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 - 최대 실적을 거둔 기업이 무너진 이유, 25개 기업의 실패 스토리에서 배우는 경영 원칙
아라키 히로유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시원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


저자: 아라키 히로유키
출판: 시원북스
발매: 2021.03.18.


기업은 생명체와 같습니다. 탄생하고 성장하고 정체하고 노쇠하고 결국은 생을 마감합니다. 단순히 태어나고 자라고 어느 시점엔가 생을 마친다는 것만이 아닙니다. 기업 경영 자체도 생명체와 닮았습니다.


기업 경영은 유기적입니다. 아니 반드시 유기적이어야 합니다. 각 부처 간에 원활한 소통은 필수이며 브레인(경영진)은 바른 판단을 내려야 하고 각 부처는 수족처럼 착착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모든 생명체가 그렇듯 주변의 다른 생명체(기업)와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생명체는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상호의존과 상호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성숙하며 생명을 유지해 갑니다. 기업도 동일합니다. 다른 기업과 상호의존과 상호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성숙하고 기업의 생명을 유지해 나갑니다.


모든 생명이 세상을 떠날 땐 흔적을 남깁니다. 경우에 따라 큰 상실감을 남기기도 하고 남은 사람들에게 아픔을 주기도 합니다. 조금 더 우리 곁에 남았으면 하는 생명도 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누구 하나 아쉬워하지 않는, 심하게 말해 잘 죽었다고 말할만한 죽음도 있습니다.


기업도 다르지 않습니다. 100년을 이어온 기업이 하루아침에 도산할 때면 충격을 남깁니다. 많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큰 상실감을 남기기도 합니다. "아, 이 기업은 조금 더 우리 곁에 있었어야 했는데..." 라는 탄식과 아쉬움을 남기기도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잘 됐다. 이런 기업은 애초에 없었으면 더 좋을 뻔 했어. 하루라도 더 일찍 망했어야 했어!" 라고 생각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업은 생명과 닮았습니다.


기업 생애 주기



"기업은 생명과 많은 면에서 닮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많은 기업이 탄생하고 성장하고 명맥을 유지합니다. 아쉽게도 많은 기업이, 어떤 면에선 결코 망할 것 같지 않은 기업이 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중에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을 쥐고 흔들 것 같았던 25개 기업, 세간의 주목을 받았을 뿐 아니라 대단한 영향력을 끼친 기업이 도산한 이유를 꼼꼼히 찾아낸 책이 우리 곁으로 왔습니다. [잘 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 라는 책입니다.





반면교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사람은 배워야 합니다. 배워야 실수를 줄이고, 배워야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배워야 더 나은 사람이 됩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기업은 생명체와 매우 닮았습니다. 즉, 기업은 배워야 합니다. 배워야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배워야 더 나은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배워야 더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탁월한 기업, 탁월한 CEO, 탁월한 경영윤리를 배워야 합니다.


동시에 반면교사를 통해서도 배워야 합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워서 알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건강한 기업을 세울 수 있습니다. 짧은 생명에 그치는 기업이 아니라 롱런하는 기업을 세울 수 있습니다. 건강하고 생명력 있는 기업은 기업 자체에만 유익한 것이 아닙니다. 인류 사회에 유익합니다. 건강한 가정을 세우는 일에도 유익합니다. 기업하시는 분들, 경영 일선에 있는 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분들을 응원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기업가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정직한 삶의 태도, 바른 판단력, 세상을 보는 시선, 세상의 흐름을 읽어내는 안목, 권력이나 권위의 분산, 탁월한 지도자의 중요성, 원활한 소통, 탄력 있는 전략과 전술, 반드시 지켜야 할 원리와 원칙, 과거의 영광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 복잡하고 혼란한 시대에 이단아에게서 배우려는 겸손한 태도 등 기업 경영의 지혜가 삶의 지혜와 정확하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했습니다.


이 책은 기업경영 문제를 다룬 책입니다. 나의 시선에서 볼 때 기업경영이 정확히 인문학의 관심과 일치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책을 읽어가면서 기업가, CEO, 경영진은 반드시 인문학을 가까이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기업은 사람과 사회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인문학 소양을 계발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를 이끌어가시는 기업에서는 어련히 알아서 하시겠지만, 인문학 소양을 기르는데 힘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인문학 소양을 바탕으로 세상을 읽어내고 사람을 이해하면서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는 기업을 오래도록 지켜가시길 응원합니다.




기업하시는 분들이 이 책을 곁에 두고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25개의 굵직한 기업이 왜 도산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는지 탐독하시면 좋겠습니다. 건강하고 생명력 있는 기업을 세우기 위해 반면교사로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건강한 기업을 세우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만큼이나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우리 곁에 오래오래 머무는 건강한 기업을 세워나가길 응원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노년 - 노년이 노년에게 보내는 위대한 삶에 대한 에세이집
이행진 지음 / 하영인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가족과 함께 서천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차로 오가면서 같은 곳을 여러 번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주목해서 보았던 고목과 정원이 있습니다. 주목해서 본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그 장소가 깨끗했습니다. 깨끗하고 정돈된 곳을 싫어할 사람은 없겠지요. 두 번째 정원(정원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고목 중심으로 잘 가꾸어 놓은 작은 장소입니다)이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돌과 꽃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었습니다. 셋째 무엇보다 주목했던 이유는 고목이 고목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시골 마을을 지나다 보면 마을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수령을 알 수 없을 정도의 고령입니다.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주어 보통 아래에 정자가 있거나 평상이 있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여름이면 나무 아래에서 삼삼오오 모여 쉬기도 하고, 바둑이나 장기를 두기도 합니다. 오래된 나무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고목스러운 고목을 볼 때면 인고의 세월을 견딘 나무 앞에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일종의 경외하는 마음까지 피어오릅니다.







위대한 노년이란 책을 읽으며 노인다운 노인에 대한 경외감이 피어올랐습니다. 오랜 세월을 견뎌내신 노인, 풍부한 삶의 경험을 가지신 노인, 삶을 누구보다 깊숙이 이해하는 노인, 종종 찾아뵙고 지혜를 빌려오고 싶은 노인이 얼마나 고마운 분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자 이행진 여사는 간호사, 사회복지사, 목회자의 아내로서 평생을 살아오신 노인입니다. 남편을 먼저 보낸 후 노년의 삶에 대해 깊이 묵상하고, 어르신들을 만나며 배운 노년의 삶을 실천하고 계신 분입니다. 자신의 삶의 경험과 어르신들로부터 배운 지혜와 삶에 대한 묵상을 단아한 언어로 담아낸 책입니다. 책의 표지에 기록된 것처럼 노년이 노년에게 보내는 사랑과 지혜가 가득 담긴 삶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여러 번 주장했던 것처럼 글은 글쓴이를 닮습니다. 글은 글쓴이를 담아냅니다. 고전을 읽으며 저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유입니다. 글에서 글쓴이를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위대한 노년을 읽으며 만난 이행진 작가는 참 곱습니다. 단아합니다. 깊은 우물처럼 깊고 고요합니다. 삶의 질고를 이해하는 분입니다. 곁에 머물고 싶은 분이고, 종종 찾아 뵙고 만나 담소를 나누고 싶은 분으로 읽혔습니다.


글이 부드럽습니다. 따뜻합니다. 단아하고 깊고 고요합니다. 노년을 향해 쓰신 글입니다. 함께 잘 늙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은 글입니다. 노년만을 위한 글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중년을 위한 글입니다. 주어진 삶을 잘 살아가고픈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책입니다. 삶의 지혜를 듬뿍 담고 있는 삶을 위한 잠언처럼 보였습니다.


멋진 노년을 상상하게 만들어 준 책 위대한 노년




책은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장의 주제만으로도 책의 흐름과 방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1. 위대한 노년은 사랑할 줄안다.

- 노년으로서 사랑하며 사는 삶이 무엇인지 단아한 언어로 담아냈습니다.


2. 멋있게 늙어가는 법

- 내가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방향입니다. 나는 멋있게 늙어가고 싶습니다. 잘 늙어가고 싶습니다. 내가 죽을 때 가장 멋진 사람이길 꿈꾸고 바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이 챕터는 잠언 중 잠언처럼 다가왔습니다.


3. 가장 아름다운 손과 발

- 노년은 육체적으로 제한과 한계가 더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손과 발을 움직여 선을 행하고, 덕을 세우고, 모범이 될만한 삶을 살아가자는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통찰입니다.


4. 영성의 사랑

- 노년을 가장 아름답고 멋있고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Money라고 생각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행진 작가는 깊은 영성,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삶을 살아낸 노년의 영성이라고 말합니다. 멋있습니다.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예수를 닮아 깊은 영성을 가진 노년이라면 멋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을 입구 고목처럼 경외의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 그늘에서 쉬고 싶은 마음을 줄 수밖에 없는 인생입니다.


나는 중년입니다. 중년의 때에 노년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멋있는 노년, 아름다운 노년, 위대한 노년의 길을 마음에 그려보았습니다. 실천해 나가야 할 많은 지침과 반짝이는 지혜의 글을 읽으며 멋있게 늙어 있는 자신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읽고 멋있는 노년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본 받을 이가 없다고 말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젊은이가 본 받고 싶은 노년이 많아지길 기대하고 기도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근래에 읽은 책인데 나이듦에 대해 풍부한 지식과 임상을 바탕으로 정리한 탁월한 책과 죽음에 관한 놀라운 시선을 담아낸 책입니다. 죽음을 생각할 때 삶을 사랑할 수 있고, 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면에서 볼 때 꼭 읽어보실만한 책입니다.






나는 나답게 나이 들기로 했다
저자: 이현수
출판: 수카
발매: 2021.03.22.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저자: 샐리 티스데일
출판: 비잉(Being)
발매: 2019.06.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의 품성 - 우리는 얼마나 선량한가?
크리스찬 B. 밀러 지음, 김태훈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의 사람됨에 관한 연구는 어렵습니다. 이공계처럼 딱 맞어떨어지는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오해는 금물입니다. 이공계 연구를 가볍게 여기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매우 복잡하고 어려우며 - 저와 같은 인문계열에 속한 사람에겐 완전 딴 세상 이야기라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저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입니다 -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있어 이공계의 연구가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설명이 따로 필요 없다고 확신합니다.


인간의 품성에 관한 연구라면 더더욱 어렵습니다. 품성을 평가하고, 더 나은 품성을 계발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폭넓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오랜 기간의 사례가 필요합니다. 풍부한 지원과 탁월한 지성과 대단한 끈기와 열정을 가진 사람이 없다면 연구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안타깝다고 해야겠지요. 우리는 인간성이 말살된 세상, 빛의 속도로 인간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 품성에 대한 사고 자체가 희미해진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 품성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고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연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너무나 반가운 책이 나왔습니다.


인간의 품성을 연구한 책 [인간의 품성: 우리는 얼마나 선량한가?] 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제목이 보여주듯 인간의 품성에 관해 오랜 시간(저자의 거의 평생을 쏟아부은)의 연구와 많은 투자의 결과로 나온 책입니다. 인간성을 잃어가는 시대에 참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어떻게 품성을 계발해 나가야 할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책은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꼬집습니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자신을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일반적으로 사람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배우자, 가족, 부모, 자녀, 친구, 가까운 이웃 등)이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길 좋아합니다. 하지만 실재 우리의 내면, 우리의 마음, 우리의 품성은 매우 복잡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기대감을 충족시키긴 하지만, 때론 기대감을 땅에 떨어뜨리다 못해 무지막지하게 박살을 내기도 합니다.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품성이 중요할까? 라는 질문입니다. 포스트모던 시대를 사는 사람은 조금 다르게 생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가 절대적 기준이나 권위를 부정하다보니 인간의 품성에 대해서도 일치된 견해를 갖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사람은 사람다움, 고결한 품성을 흠모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선하고 고결한 품성을 가진 사람을 존경하고, 흠모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듣고 보고 전수한다는 것이 증거입니다.


저자는 우리의 품성이 매우 복잡하다고 말합니다. 우리 안에 선을 갈망하는 마음도 있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타인에게 해 끼치는 성향이 있음을 꼬집습니다. 하얀 거짓말이든 새빨간 거짓말이든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우리의 현주소를 가감없이 드러냅니다. 부정행위도 다르지 않습니다. 결코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 가지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많은 사람이 부정행위를 저지른다는 수치를 들이댑니다.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다시 한 번 충격을 준 이야기도 있습니다. 권위를 가지고 명령하는 사람이 있고, 그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쉽게 괴롭힌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죽음에 임박할 정도의 고통까지도 서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 부분을 극적으로 나타낸 사건이 나치의 유태인 학살이라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제노사이드, 인종 청소와 같은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최근의 일로는 이라크의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를 들 수도 있습니다. 구글에서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를 검색하면 평범한 사람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이상한 사람일거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매우 모범적이고 애국심이 강하고 반듯한 인물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정황이 맞아떨어지니 저렇게나 말도 안 되는 행동을 버젓이 저지른 것입니다.


믿기 힘든 사실입니다.저 순진한 얼굴로 저런 비인간적  행동을...



이 점은 한나 아렌트가 주장한 악의 보편성(평범성)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유태인 학살의 주범이었던 아이히만을 보고 한나 아렌트는 극심한 충격을 받습니다. 한나 아렌트는 수백 만의 사람을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학살한 사람은 괴물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국제 재판에 회부된 아이히만을 보면서 한나 아렌트의 생각은 말 그대로 박살났습니다. 아이히만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너무나 평범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히만을 보면서 한나 아렌트는 자기 안에 숨어 있는 악을 대면합니다. 그의 깊은 성찰과 탐색을 바탕으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란 책을 집필했습니다. 그 책에서 한나 아렌트는 악의 보편성(평범성)을 주장합니다. 당신과 나의 안에도 얼마든지 아이히만이 있을 수 있다는 섬뜩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우리 안에 악마가 있다는 것으로 몰아부치지 않습니다. 악한 성향과 함께 선을 향한 성향이 공존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상황에 따라, 주변 자극에 따라, 모범이 되는 사람의 존재 여부에 따라 우리 안에 있는 품성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 발현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 안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품성을 계발하고 성숙하게 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이 시대에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자 크리스찬 B. 밀러는 어떻게 품성을 계발할 수 있는지에 대해 폭넓은 연구를 바탕한 대답을 제공합니다. 제한적인 전략을 사용할 수 있고, 유망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으며, 종교적인 전통의 전략도 품성을 계발하는데 유용하다는 점을 객관적인 시선에서 조망합니다. 특히 종교 중에서는 기독교를 선택했습니다. 타 종교를 무시하거나 가볍게 여기기 때문은 단연코 아닙니다. 기독교가 가장 거대한 종교이기도 하거니와 기독교인이 섬기는 하나님이 성품(미덕)의 계발과 성장, 성숙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예수가 탁월한 모범을 보이셨을 뿐 아니라, 품성(미덕)을 계발해 나가도록 가르치셨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성령께서도 사람을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게 하는 일 -기독교 전통에서는 성화로 부릅니다. 품성의 계발과 직결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에 헌신하시기 때문입니다.


요점은 명확합니다. 우리는 매우 복잡한 존재입니다. 대부분은 사람은 대단히 고결한 품성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마찬가지고 대단히 악한 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습니다. 중간 어느 지점엔가에 속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사람답게 살아가는 쪽으로 옮겨가는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더 고결한 품성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야 말로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품성]은 폭넓은 연구와 객관적 연구로 우리의 품성을 진단합니다. 나를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 보게 만듭니다.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과 실재 나와의 먼 거리(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를 직시하게 만들어 줍니다. 더 나아가 더 나은 품성을 소유한 사람이 되는 길을 가리킵니다. 딱 맞아떨어지는 대답을 원하시겠지만(우리나라 교육의 부작용이라 생각합니다), 그것보다는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그 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다 보면 결국 지금의 나보다는 더 나은 나로 변화된 나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나는 목사입니다. 나는 성경을 통해서 나의 현주소를 보고 있었습니다. 가야 할 길이 끝이 없는 사람, 내가 바라는 나와 실재의 나 사이 그 엄청난 거리를 매일 보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품성]이란 이 아름다운 책은 전혀 다른 각도에서 다시금 나의 모습을, 나의 현주소를 보게 도와주었습니다. 품성을 계발해 나가는데 있어 성경과는 조금 다른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법도 제시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성령 하나님을 더 깊이 의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우쳐 주었습니다.


인간다움을 더 알아가시고 싶은 분, 자신의 성품을 계발해 나가기 원하시는 분,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분, 안나가 기독교인, 기독교를 싸잡아 욕하시는 분, 기독교에 관심이 있으신 분에게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 / 창비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9년 여름 독일에 다녀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늘 마음 한켠에 간직하고 있었던

독일 여행이라 설렘과 기대가 높았습니다.

독일에서 보낸 7-8일 일정은

기대감을 채우고도 남았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질서 정연하다는 것,

규칙을 잘 지킨다는 것,

깨끗하다는 것,

친절하다는 것,

그리고 가는 곳마다 나무가 너무너무 많다는 것

몇몇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독일이라는 나라는 가는 곳마다

나무가 많았습니다.

사진에 담지 못했지만 도심 한복판에도

나무가 많았습니다.

도시가 푸르게 보일 정도로 많았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을 받아 들었을 때

책이 너무 예뻐서 감탄이 흘러나왔습니다.

인류 문화 유산이라 해도 충분할

헤르만 헤세의 나무와 삶에 관한 성찰을 담은

책이라는 것도 지나칠 정도로 매력적이었고,

책 곳곳을 수놓은 정밀화 역시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탐스러운 책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은

나무를 사랑한 헤르만 헤세의 삶의 궤적을

엿보게 하는 고마운 책입니다.

총 18편의 나무에 관한 헤세의 에세이와

나무를 주제로 쓴 21편 시를 담은 책입니다.

나무를 주제로한 헤르만 헤세의 시와 에세이를

따로 엮어 출판한 폴커 미헬스(Volker Michels)에게

고마운 마음을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이런 멋진 책을 우리 곁으로 가져다 주었으니까요.


헤르만 헤세가 나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나무를 얼마나 깊이 생각했는지

그의 탐스러운 글이 보여줍니다.

우리가 슬픔 속에 삶을 더는 잘 견딜 수 없을 때 한그루 나무는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조용히 해봐! 조용히 하렴! 나를 봐봐!

삶을 쉽지 않단다. 하지만 어렵지도 않아.

그런건 다 애들 생각이야.

네 안에 깃든 신이 말하게 해봐.

그럼 그런 애들 같은 생각은 침묵할 거야.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10 쪽.

우리가 자신의 철없는 생각을 두려워하는 저녁때면 나무는 속삭인다. 나무는 우리보다 오랜 삶을 지녔기에 긴 호흡으로 평온하게 긴 생각을 한다. 우리가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동안에도 나무는 우리보다 더 지혜롭다. 하지만 우리가 나무의 말을 듣는 법을 배우고 나면, 우리 사유의 짧음과 빠름과 아이 같은 서두름은 비할 바 없는 기쁨이 된다. 나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운 사람은 더는 나무가 되기를 갈망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 자신 말고 다른 무엇이 되기를 갈망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고향이다. 그것이 행복이다.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11쪽.

헤르만 헤세는 나무가 되기를 갈망하지 않고 자기 자신이 되길 갈망한 사람입니다. 그의 글과 그의 그림이 이 사실을 웅변적으로 보여줍니다. 그가 고귀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헤르만 헤세가 나무의 말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책 속 정밀화


헤세의 책을 읽으며 나무에 관한 그의 시선과 마음에 귀기울이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내가 나무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무에 관심조차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서 나무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나무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나무의 종류, 나무가 가진 특성, 나무의 성질 등 아는 것이 너무 빈약했습니다.

나무를 깊이 성찰한 헤세는 나무에 해박했습니다. 나무를 아끼고 사랑할 뿐 아니라 나무의 성질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각 나무마다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나무마다 들려주는 이야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헤세와의 대화를 통해 그가 나무의 말을 듣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 실없는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무 한 그루를 벗으로 삼고 나무에게 귀 기울이고 나무에게 말을 거는 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한 그루 나무가 뿌리 뽑혔을 때 그의 상실감이 얼마나 컸는지 고스란히 전해져왔습니다. 무분별한 개발로 나무들이 뿌리 뽑혔을 때 헤세는 그곳을 이전과 다른 공간으로, 이질적인 곳으로 느꼈습니다. 그만큼 나무를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가지 잘린 떡갈나무라는 시는 나무와 자신을 동일시 하는 헤세의 마음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나무야, 그들이 널 어떻게 잘라놓은 거니?

너 어찌 그리 낯설고 이상한 모양이냐!

.

.

.

난 너와 같아, 잘리면서 아픔을 겪은

목숨을 망가뜨리지 않고

시달리며 견딘 야비함에서 벗어나 매일

다시 빛을 향해 이마를 들어 올려.

.

.

.

백번이나 잘린 가지들에서

참을성 있게 새 잎사귀를 내놓는 거야,

그 온갖 아픔에도 나는 그대로 남아

이 미친 세상을 사랑하는 거야.

헤르만 헤세 나무들 126-127쪽


오래 전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재니스 메이 우드리의 [나무는 좋다]를 읽었습니다.

나무가 사람에게 얼마나 큰 유익을 주는지,

나무가 얼마나 사람에게 친화적인지

나무와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을 읽으면서 그가 사람과 나무의 관계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답게 살아가며, 헛된 욕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어쩌면 나무에게 주목할 때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헤세의 깊은 시선을 따라가고, 헤세의 통찰력 넘치는 말에 귀 기울이면서 나무를 새롭게 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탐욕이 선을 넘어버린 지금, 멈출 줄 모르는 탐욕을 제어하고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나부터 나무에게 귀를 기울이고, 나무의 이야기 듣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헤세가 걸어간 길을 따라가보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도시는 점점 더 발전하고 자랄 것입니다. 헤세는 사람이 밀집하는 곳일수록 더 많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 나무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나무와 사람은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나무가 많은 곳에 가면 마음이 상쾌해지고, 가벼워집니다. 나무가 제공하는 그늘과 열매와 산소와 향기는 상실하고 빼앗긴 인간성을 회복시켜 주기도 합니다.

헤세의 시선을 따라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에 있는 나무를 아끼고, 관심을 갖고 주목해서 본다면 더욱 나무의 고마움을 깊이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나무를 심고 돌보고 아끼게 될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더 사람답게 살아가는 선순환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여름 휴가 때는 이 책을 들고 나무가 많은 곳으로 가서 나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고 싶습니다. 헤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와 조금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나무의 이야기 듣는 법을 헤세에게서 배워보아야겠습니다.


헤르만 헤세가 그린 나무 가득한 그림을 감상하며 헤세의 시선을 따라가보고, 헤세가 건네는 이야기도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대 안에 내가 있다면 마음시 시인선 1
최홍석 지음 / 마음시회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김경진 시인의 시집

[오늘은 그립다고 말했다]를 읽었습니다.

모든 시가 그렇듯이

쉽게 정의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시집에서도 김경진 시인의 시집을

에세이 시집이란 이름을 붙여 두었습니다.

어딘가에 딱 들어맞지 않는

김경진 시인만의 독특한 감성을 담아낸

시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김경진 시인이 저의 서평을 스크랩하며

감성적인 서평이라고 소개했었습니다.

시인의 시집을 읽고 서평했는데

작가가 서평을 읽고 평가하셔서

당혹스럽기도 하고 낯선 기분이었습니다.




최홍석 작가의 시집

[그대 안에 내가 있다면]을 읽으면서

김경진 시인이 떠오른 것은

김경진 시인 만큼이나

최홍석 시인의 시선이 독특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시를 읽다보면

낯선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고어처럼 보이기도 하고

시적 허용처럼 보이는 단어도 나타납니다.

최홍석 시인의 시에는

낯선 단어를 만나기 어렵습니다.

말 그대로 일상의 언어로 일상을 담담하게

담아낸 시들이 주를 이룹니다.


시의 외모가 독특합니다.

보통 시라고 하면

행이 모여 연이 되고

연이 모여 시가 되지요.

최홍석 시인은 행과 연의 구분이 없이

통으로 시를 지었습니다.


한 호흡, 한 흐름으로

읽고 감상해야 하는 시로 다가왔습니다.

그만큼 일상을, 주변을, 사람을, 자신의 내면을

깊은 시선으로 성찰했기 때문일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끝자락에선

최홍석 시인이란 사람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시들을 만났습니다.

장소와 사람 이름으로 지은 시입니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사람이 오가는

울산역과 부산역을 소재로

시인의 감성을 담아냈습니다.

그의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으로 시를 지어

시인에게 그 사람이 어떤 의미인지

고운 언어로 담아 냈습니다.


시를 읽으며

내가 머무는 장소를

내가 지나는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고

의미를 찾아내고 부여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깨달았습니다.


무엇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을 깊이 생각하고

그(그녀, 그들)와 보내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삶을 소중하게 만들어 가야겠다는

마음이 우후죽순처럼 돋아올랐습니다.






사진으로 보듯이

책이 참 예쁩니다.

손에 꼭 붙들고 싶은 크기와 디자인도

시집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줍니다.

곁에 두고 종종 읽으며

더 깊게 더 넓게 살아가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