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 잃어버린 여덟 가지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깜찍한 소설입니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읽었는데 예상 외로 재밌었습니다.

소녀가 읽어버린 여덞가지는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주인공은 모두 소녀 입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주인공 연령이 다양하긴 하지만 대학생까지도 다 소녀처럼 보입니다. 마음이 성장하고 있는 중이라서 그렇게 느껴진 모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이 왜 잃어버린 여덟 가지 일까요. 소녀들은 분명 감정적 변화를 거쳐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거든요. 뭘 잃어버렸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명시적으로 잃어버린 게 하나도 없거든요. 어린 시절의 순수, 꿈을 잃어버렸다는 걸까요?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등장인물들이 순진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도래의 아이들 보다는 성숙해 보입니다. 똑똑하기도 하구요. 그럼 가능성을 잃어버렸다는 걸까요? 이건 더 아닌 것 같습니다.

첫 번째 단편, 그게 다 운명이야. 이 책에 실린 단편 중 가장 즐겁게 읽은 단편입니다. 가족 간의 대화가 아주 유쾌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 소녀가 초등학교 때 방파제에서 벌인 일에 대해서는 잘 이해가 안 갑니다.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의 감정 변화는 납득이 가는데 말이죠.

두 번째 단편, 병아리가 죽던 날. 서글픈 감정과 애잔함을 느끼게 하는 단편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명시적으로 잃어버린 게 나오는군요. 그래서 그런지 이해하기가 쉬웠습니다.

세 번째 단편, 엄마의 비밀. 대단한 비밀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런 건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린 아이 특유의 잔인함이 약간 드러난 작품이었습니다.

네 번째, 바다로 가는 길. 소녀의 우쭐한 감정과 그 감정이 주변인과 부딪쳐 둥글어지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다섯 번째, 꽃을 든 여자 이야기.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큰 사건이 벌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주인공도 말 하는 톤도 잔잔해서 큰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여섯 번째, 피는 물보다 강한가. 어쩐지 뭉클해지는 결말이 좋았습니다.

일곱 번째, 불꽃 놀이를 즐기는 색다른 방식. 유일하게 성인(대학생)이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의외로 가장 나이가 많은 주인공인데 가장 크게 마음이 성장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면적으로도 그렇고 외면적으로 그렇습니다.

여덟 번째, To be or not to be? 첫 번째 단편처럼 귀엽고 유쾌한 단편입니다. 소녀의 마음이 가장 잘 이해되었구요.

각 편의 감상을 자세하게 적으려다가 스포일러 때문에 간략하게 적었습니다. 감상을 적다 보니 소녀들이 잃어버린 게 뭔지 어렵풋이 떠오르긴 합니다. 하지만 역시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소녀들의 마음도 잘 모르겠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어쩐지 알 수 없는 세상을 들여다 본 듯한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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