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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3월
평점 :
이 책은 혼조의 7 가지 불가사의를 소재로 삼아 쓴 시대 미스터리 단편집입니다. 불가사의라고 하니까 거창해 보이는데, 그게 양념에 가까워서 글의 분위기에 영향을 주는 정도지 주된 모티브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괴담이나 호러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미스터리입니다.
단편은 모두 독립된 이야기인데, 경찰 역할을 하는 모시치가 공통적으로 등장해서 연작의 형태를 띱니다. 작가의 책 중에서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외딴집에 이어서 두 번째인데, 좋네요. 재밌습니다.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에는 7가지 불가사의에 대응되는 단편 7편이 실려 있습니다. 전부 괜찮은 단편입니다. 별로다 싶은 단편이 없어서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꽉 찬 느낌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 단편 외잎 갈대는 씁쓸하면서도 훈훈한,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드는 단편이었습니다. 역시 추억은 그냥 추억으로 남기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두 번째 단편 배웅하는 등롱은 엇갈리는 애정이나, 아이를 걱정하는 행수의 마음 같은 게 잘 살아 있어서 7 단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세 번째 단편 두고 가 해자는 괴담 분위기가 가장 잘 살아 있는 단편입니다. 그런 면에서 책의 제목과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 번째 단편 잎이 지지 않는 모밀밤잣나무는 결혼에 거짓말은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 교훈을(?), 다섯 번째 단편 축제 음악은 사람은 역사 잘 생기고 봐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단편입니다.^^ 여섯 번째 단편 발 씻는 저택은 뒤가 어떻게 될지 훤힌 짐작이 가서 미스터리보다는 새어머니와 아이, 그리고 불가사의와 꿈을 둘러싼 감정교류가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일곱 번째 단편 꺼지지 않는 사방등은 여자주인공 캐릭터가 좋았습니다.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태도와 냉소적인 대사가 마음에 듭니다. 이 이야기에서 동화적인 결말을 기대하다가 잃어버린 아이와 관련해서 완전히 헛다리를 짚었습니다.
절반 정도는 지하철을 타면서 읽었는데, 책이 작고 가벼워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