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특급 살인 - 귀족 탐정 다아시 경 3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0
랜달 개릿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드디어 나폴리 특급살인이 나왔다. 행복한 책읽기의 에스에프 총서는 야심찬 출발에 비해 책이 나오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그래서 귀족탐정 다아시 시리즈가 끝까지 나올까, 걱정을 했더랬는데 다행히 끝까지 나와서 나폴리 특급살인으로 대미를 찍게 되었다. 기쁜 동시에 애석하다. 매력적인 탐정 다아시를 다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다아시 시리즈의 매력은 설정에서 나온다고 말 할 수 있다. 과학기술을 대체한 마술, 그 낭만적인 설정이 독자를 매료시킨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면 다아시 시리즈가 이렇게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아시 시리즈는 설정에 지배당하는 소설은 아니다. 사건의 발생이나 탐정의 추리, 그리고 해결이 추리물의 정통을 잇고 있다. 그래서 마술의 매력이 더욱 살아 난다. 만약 듣도 보도 못한 마술로 사건이 발생하고 또 그것을 마술적 방법으로 해결해 버린다면 매력은 날아가버렸을 테고 인기를 끌지는 못했을 것이다. 물론 나도 보지 않았을 거다.

정통 추리가 뭐냐고 묻는다면, 미스터리 전문가가 아닌 나로서는 잘 모르겠는데요 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럼 위에서 쓴 정통 추리는 뭐냐고? 그건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추리의 상이다.

내가 생각하는 정통 추리는 우선 살인이 발생해야 한다. 그리고 수수께끼풀이형 추리여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탐정(형사)이 용의자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모두 모아놓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면서 범인을 지목해야 한다.
'네가 범인이다.'
바로 이렇게.

그런 면에서 나폴리 특급살인의 첫 번째 단편 중력의 문제는 정통 추리다. 살인이 밀실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밀실살인, 수수께끼풀이의 대표적인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관련자들을 모아놓고 진상을 밝히고 범인을 지목한다는 점도 그렇다. 좋아하는 유형의 작품이라 만족스럽게 읽었다.

두 번째 단편 비터 엔드는 특이하게도 마술사 숀 오 로클란이 활약을 한다. 그래서 신선했는데 역시 사건은 다아시가 해결한다. 숀이 사건을 해결했으면 더 좋았을 듯.

세 번째 단편 입스위치의 비밀은 첩보물의 성격을 띠고 있다. 가만히 보면 랜달 개릿은 다아시 시리즈에서 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유명 작품을 살짝 비틀어 놓기도 하고 말이다. 이 작품은 특유의 마술적 분위기와 추리가 잘 결합되어 있다.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비중이 좀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네 번째 단편 열여섯 개의 열쇠, 밀실 살인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작품 속에 등장한 마술이 잠깐 신기했을 뿐 추리는 뛰어나지 않았다.

다섯 번째 단편(중편이라 불러도 무방할 길이다)은 나폴리 특급 살인이다. 제목을 보는 순간 아가사 크리스티의 유명한 작품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 떠올랐다. 추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렸을 것이다. 승객들이 소개되는 초반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살인이 일어나면서 몰입도가 높아졌다. 내용을 읽으면서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전개를 따르는 듯 해서 놀랐는데, 역시 다르다. 하긴 트릭을 그대로 이용할 리가 없지.

전체적으로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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