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의 여름
미쓰하라 유리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열여덟의 여름은 일본추리작가협회상(단편부문) 수상작이 수록된 단편집입니다. 단편집에는 꽃을 모티브로 한 연작 단편들이 실려 있는데, 꽃이 등장한다는 것만 같을 뿐 분위기는 무척 다릅니다. 모두 재밌는 단편이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열여덟의 여름-미우라 신야는 재수생입니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입시준비에 들어가야 할 봄에 그는 연상의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풋사랑을 시작합니다. 젊은 날의 아름다운, 그러나 씁쓸한 고통이 남는 그런 짝사랑을 하는가 싶었는데 스토리는 예상외의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거창하게 반전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의외의 결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미우라와 그의 짝사랑을 받는 구미코가 각기 다른 사정과 생각이 있다는 게 재밌습니다. 상을 받은 게 당연하게 생각되는 좋은 작품입니다.

자그마한 기적-미스터리라기보다는 작은 로맨스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 단편입니다. 때문에 재미는 덜했습니다만, 그래도 기본은 하는 작품이라 역시 즐겁게 읽었습니다. 미즈시마는 아내가 죽은 후 어린 아들 다로를 데리고 처가 근처로 이사를 합니다. 그는 우연히 만난 여성과 사랑을 키워 가는데 그 과정에서 겪는 주변사람과의 감정 교류가 따뜻합니다.

형의 순정-가장 재밌게 읽은 단편입니다. 고등학생 요지는 형과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형 오미는 결단력이 풍부한 반면에 판단력이 떨어집니다. 반대로 동생 요지는 침착하고 생각이 많은 성격입니다. 요지의 형은 장래 진로 문제로 부모님과 한바탕 싸운 후 연극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연극은 배가 고픈 직업인 모양입니다. 형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배우의 꿈을 꾸지만 연기에 재능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사랑에 빠지고 무모하고 유쾌한 사건을 일으킵니다. 작가 후기를 보면 요지의 형을 지금까지 써온 이야기 중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쓰면서 즐거웠던 캐릭터라고 평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그 말 그대로 무척 즐거운 캐릭터였습니다. 무모함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이노센트 데이즈- 책에 실린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어두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추리를 하는 부분이 가장 많이 나오는 작품입니다. 누가 어떤 짓을 했는지는 대강 짐작이 가는데도 전반부에 뿌려두었던 단서가 추리로 연결되는 부분이 좋아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네 편의 단편 공히 앞부분에 뿌려두었던 복선을 후반부에 알뜰하게 써먹습니다. 인상적인 단편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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