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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의 론도 ㅣ 오리하라 이치 도착 시리즈 1
오리하라 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자정에 읽기 시작했는데, 그게 좋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원래 삼분의 일 정도만 읽고 나머지는 다음 날 읽으려고 했는데 결말이 궁금해서 내쳐 읽었더니 머리가 무겁네요. 보통 이 정도 분량이면 3시간에서 4시간이 걸리는데, 도착의 론도는 2시간 만에 끝냈습니다.
때문에 이해가 안 되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빨리 읽은 데다 잠이 와서 이해 못한 부분도 있겠지만 단순한 듯 하면서 복잡한 트릭도 영향을 많이 미쳤습니다. 꼬인 부분도 좀 있었고.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아리송해서 뒷부분을 두 번 더 읽으니 이해가 되는군요. 간만에 머리를 쓰게 만드는 미스터리를 읽었습니다.
야마모토 야쓰오는 일을 그만 두고 몇 년 째 미스터리 소설의 집필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목표는 상금이 1천만 엔인 월간추리 신인상.(에드가와 란포 상을 모델로 한 상입니다. 작가 오리하라 이치는 이 소설 도착의 론도로 에드가와 란포상에 응모했는데 최종심사에 올라갔지만 안타깝게 수상에는 실패하고 다음 해에 고단샤에서 출간되어 성공을 거둡니다. 점성술 살인 사건의 저자 시마다 소지가 경탄할 만한 걸작이라고 격찬을 했다고 합니다.)
야스오는 계획을 꼼꼼하게 짜서 집필에 들어가는데, 글이 써지지가 않아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시간만 갑니다. 이런 경험 모두 해봤을 겁니다. 방학 때 공부계획 짰다가 실천하지는 않는 거. 내일은 해야지가 방학 끝날 때까지 이어지는 경험 말입니다. 시험칠 때도 그렇죠.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느새 시험전날이 되고 밤샘하고.^^
글은 안 쓰고 시간만 죽이는 게 한심해 보여서 야스오에게 정이 안 갔는데, 왠걸 아이디어가 떠오르니 일사천리로 쓰는군요. 넉넉한 시간을 남겨두고 탈고를 합니다. 친구인 기도에게 보여줬더니 걸작이라며 분명히 상을 탈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이제 야스오의 삶은 고생 끝, 행복 시작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원고에 사고가 생기면서 일이 꼬입니다.
도착의 론도는 기본적으로 두 명의 대결구도로 글이 진행됩니다. 두 사람의 심리 상태와 머리싸움이 볼만 합니다. 그리고 결말의 반전이 인상적입니다. 깜빡 속았습니다.
서술트릭을 잘못 쓰면 사기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도착의 론도는 트릭이 좋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미스터리 좋아하시는 분, 특히 트릭에 열광하시는 분은 한 번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