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레르 1편 왕의 용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번역시기나 내용 등 여러모로 퍼언연대기와 비교가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퍼언연대기보다 테메레르가 좋았습니다. 재미 쪽은 확실히 테메레르가 나은 듯 했습니다. 1편을 워낙 재밌게 읽어서 2편 군주의 자리가 출간됐을 때 기대를 엄청나게 했습니다. 왜냐하면 작품의 배경이나 용의 출생 교육 성장 등의 장면들, 그러니까 꼭 나와줘야 하지만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1편에서 다 들려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2편에서는 스토리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1편 왕의 용으로 멋지게 이야기를 시작했으니, 이제 탄력을 받아 끝내주는 이야기를 2편에서 들려줄 거라 기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재미는 있었지만 기대 만큼은 아니었습니다(다른 분들 감상글을 보니 2편이 더 재밌다는 분도 많이 계시더군요). 우선 1편에 이어서 2편에서도 자주 나오는 해군과 공군의 갈등은 사실 갈등이라고 하기에는 좀 유치한 면이 있었습니다. 호르몬이 넘치는 동네 중,고등학생들이 편을 갈라 으르렁거리는 걸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여정이 길게 느껴져서 약간 지루했습니다. 그 여정의 와중에 일어나는 갈등, 모험도 판타지 소설에서 본 듯한 것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의 습격 같은 것이었죠. 마지막으로 음모라는 것도 약간 밍밍했습니다. 더 화끈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대단한 음모가 있기를 기대했는데 기대와는 달랐습니다. 안 좋게 본 점을 지적했는데 테메레르 2편 군주의 자리가 재미없는 건 아닙니다. 재밌습니다.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다만 기대 만큼은 아니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 일 수도 있습니다. 1편 보다 낫다고 느낀 건 정치적 공정성 쪽이었습니다. 로렌스 대령이 아무리 잘해줘도 영국공군에게 있어서 테메레르는 군함 같은 도구일 뿐이죠. 가둬놓고 사육하는 가축보다야 낫겠지만, 테메레르 입장에서는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2편에서 테메레르는 중국 용들의 삶을 보면서 공정성 쪽에 눈을 뜨게 되고 그걸 지켜보는 로렌스도 갈등을 합니다. 이런 면은 확실히 1권보다 나았습니다. 어쨌든 테메레르 시리즈는 근래 나오는 시리즈 중에서 가장 기대되는 시리즈입니다. 출판사에서 내주기만 한다면 끝까지 읽어 볼 생각입니다. 덧1. 시대적 배경이 아편전쟁보다 앞이라 그런지 영국이 중국 눈치를 보는군요. 중국에 쩔쩔 매는 영국을 보니 어째 어색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아편전쟁부터 시작해서 중국은 영국에게 줄기차게 당하잖아요. 덧2. 마지막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얼핏 보면 그럴듯 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과연 저게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