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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시티 - 죽은 자의 두 번째 삶이 시작되는 시티!
케빈 브록마이어 지음, 김현우 옮김 / 마음산책 / 2008년 8월
평점 :
로라, 시티의 매력은 설정에서 나옵니다. 책 앞머리에 아프리카 공동체 얘기가 나오는데 여기서 모티브를 따왔는지, 아니면 이것도 작가가 창작해서 쓴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독특합니다.
이 책의 설정에 의하면 사람이 죽으면 그대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자신을 기억하는 사람이 세상에 살아 있으면 죽었으면서도 산사람이 되어 시티라는 곳에 머물게 됩니다. 즉 살아있는 죽은 자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기억하는 사람이 다 죽으면 진짜 죽어서 또 다른 곳으로 떠난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두 번째 설정.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세상을 휩씁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습니다. 초기에 북적거리던 시티는 현실에서 기억하는 사람들이 죽어가면서 급속도로 사라집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사라지지 않고 모여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로라가 기억하는 사람들입니다.
로라는 코카콜라 소속 회사원으로 남극에 연구를 하기 위해 파견됩니다. 그래서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었지만 대신 고립됩니다. 어쩌면 시티에 사는 사람들도 고립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작가는 이 두 곳을 번갈아 비추면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로라가 기억하는 사람들이 시티에서 만나고 헤어지면서 사연을 쌓아 가는데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스쳐가는 이야기가 이상하게 기억에 남네요. 예를 들면 현실에서 자살한 아버지가 시티에서 딸을 보게 되는데, 아는 척을 못하고 도망칩니다. 자살을 하면 끝나는 줄 알았을 텐데, 딸을 만나게 되니 당황했겠지요. 이런 사연들 말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결말입니다.
로라는 어떻게 되나? 만약 세상의 사람들이 다 죽으면 시티는 어떻게 되나? 시티에 사는 사람들의 운명은?
어떻게 끝이 날까 궁금해서 급히 해야 할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었습니다.
결말은 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쓰지 않겠습니다. 관심이 가는 분들은 직접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