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마술사 1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프리 디버의 최신작(번역기준) 12번째 카드가 운 좋게 손에 들어와서 시리즈 중 유일하게 읽지 않고 있었던 사라진 마술사를 구입했다. 그의 전작 본 컬렉터, 코핀 댄서, 곤충 소년, 돌원숭이. 그리고 지금 막 끝낸 사라진 마술사까지 다 읽은 후 느낀 점은 범인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점이다. 슈퍼맨 같다. 물론 그들을 모조리 잡아넣은 링컨 라임은 더 대단한 사람이지만 신체적인 핸디켑(왼손 검지와 목 위를 제외한 부분이 마비된 장애인이다.) 때문에 그런 느낌은 약하다.

사라진 마술사의 범인은 특히 더 위험해 보였다. 이 사람은 잡혔는데도 안심할 수가 없다. 경찰이 총을 겨누고 있는데도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진다. 오랜 기간 갈고 닦은 마술솜씨로 감쪽 같이 속이고 탈출하는 것이다. 심지어 감방에서까지 탈출한다. 그의 마술은 단순한 속임수가 아니다. 물리적, 화화적 속임수 뿐만 아니라 상대의 심리를 파고들어가 마음을 흔들고 정신을 속여버린다.
본문에 누누이 언급되는 미스디렉션이 대단하다.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려놓고 완벽하게 속이는 것이다.

과거의 사고로 마음 속이 분노로 가득찬 마술사는 분노를 풀기 위해서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죽인다. 그것도 마술공연을 재현해서 죽이는 정신병자 같은 짓을 저지른다. 경찰이 범행을 목격하고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어도 상관없다.
짠.
마술적인 솜씨로 사라지는 것이다.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가 사건을 수사하면서 마술살인의 감춰진 이면이 하나씩 드러난다. 마술사의 살인은 단순한 살인이 아니었다. 뒤에 숨겨진 목표가 있었다. 링컨 라임과 마술사는 속고 속이며 목숨을 건 대결을 벌인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제프리 디버의 솜씨는 여전히 마술적이다. 하나의 사실과 감춰진 목표가 드러나면 그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사실과 목표가 드러난다. 나중에는 뭐가 뭔지 헷갈리는 지경에 처하게 된다.
독자는 이게 사실일까? 혹 숨겨진 노림수가 있는 것은 아닐까?
계속 의심하면서 글을 읽게 된다. 가끔은 운 좋게 작가의 노림수를 맞추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작가가 한 수 위다.
특히 사건이 다 끝났을 거라고 확신했을 때 벌어진 일은 참 대단하다. 깜짝 놀랐다.

재밌게 읽은 책이 영화화 되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책을 읽으면서 상상한 것과 화면에서 사실로 구현된 것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상상한 것이 더 멋지고 근사하기 마련이다. 대개는 말이다. 하지만 본 콜렉터의(영화 개봉시 본 콜렉터로 개봉 되었다. 책은 본 컬렉터로 나왔고) 경우는 좀 달랐다. 두 배역을 맡았던 댄젤 워싱턴과 안젤리나 졸리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두 배우가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와 겹쳐졌는게 그게 나쁘지 않았다. 매력적인 두 캐릭터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 때문에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사라진 마술사에서는 라임과 색스 외에 매력적인 캐릭터가 하나 더 등장한다. 마술적 트릭을 이해하기 위해서 어렵게 고용한 마술사 카라이다.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여서 다른 작품에도 등장시켰으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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