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은 나무 위의 남작, 우주 만화로 나름 유명한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입니다. 배경은 2차 대전의 이탈리아입니다. 칼비노의 데뷔작이라고 하는군요.

이탈리아 역사를 알면 이해가 쉬울 텐데, 잘 몰라서 생소한 부분이 좀 있었습니다. 고대 로마는 몰라도 현대 이탈리아는 관심이 없어서 말이죠. 제가 아는 상식을 말하자면 이탈리아는 독일, 일본과 힘을 합쳐 싸웠죠. 열세를 느껴서 중간에 연합군에게 항복을 했는데(이때 무솔리니가 어떻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지식이 짧아서.), 같이 싸우기 위해서 이탈리아에 들어와 있던 독일이 반발해서 이탈리아를 점령하게 됩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이 즈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 내부사정이 참 복잡합니다. 파시스트, 공산주의자, 독일군, 독일 편에 붙은 민병대, 레지스탕스 등등 여러 편으로 쪼개져있습니다. 소년 핀은 이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갑니다. 부모는 안 계시고 매춘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누나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나이에 걸맞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발랑  까진 악동같다고나 할까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핀은 아이들의 세계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어른의 세계를 기웃거립니다. 그렇게 기웃거려도 어른의 세계에 녹아들 지는 못합니다. 아무리 까졌어도 아이는 아이니까요. 핀은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어떤 때는 한 편처럼 굴다가도 어느 순간 선을 그어 내치는 어른의 모습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배신감도 느껴지고요.

동네의 비밀을 폭로하고 술집에서 어른들을 놀리며 살던 핀은 어느 날 술집에서 총을 훔쳐내라는 강요를 받게 됩니다. 총을 훔치면 어른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핀은 누나의 손님으로 온 독일 해병의 총을 훔칩니다. 그게 원인이 되어서 핀은 독일의 반대편에 서서 모험을 하게 됩니다.

우주만화를 읽은 영향으로 환상적인 요소가 섞인 소설인 줄 알았는데 내용이 사실적입니다. 2차 대전의 한 때를 잘라서 들여다본다는 느낌이 듭니다. 핀이 어서 자라서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상태를 벗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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