐오는 조난자인 프렌딕에게까지 영향을 미쳐서 선장은 그를 목적지인 섬에 내버리려 합니다.
섬에 사는 모로 박사와 그의 조수 몽고메리는 프렌딕이 섬에 상륙하는 걸 거부하고 프렌딕은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됩니다. 다시 보트에 태워져서 조난자 신세가 되는데 모로가 불쌍하게 생각했는지 마지막 순간 상륙을 허가합니다.
섬은 기괴합니다. 원주민은 이상하게 생겼고 모로 박사의 집에서는 끔찍한 비명이 터져나옵니다. 비명을 견디지 못해서 섬을 돌아다니던 그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웰즈의 작품을 한 번 쯤은 접해봤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주전쟁처럼 유명한 작품은 완역본은 물론 아동용 축쇄본도 많이 나와 있어서 대개는 읽었거니 했는데 스필버그의 영화 우주전쟁이 개봉했을 때 관객이 그 결말을 보고 뭐가 이렇게 허무해 하고 비난했다는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책을 잘 안 읽는구나 하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웰즈는 SF 장르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모로 박사의 섬이 아니더라도 그의 작품을 하나쯤은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