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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라이터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3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고스터라이터의 주인공은 대필작가입니다. 그는 락스타나 배우같은 유명인의 자서전을 대필해서 생활합니다. 어느날 그에게 영국의 전직 수상 애덤 랭의 자서전 대필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옵니다. 전임자 맥아라가 자서전을 쓰다가 자살을 했고, 그 바람에 책을 완성해야 하는 시간이 촉박합니다. 그래서 그는 맡을가 말까 고민을 하다가, 제시된 액수와 대필 대상의 명성에 끌려 결국 제의를 수락하게 됩니다.
그는 자서전을 대필하기 위해 애덤 랭이 머물고 있는 미국의 섬으로 날아갑니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분량만 많을 뿐, 형편없는 원고와 매력적이지만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정치인 애덤 랭입니다. 그가 애덤을 만날 즈음 애덤의 재임기간에 있었던 일이 폭로되면서 애덤은 정치적으로 궁지에 빠져들게 되고 대필작가도 그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갑니다.
여러 모로 인상적인 글입니다. 매력적이지만 부패한 구석이 있어 보이는 애덤 랭, 정치적 야망이 대단한 애덤의 아내 루스 랭, 무조건 애덤을 보호하려 드는 비서 아멜리아, 진짜 작가가 되고 싶지 않느냐는 비아냥 섞인 질문에 상처 입는 대필작가의 모습 등등 캐릭터가 잘 살아 있습니다.
애덤 랭의 현실 모델은 영국의 전직 수상 토니 블레어 같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부시의 개(푸들)라는 비난까지 들었던 토니 블레어의 상황과 작중 인물 애덤 랭의 상황이 무척 비슷합니다. 물론 소설이어서 현실과 차이나는 부분도 있지만 내용이 노골적이어서 누굴 모델로 소설을 썼는지 웬만한 독자는 다 알아챌 수 있을 겁니다.
소설은 토니 블레어를 대놓고 깝니다. 작가 로버트 해리스가 토니 블레어의 정치에 심하게 실망한 모양입니다. 소설이 메시지를 이렇게 대놓고 던지면 글이 망가질 위험이 있는데, 확실히 로버트 해리스는 글을 잘 쓰는 작가입니다. 모양새가 세련되어서 주제 과잉의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부담스러움이 거의 없습니다.
고스트라이터는 재밌습니다. 전임자의 일, 숨겨진 진실, 정치 공방 같은 일들이 촘촘하게 배치되어서 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