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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존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12
앤드루 그로스 지음, 김진석 옮김 / 비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블루존은 베스트셀러를 다섯 권 낸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합니다. 이미 다섯 권을 출판한 작가가 어떻게 데뷔작을 낼 수 있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그 전 작품은 공저로군요. 공저자가 무려 제임스 패터슨입니다. 운이 상당히 좋은 작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기본적으로 실력이 좋으니 제임스 패터슨이 공동으로 작업을 했겠지요.
혼자서 내는 첫 작품이라 블루존을 쓸 때 부담이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작품에 힘이 좀 들어가 있는 듯 느껴졌습니다. 좋게 말하면 패기가 있다고 해야할까요.
블루존은 미연방 사무국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 메뉴얼에 있는 단계 중 하나입니다. 블루존은 증인의 새 신분이 누설된 상태로 증인의 의견을 들을 수 없거나 담당자와 접촉할 수 없는 경우, 또는 증인이 보호 프로그램에서 벗어나서 생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이 책은 증인이 블루존 상태가 되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약간의 정보만으로도 읽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걸 보면 블루존은 상당히 좋은 소재입니다. 흥미로운 소재를 붙잡아서 눈 돌릴 틈 없이 빠르게 사건을 전개시키는 솜씨는 제임스 패터슨을 닮았네요. 그러고 보면 흥미로운 소재와 빠른 전개는 현대 스릴러의 중요한 특징인 것 같습니다.
케이트 라브의 괜찮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집안은 유복하고 화목합니다. 하는 일도 술술 잘 풀리고, 남자친구와의 애정관계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행복한 삶은 아버지에게 닥친 일 때문에 위태로워집니다. 훌륭한 아버지의 표본 같았던 벤저민 라브가 마약 조직의 돈세탁을 도왔다는 의심을 사게 된 겁니다. 아버지는 혐의를 부인합니다. 그저 금을 중개했을 뿐 그게 마약 조직과 관련이 된 줄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케이트는 아버지의 주장을 믿습니다. 그러나 뭔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불안은 현실이 되어서 마약 조직의 갱이 총을 난사해서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제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그 동안의 삶과는 이별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증언을 거부하고 마약조직의 위협 속에서 전전긍긍하며 사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라브 가족은 애인과 직장 문제가 얽혀있는 케이트를 제외하고 모두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한 고비 넘긴 것 같은데, 유감스럽게도 위험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블루존은 재미있는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재가 좋고 속도감도 빠릅니다. 숨겨진 진실도 괜찮았고 반전도 공들여서 준비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로 엮여지니까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드는군요. 좀 무책임해 보이는 말이지만 아쉬운 게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