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추리작가 10인 단편선 밀리언셀러 클럽 79
엘레나 아르세네바 외 지음, 윤우섭 외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추리 쟝르 인기가 좋은가 봅니다. 러시아 추리 단편선까지 나오는 걸 보면 말입니다.

러시아 소설은 무겁고 어렵고 심각할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의 무거운 소설을 읽으면서 가지게 된 선입견인데, 황금가지에서 출판된 나이트 워치와 데이 워치를 읽고 선입견을 버렸습니다. 어느 나라의 작품이든 쟝르 소설은 가볍고 재밌죠. 나이트 워치와, 데이 워치는 판타지 소설인데 재밌습니다. 읽지 않은 분은 한 번 읽어보세요.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러시아 추리작가 10인 단편선은 투박한 편입니다. 영미 추리나 일본 추리에서 보여주는 세련된 맛은 덜합니다. 저는 소련연방이 해체된 이후 러시아인들의 욕망 같은 것을 추리소설을 통해서 들여다 보는 느낌이 괜찮았습니다만,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단편 속 범죄는 대부분 돈 때문에 일어납니다. 범죄의 원인은 대부분 돈이니 러시아 만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과한 느낌입니다.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만 독한 느낌이 듭니다.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로 바뀐 이후 몰아친 배금주의가 러시아인들에게 강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집니다. 국유화 재산이 불하되는 과정에서 재벌이 탄생하고 빈부 격차가 극심해지면서 돈에 휘둘리게 되는 사람들의 현실을 추리 소설이 반영했겠지요.

그리고 대부분의 단편들이 크리스마스 전후부터 새해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그 시기를 배경으로 해서 단편을 쓰라고 요구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냥 우연의 일치인지 궁금해저더군요. 어쨌든 러시아를 대표하는 이미지인 설원은 단편을 통해서 실컷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책에는 제목대로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모은 단편집이 대개 그렇듯, 어떤 작품은 좋았고 어떤 작품은 평이했고 어떤 작품은 별로였습니다. 단편집의 장점이 그거죠. 별로인 작품을 읽고 느꼈던 실망을 좋은 작품이 메워준다는 것, 그리고 재밌는 글을 쓰는 작가의 이름을 알려준다는 것.

제가 재밌게 읽었던 단편을 쓴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볼 수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힘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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