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폐허
스콧 스미스 지음, 남문희 옮김 / 비채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스콧 스미스는 데뷔작 심플 플랜으로 대형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고 평도 아주 좋았습니다. 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 스콧 스미스가 13년 만에 신작을 냈습니다.
폐허!
쟝르는 특이하게도 호러군요. 미스터리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의외였습니다.
사람 불안하게 만드는 솜씨는 여전히 탁월합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그 인물을 약간씩 묘사하면서 차근차근 배경을 깔아가고 불안을 조장하는데 호오, 솜씨 좋습니다. 500쪽이 넘는 분량을 긴장감 있게 채워나가는 게 보통 일은 아닌데 말입니다.
여기서 취향이 좀 갈릴 것 같습니다. 제가 추리 소설에 처음 빠졌을 때, 이상하게 뒷부분을 먼저 읽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범인의 정체나 결말을 먼저 읽고 본문을 읽었더랬죠. 추리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을 포기하는 독서습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쳤죠. 지금은 아무리 궁금해도 뒷장을 넘겨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폐허를 읽다가 결말을 확인했습니다.
내내 응원하던 팀이 12회 연장에서 무릎 꿇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하는, 그러한 감정과 비슷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책소개나 쟝르의 특성을 감안하면 등장인물이 고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상대적인 고생의 강도가 문제일 뿐 고생길로 들어선 것은 확실하죠. 죽는 사람이 나오는 것도 확실합니다.
누가 죽고 누가 사느냐, 어떤 사람이 어떤 고통을 견뎌내고 살아남느냐.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서 집중하는 부분입니다. 당연히 응원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주의: 스포일러 나옵니다. 민감한 분은 그만 읽으세요.
그래서 참지 못하고 결말을 확인했습니다. 내내 응원하던 사람이 비참하게 죽는 걸 보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됐냐구요? 직접 확인하세요.
스포일러를 경고했지만 까발리는 걸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이런 말씀은 드릴 수 있습니다.
각오를 하고 읽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