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 문 지음, 정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읽는 동안 다니엘 키스의 앨저넌에게 꽃을이 생각났다. 엘저넌에게 꽃을이 정신지체아 찰리가 천재가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1인칭으로 그리고 있다면 어둠의 속도는 자폐를 앓고 있는 루가 정상인(?)이 되는 과정을 1인칭으로 그리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찰리는 천재가 된 이후의 삶을 중점적으로 다루는데, 루는 자폐일 때의 삶을 주로 다룬다는 점일 것이다. 여기서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돌출한다.

루는 치료를 통해 정상인이 되라는 회사의 압력을 받게 된다. 하지만 별로 내키지 않는다. 뇌를 건드리면 자신이 자신이 아니게 될까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루는 직장을 가지고 있고, 펜싱이라는 취미 생활도 하고 있고, 좋은 친구도 있으면 사랑하는 여자도 있다. 수술을 통해 이런 것들이 흔들리는 위험부담을 지고 싶지 않다.

작가는 루의 이러한 감정을 차분하게 서술하면서 그 변화를 담담하게 기술한다. 자동차에 폭탄이 설치되는 것 같은 위험한 사건도 일어나지만 기본적으로 어둠의 속도는 루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정상과 비정상이 무엇이냐고 묻고 있다.

소설이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루가 변해버린 이상, 그 전과 같은 감정을 가지고 같은 삶을 살아갈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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