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즌 빈스 블랙 캣(Black Cat) 12
제스 월터 지음, 이선혜 옮김 / 영림카디널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시티즌 빈스는 배심원이 나오는 미스터리 소설로 알고 있었습니다. 읽어보니 배심원이 나오는 책은 아닙니다. 비슷하지도 않아요. 그런데 어째서 이런 착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개인적으로 미스터리하군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완전히 상관없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배심원으로 선정되는 사람은, 유권자 명부에 등록이 된 사람, 즉 투표를 하는 시민이 선정이 되니까요. 투표를 하는 책임감있는 민주시민만이 배심원이 되어 심판을 할 권리 혹은 의무(책임?)가 있다는 뜻일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그럴싸하네요.


시티즌 빈스에서 주인공 빈스가 변하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되는 게 바로 선거인 등록증 우편물입니다. 시각에 따라서는 살인청부업자의 등장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 진정한 시민으로 새 삶은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주는 계기가 바로 그 우편물이라고.


빈스는 스포캔이라는 소도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새벽에는 빵집을 운영하지만 밤에는 대마초를 팔고 신용카드를 위조하는 범죄자 입니다. 어찌 보면 빈스는 참 묘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 중에서 빈스의 과거를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저 똑똑하고 믿을만한 사람 정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럭저럭 살아가던 삶이 레이라는 청부살인업자의 등장으로 완전히 변하게 됩니다. 알고 보니 빈스는 증인보호프로그램에 들어가 있는 사람입니다. 마피아에게 빚을 지고 목숨을 위협당하게 되자 그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과거를 몽땅 지운 채 새로운 신분으로 살고 있었던 겁니다.


빈스는 새 삶을 원합니다. 과거가 현재를 위협하는 걸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빈스는 과거로 맞서기 위해 뉴욕으로 떠납니다. 바로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한 것으로 보여지는 마피아가 있는 바로 그곳으로.


줄거리를 생각하면 내용이 참 심각합니다. 하드 보일드하게 글을 쓰면 피와 폭력이 난무할 것 같은데 작가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그립니다. 피도 폭력도 정도 이상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건 상황이 만들어내는 유머입니다. 빈스를 죽이려는 청부업자의 시도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때문에 방해를 받는 건 긴박하면서도 유머러스합니다. 듀프리라는 초보 형사도 캐릭터가 인상적입니다. 그가 하는 추리와 실수가 재밌습니다.


새 삶을 살기 위해 과거를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빈스가 멋있습니다. 응원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깁니다. 그가 잘 살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창녀 베스도 좋은 삶을 살기를......


오랜만에 좋은 작품을 읽었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