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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사랑을 담아 ㅣ 아토다 다카시 총서 1
아토다 다카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에는 18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굳이 쟝르를 나누자면 미스터리 단편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토다 다카시 만의 독특한 맛이 들어 있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단편을 읽다 보면 쓴 웃음이 나옵니다. 아토다 다카시 단편에서 이 정도면 행복한 결말이지, 하다가도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됩니다. 반대로 정말 안 좋은 결말이다 싶다가도 그 속에 포함된 일말의 유쾌함 때문에 미소 짓게 됩니다. 해설에서 읽은 것처럼 마지막 두 줄을 가지고 일으키는 반전도 좋습니다.
표제작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는 평이한 편입니다. 사업에 실패한 남자가 아내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의심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인데 내용이 대충 예상이 됩니다. 책이 처음 나온 78년에는 몰라도 2008년에 읽기에는 조금 낡은 감이 드는 단편이었습니다.
[취미를 가진 여자]는 재밌게 읽었습니다. 취미의 내막이 밝혀지는 장면에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마지막 두 줄의 반전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가장 파티]도 무난한 축에 드는 단편입니다. 아내가 죽고 그 상실감에 허덕이다 회사에서 밀려나는 샐러리맨이 가장 파티를 통해 입지를 만회하려고 노력한다는 단편인데 씁쓸한 뒷맛이 느껴지는 단편입니다. [해초]는 4쪽 정도의 소품이라 딱히 평을 할 건 없고 [기묘한 나무]는 기괴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단편입니다. 결말은 충분히 예상가능 했는데 남자의 삐딱한 시도, 우스꽝스러운 시도가 비웃음 비슷한 웃음을 유발합니다. [행복통신]은 책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단편입니다. 오호, 그래서 그런 일이 벌어진 거로군, 하면서 감탄했습니다.
단편의 분위기가 대충 저렇습니다. 베드 엔딩도 그다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고 실실 웃게 만드는 독특한 맛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소 게임보다 이쪽을 더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천할만한 단편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