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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쇼어 ㅣ 블랙 캣(Black Cat) 15
피터 템플 지음, 나선숙 옮김 / 영림카디널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조 캐신은 대도시 강력계에서 근무하다 큰 부상을 입고 고향 마을의 경찰서로 내려와 조용히 생활합니다. 겉보기에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이지만 내부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복잡한 구석이 많습니다. 학교에서 마약이 거래되고, 백인사회와 원주민사회의 갈등도 심각합니다.
캐신 형사는 편안히 생활할 팔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파트너가 죽고 큰 부상을 입어서 요양차 내려온 경찰서인데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마을에서는 가장 부유하고 기부도 많이 해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찰스 버고인이 죽은 겁니다. 다행히 용의자가 곧 떠오르지만 일이 꼬이면서 사건은 복잡한 양상으로 굴러갑니다.
가만보면 캐신은 수사에 열의가 없는 듯합니다. 최소한 초기에는 말입니다. 앞장서서 수사하는게 아니라 마지못해서 끌려가는 인상입니다. 그런 그가 적극적으로 변하는데 그 순간을 잘 포착 못하겠네요.
브로큰 쇼어는 챕터가 77개나 됩니다. 보통 이렇게 챕터가 많은 미스터리는 속도감이 상당합니다. 그런데 브로큰 쇼어는 다릅니다. 느릿느릿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등장인물도 많고 이것저것 사건과 상관없는 것도 건드리는데 희한하게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만들 정도로 흡입력이 뛰어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영국 추리작가협회상(던컨 로리 대거 상-옛날 이름이 더 마음에 듭니다.)을 받을 자격이 있는 수작입니다.
감상을 쓰면 쓸 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글을 적고 보니 쓸 말이 별로 없네요.
호주 추리소설은 처음 읽는데 만족스럽네요. 그렇다고 다른 호주 추리소설을 찾아 읽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호주 미스터리 수준이 높은 게 아니라 피터 템플의 솜씨가 뛰어난 것처럼 느껴져서 말이죠. 작가의 다른 작품이 번역되어 나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