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괴
덴도 신 지음, 김미령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대유괴는 제32회 일본추리작가협회 상을 수상했고, 「주간문춘」 선정 '20세기 걸작 미스터리' 1위에 오른 작품입니다. 매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도 많이 난 작품입니다. 그래서 무척 읽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기대가 아주 컸습니다. 나온다는 소식을 접한 순간 저만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일본 미스터리 중에서 최고일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기대 만큼 재밌지는 않았습니다. 최고 걸작이라고 하기에는 모자라 보였습니다.

대유괴는 제목 그대로 유괴를 다루고 있습니다. 범죄가 원래 악질적인겁니다만,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악질적인 것을 고르자면 유괴라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괴를 다룬 글을 읽을 때는 불편한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대유괴는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았고, 유쾌하기까지 했습니다. 글에서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서도 나옵니다만 아무래도 유괴의 대상이 80살이 넘은 할머니이기 때문인 듯 합니다.

유괴범 대장 역할을 하는 도나미 겐지가 동료를 모을 때 동료들은 유괴라는 소리에 고개를 흔듭니다. 유괴 같은 악질적인 범죄에 동참할 수 없다는 거죠. 그때 겐지는 유괴대상이 아이가 아니라 할머니임을 밝히고 아키바 마사요시, 미야케 헤이타는 할머니라면 괜찮겠지, 하는 심정에 동참하게 됩니다.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는 글의 전개가 유쾌했기 때문입니다. 글에서 재치가  넘칩니다. 대유괴는 초반부 유괴범들의 대삽질에서 글의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할머니를 유괴하는 과정이 상당히 웃기게 묘사됩니다. 범인이 고생할수록 독자는 기분이 좋습니다. 킬킬 거리면서 읽었습니다. 이렇듯 유괴는 초반부터 범인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진행됩니다. 유괴를 하는 순간도 범인들의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습니다. 할머니는 대단한 인물입니다. 자그마한 할머니가 유괴범 셋을 압도합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유괴를 했고, 이제 몸 값을 받아내는 게 남았습니다. 사실 유괴에서 가장 어려운 건 몸값을 받아내는 과정입니다. 몸값의 액수가 범인들의 당초 생각과는 달리 천문학적인 숫자까지 올라가면서 일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천재적인 머리를 가진 할머니의 대활약이 시작됩니다.

과연 범인들은 돈을 받아서 안전하게 튈 수 있을까요?
할머니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끝이 궁금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습니다. 대유괴는 잘 쓴 글이고 재밌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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