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 죽은 자의 증언 모중석 스릴러 클럽 11
캐시 라익스 지음, 강대은 옮김 / 비채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그 분야에 대한 미스터리를 써서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스카페타 시리즈를 쓴 패트리샤 콘웰이다. 그리고 근래에는 환관탐정 미스터 야심을 써서 2007년 에드거 상을 수상한 제이슨 굿윈이 있다. 거기에다 본즈의 케시 라익스를 추가해도 될 것 같다.

케시 라익스의 본즈 시리즈는 여러모로 팬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두 작가 모두 법의학에 정통한 여성이고(약력을 보면 케시 라익스 쪽이 더 유명한 법의학자로 보인다), 주인공으로 여성 법의학자를 내세웠다. 주인공인 스카페타와 탬퍼런스 브레넌 박사의 상황도 비슷하다. 스카페타는 독신이고, 브레넌은 별거중이다. 한 쪽은 사랑하는 조카가 있고 한 쪽은 딸이 있다. 둘 다 가족과 떨어져서 혼자 살면서 외로움을 느끼고, 희생자인 여자에게 깊은 유대감을 느낀다. 그래서 범인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비슷하다. 그리고 사건을 맡은 형사와 불화를 빚는 것도 비슷하다(스카페타 시리즈는 1편 법의관에서 마리노 형사와 불화를 빚다가 이후 친해진다. 본즈에서도 형사와 불화를 빚는데, 마지막 부분을 보면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친해질 것 같다)

브레넌 박사는 미국 출신으로 캐나다 퀘벡주의 법의학 연구소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어느날 공사장 인부가 땅을 파다 뼈를 발견하게 된다. 그 뼈를 살펴본 본즈는 살인사건으로 판단하고, 클로델 형사가 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브레넌은 그 뼈에서 예전의 사건을 떠올리고 이것이 연쇄살인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형사들은 그녀의 판단을 묵살하고 무시한다. 의견이 정면에서 충돌하니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크로델은 브레넌을 참견이나 하는 성가신 여자 취급을 하고 당연히 브레넌은 그를 얼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살해당한 여자들의 뼈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브레넌은 새로운 살인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래도 크로델은 여전히 연쇄살인을 부정한다. 여기가 미국이냐고 빈정거리면서.

크로델의 삐딱한 반응도 이해는 간다. 캐나다는 미국처럼 연쇄살인이 잘 일어나지 않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법의학자가 수사에 참견하고 나서면 네 일이나 잘해라, 라는 식으로 대응이 뾰족해지기 마련이다. 자기 영역을 침해당한다는 느낌이 들 테니까 말이다.

범인은 잡기 위해 공포를 무릅쓰고 사건에 뛰어드는 브레넌의 용기가 대단하다. 작품 중간중간 독자의 마음을 졸이게 하는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꽤 나온다. 그건 신체적인 위협보다는 심리적인 위협에서 기인하는데, 심리를 묘사해내는 작가의 솜씨가 좋다. 결말부 브레넌이 진범의 정체를 추적해 나가는 장면은 긴장감이 대단하다.

본즈는 미국의 인기드라마 본즈의 원작소설이다. 재미있는 시리즈가 번역되어 나와서 반갑다. 모클에서 한 편 더 번역해줄 예정인데(크로스 본즈) 인기가 좋아서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