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임경화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동기에는 네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내용상 관련은 전혀 없고, 법 집행과 관련된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 정도의 느슨한 연관성이 있을 뿐입니다. 표제작이기도 한 단편 동기는 주인공이 형사이고, 두 번째 단편 역전의 여름은 전과자, 세 번째 단편 취재원은 사회면 담당 기자, 네 번째 단편은 판사가 주인공입니다. 

동기는 제목 그대로 동기를 통해 범인을 유추해냅니다. 경찰서 내부에 일괄보관하던 경찰수첩 30권이 감쪽같이 사라지면서 그 제도를 주장해서 관철시켰던 가이세 경시는 궁지에 몰립니다. 안 그래도 그 제도를 탐탁치 않아 했던 형사부는 가자미눈을 뜨고 그를 주시하고, 위에서도 못마땅한 기색을 숨기지 않습니다. 수첩도난 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가이세는 좌천을 당할 게 분명합니다. 일괄보관제도를 지키기 위해서 가이세는 독자적으로 수사에 착수합니다. 하지만 경무 업무를 주로 담당했던 그에게 수사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하여 사건과 관련된 경찰들이 삐딱하게 나오면서 별성과없이 시간이 흘러 갑니다.

경찰들의 심리와 연결된 사건의 동기와 수사 과정이 볼만한 단편이었습니다.

동기에 실린 단편들 중 가장 좋았던 것은 두 번째 단편 역전의 여름이었습니다. 살인전과가 있는 야마모토는 가석방 후 희망없는 삶을 살아갑니다. 직정동료가 전과를 알까 전전긍긍하면서 눈치를 살피고, 혹시 이혼한 아내가 자신을 받아들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깜짝 놀랄 전화가 걸려옵니다.

사건을 감싸고 있는 미스터리 구조가 좋았고, 결말의 반전이 좋았습니다. 재밌는 단편입니다.

세 번째 단편 취재원은 재정이 튼튼하지 못한 신문사의 기자가 겪는 갈등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취재원을 읽다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서 삼개월을 무료로 넣어주고 자전거를 공짜로 준다는 대목에서 한참 웃었습니다. 자전거 일보가 일본에도 있었군요. 책이 나온 시기를 감안하면 자전거 일보의 원조는 일본인 듯 합니다.

네 번째 단편 밀실의 사랑은 동기에 실린 단편들 중에서 유일하게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판사가 재판 중에 졸았던 것 때문에 전전긍긍하는게 우선 납득이 되지 않았고, 결말도 열린 결말을 싫어하는 제 취향에 맞지 않아서 별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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