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랑정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임경화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본격 미스터리의 냄새가 나는 작품입니다. 한정된 공간에 모인 사람들, 그 속에서 피어나는 불화와 반목, 그리고 살인. 외부 인사의 유입은 없었기 때문에 범인은 저 속에 있습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 이래로 수많은 작가들이 다룬 설정입니다. 소재도 익숙합니다. 부자의 유산을 둘러싼 분쟁은 자주 볼 수 있는 이야기죠.

익숙한 설정과 소재를 가지고 독자를 사로잡으려면, 사연이 특별해야 합니다. 범인과 피해자, 탐정의 사연 말입니다. 회랑정 살인사건은 이런 면에서 본다면 성공적입니다. 특히 탐정 역할을 하는 여자에게 감정이입이 잘 되는 편입니다. 캐릭터 구축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죠.

작품의 쟝르를 들여다보면 회랑정 살인사건은 본격 추리물입니다. 본격이란 쟝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트릭입니다. 트릭만 중시하다가 다른 건 놓친다는 비난을 살 정도로 본격은 트릭에 치중합니다.

회랑정 살인사건은 어떨까요. 이 작품에 쓰인 트릭은 대단한게 아닙니다. 반전이 인상적이긴 합니다만 뒤통수를 칠 정도는 아닙니다. 대신 앞에서 얘기했듯, 인물과 사연이 좋습니다.

부자가 죽었습니다. 평범한 부자가 아니라 재벌급입니다. 그리고 그에게는 아내와 자식이 없습니다. 즉 재산을 물려받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죠. 대신에 친척은 많습니다. 불화가 일어나기 알맞은 상황입니다. 그가 죽은 후 유언장 공개를 위해서 친척들이 한 곳에 모였습니다. 그 장소는 6개월 전에 화재가 발생해서 부자의 비서와 비서의 애인이 죽은 회랑정이라는 외떨어진 여관입니다. 과거의 사건과 현재 유언장 공개가 뒤섞여 뭔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살인이 발생합니다.

죽은 사람은 좀 의외였습니다. 다른 사람이 죽을 줄 알았거든요. 범인이나 마무리도 의외였습니다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성향을 감안하면 크게 놀랄 일은 아니었습니다. 특정 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다보면 눈에 보이는 게 있거든요^^

회랑정이란 한정된 공간과 유산을 둘러싼 사연,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 그리고 범인의 정체, 모두 평균 이상은 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책이 작고 귀여워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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