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모양 상자 모중석 스릴러 클럽 10
조 힐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하트 모양 상자의 조 힐은 미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의 아들이다. 조 힐이란 이름이 작가의 본명인지, 아니면 필명인지 정확한 건 모르겠다. 어쨌든 작가명을 조 힐이라고 한 걸 보면 작가는 아버지의 후광을 입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소문이 안 날 수는 없었을 거다. 이건 내 짐작인데 아마 출판사에서 정보를 흘렸을 것이다. 그러니 태평양 건너 내 귀에까지 들어왔겠지. 처음 조 힐의 부친 이름을 들었을 때, 아버지 덕을 조금은 봤겠거니 했는데 책을 읽어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하트 모양 상자는 끝내준다. 끝내주게 재밌는 스릴러 소설이다.
아버지의 후광을 입을 필요가 없다.

유령이 나오는 공포물의 경우, 영화든 소설이든 유령은 대개 후반부에 등장한다. 초반은 맛배기로 조금씩만 보여주는 걸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다가 마지막에 터트려서 충격을 준다. 물론 유령이 처음부터 등장하는 작품도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정체와 목적은 마지막까지 숨긴다. 헌데 하트 모양 상자는 다르다. 하트 모양 상자는 처음부터 유령이 등장하고, 그 유령의 정체와 목적을 아주 분명하게 밝히고 시작한다. 초장부터 널 죽일 거라고,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파멸시킬 거라고 유령은 당당하게 선언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긴장과 스릴을 마지막까지 끌고 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후반부로 가면서 김이 샐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 일을 작가는 훌륭하게 해치웠다. 책장을 덮을 때까지 긴장과 스릴이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록스타 주드는(데스메탈 종류의 음악을 하는 것 같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죽은 아버지의 양복을 판다는 게시글을 본다. 놀랍게도 양복을 사면 덤으로 아버지의 유령까지 얹어준단다. 그런 종류의 물건에 열광하는 주드는 당장 양복을 사들인다. 그때부터 그의 악몽이 시작된다.

양복은 함정이었다. 양복과 함께 배달된 유령은 주드를 죽이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들어내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까지 해치려고 든다. 주드를 죽이려 드는 유령과 유령에게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주드의 대결은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초반에는 주드가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적은 유령이니까.
주드는 유령을 어떻게 처치해야 할 지 알 수가 없다.

주변인들이 언제 어떻게 죽을 지 모르는 상황은 주드를 극한 공포상태로 몰아넣는다. 차라리 내가 죽어버리는게 낫지 않을가 하는 회의가 주드를 옥죄고, 사랑하는 조지아에 대한 걱정이 그를 몰아세운다.

주드의 애인 조지아는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였다. 나 같으면 무서워서라도 유령 붙은 주드를 떠날 텐데 그녀는 마지막까지 주드 곁에 남는다.

글의 전개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특히 최후의 대결 장면은 단숨에 읽어내려갈 정도로 멋있었다. 글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에필로그 격인 마지막 장의 따뜻한 결말도 마음에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을 졸였는데, 그 대가로 포상을 받은 느낌이 들었다.

낮에 읽길  잘 했다. 밤에 읽었으면 한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을 거다.
자신있게 추천한다.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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