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자본주의자 -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완전한 삶
박혜윤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 전부터 헨리 데이빗 소로의 월든을 읽고 싶었습니다. 책을 사들고 난 후에 난 읽지 않았고, 지금도 읽지 않고 있습니다. 마음이 뒤숭숭해질 것 같다는 핑계를 대면서 말입니다. 내가 봐도 내가 참 웃기는 인간인 것 같습니다. 그 이후 나는 애니 딜라드의 자연의 지혜를 읽고 싶었습니다. 절판된 책이라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구할 수 없다고 하니 더 구해서 읽고 싶었습니다. 중고책은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 구매할 수가 없었습니다. 출판사에 전화해서 재고가 남았는지 조사해 달라고까지 부탁했습니다. 아쉽게 재고가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혹시나 오래된 서점에 재고가 숨어 있지 않을까 싶어 여러 서점에 전화를 걸어 재고 조사까지 부탁했습니다. 돌이켜보니 이렇게까지 했나 싶어서 또 우습긴 합니다. 결국 인근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었습니다. 그렇게나 읽고 싶었던 책인데 읽으면서는 그렇게나 읽고 싶어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한마디로 애니 딜라드의 자연의 지혜는 내가 얼마나 변덕스러운 인간인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책꽂이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 소로의 월든을 이제 읽어야 할 차례입니다. 소로를 좋아하면서도 소로의 월든을 읽지 않은 인간이라니 다시 생각해도 나는 좀 이상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숲속의 자본주의자를 읽으면서 소로를 읽어야겠다는 확신, 이젠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마음에 스며들었습니다. 연일 계속된 비로 온 세상이 습습한 느낌처럼, 숲속의 자본주의자를 읽으며 월든이 내 마음 여기저기에 습습하게 스며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몇 달 전 가족과 함께 서천 국립생태원에 다녀온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국립생태원을 구경하다가 소로의 집을 본따 만들어 놓은 장소를 만났습니다. 아내와 아들딸은 다른 목적지를 향해 가고 나는 기어이 그곳으로 가서 소로를 떠올렸습니다. 그가 살았던 집의 크기가 어느 정도의 규모일지 상상해 보았고, 그가 남긴 말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그 장소 앞에서 미니멀 라이프가 심심찮게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요즘, [월든]이란 책이 많이 읽히는 요즘의 시선이 아닌 당시의 시선에서 보면 소로는 한마디로 골때리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나는 생각해 보았습니다.




국립생태원 어느 한쪽 구석에서 만난 소로의 흔적








책을 읽는 내내 떠나지 않았던 생각 하나는 저자 박혜윤이 글을 잘 쓴다는 것입니다. 단박에 써내려간 글인지, 곱씹으며 쓴 글인지, 얼마간의 퇴고를 거친 글인지, 출판사와 어느 정도로 옥신각신했을지가 조금 궁금하긴 했습니다. 나의 눈에 보기에 글이 책 처음부터 끝까지 단정했기 때문입니다. 알고보니 저자 박혜윤은 기자 출신이었습니다. 게다가 교육 심리학 박사 학위까지 받았습니다. 글쓰기가 저자의 일부라고 해도 좋을 법한 사람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떠올렸던 또 다른 생각 하나는 저자가 소로를 좋아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소로의 월든을 진심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월든을 마르고 닳도록 읽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소로의 월든을 좋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자 박혜윤이 월든을 읽으며 소로의 생각을 따라잡기 위해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과 소로와 대화를 시도한 흔적이 역력해 보인 점도 저자가 소로나 소로의 월든을 좋아한다고 짐작하게 한 이유입니다. 결정적인 이유 하나는 그녀 역시 소로처럼 워싱턴 주 시골 어딘가에서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자 출신이었다가 교육 심리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사람이 시골 촌구석으로 들어가 빵 굽고, 야생 블랙베리 따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도 없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커피와 와인도 거절하고 산다면 질문이 생깁니다. "왜? 도대체 왜?" 책을 읽으며 내가 만난 저자는 아마도 이렇게 대답할 것 같습니다. "그냥, 그렇게 해보고 싶어서" 아니면 "이렇게 사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실제로 살아보니 재밌기도 하고 말이야" 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I went to the woods

because I wished to live deliberately 

to front only the essential facts of life"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내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

삶의 본질적인 면과 대면해 보려는 것이었다."


저자 박혜윤의 독백 같은 동시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같은 글을 읽으면서 소로의 저 말이 떠올랐습니다. 실제 물어보면 전혀 다른 대답을 들려줄지 모르겠지만, 나는 박혜윤이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 삶의 본질적인 면과 대면해 보기 위해 지금의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오늘 대한민국 땅을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의 시선에서 볼 때 상당히 골때리는 삶을 선택한 이유를 소로의 저 문장이 잘 설명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요란할 것 없이 특별한 일 아니란 듯 담담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고 들으면서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내가 다시금 깨달았다고 말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나는 아내와 한번, 아내와 아들 딸과 또 한 번 미국에서 살았습니다. 두 번에 걸친 유학생활을 하면서 숨넘어갈 정도로 느려터진 인터넷을 경험했습니다. 차라리 없는 게 속 편하겠다는 생각을 수백 번도 더 했습니다. 모든 것이 한국과 다른 느림 그 자체의 삶을 경험했습니다. 하루 24시간 온종일 가족과 시간을 보낸 적도 많았습니다. 어디를 가든 함께 가야 하고, 무엇을 하든 함께 해야 하는 때를 살아보았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적은 없지만(유학생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적어도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말 그대로 느릿느릿하게 살아가는 삶을 경험하면서 나의 조국 대한민국을 다시 들여다 보았습니다. 내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살고 있었던 사회를 냉정한 시선으로 들여다 보았습니다. 한국 바깥에서 바라본 한국은 '거대한 도가니'처럼 보였습니다. 뭔가 하나가 유행하면 전국적으로 유행합니다. 음식, 옷, 액세서리 등 거의 모든 것이 전국적으로 유행을 탑니다. 사람은 유행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애씁니다. 다른 사람이 한다면 나도 해야 할 것 같은 압박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에 비해 미국에서의 삶은 자유 그 자체였습니다. 남의 시선 따위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 자기 살고 싶은 대로 사는 사람이 득실득실한 나라처럼 보였습니다.


저자 박혜윤처럼 시골로 들어가 일종의 미니멀 라이프를 살아가면 더 잘 보일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눈엔 더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요(나의 시선에서 볼 때 저자의 가족은 몰라도 저자 박혜윤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사람처럼 보입니다. 오해라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일단 책이 재밌습니다. 독특한 장소에서 독특한 방식과(지금 우리나라 대다수의 사람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다르다는 점에서) 독특한 시선과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라서 흥미롭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글이 정갈하고 담백해서 읽는 맛도 깊습니다. 지나친 경쟁구도에 지친 분들이라면 쏙 빠져들어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용기 있는 사람이라면 나도 해볼까? 라는 마음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 여기서 잠깐, 나의 경험에서 비롯한 어줍잖은 충고를 하자면 용기만으로 덤벼들 일은 아닙니다. 매번 돈이 없어 피곤하고, 온갖 불편함을 이겨내야 합니다. 다른 삶의 방식이 있고, 그것이 살아낼 만한다는 것을 익히는 데는 시간이 제법 걸립니다. 일종의 회귀본능에 시달릴 각오를 해야 하고, 결국 그 시간을 이겨내야 합니다. 무엇보다 아내나 남편 또는 자녀가 있다면 문제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뻔합니다. 그러니 신중하게 생각하고 도전해 보시길 충고합니다.


그것이 아니라도 최소한 지금처럼 지나치게 사람의 눈을 의식하고, 사회가 만들어놓은 구조에 휩쓸리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는 많은 사람이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입니다. 아마 [숲속의 자본주의자]를 읽으면 소로의 [월든]으로 눈과 마음이 쏠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애니 딜라드의 [자연의 지혜]에도 관심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요.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 보기에 조금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 법한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어떻습니까? 나답게 살아가는 삶을 꿈꾸어 보고, 사회의 구조나 가치에 함몰되지 않고 나의 의지대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어볼 수 있다면 그것이 훨씬 더 나은, 진짜로 살아내야 할 삶이 아닐까요?


지금 세상을 의심하게 만들어 주고,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하고, 나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객기 한 번 부려볼까? 하는 호기로운 마음 품게 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기회가 닿으면 저자 박혜윤이 사는 집에 가서 그녀가 만든 통밀로 만든 빵을 사먹고 싶습니다. [숲속의 자본주의자] 즐겁게 읽었다고 떠벌이며 그녀가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블랙베리도 따서 먹어보고 싶습니다. 가끔씩 사는 소식 전하며 살고 싶은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아름다운 사람의 아름다운 책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짐작하셨겠죠?


월든

월든
저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
출판: 은행나무
발매: 2021.05.03.

자연의 지혜

자연의 지혜
저자: 애니 딜라드
출판: 민음사
발매: 2007.04.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 -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들려주는 현대인을 위한 마음 처방전
김민경 지음 / SISO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 가장 먼저 책 제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요즘 우리는 마음 답답한 일 많은 시간을 살아가니까요. 코로나로 활동에 제한이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 자유롭게 대화하기도 어렵습니다. 잦아드나 싶으면 어느새 확진자가 늘어납니다. 거리두기를 강화하자니 삶이 더 퍽퍽해집니다. 거리두기를 완화하자니 확진자가 증가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를 위한 맞춤형 책처럼 보여서 반갑고 좋았습니다.


표지를 넘겨보니 저자에 대한 소개가 간단명료학 기록되어 있습니다. 저자 김민경은 정신건강 의학과 수련을 받고, 임상자문의 및 외래 교수입니다. [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은 많은 사람을 만나고 상담하고 임상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친절하게 풀어낸 책입니다.







책 제목은 책의 구조,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마음이 답답해지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크기와 모양도 각양각색입니다. 어떤 사람은 인간관계 때문에, 다른 이는 돈 때문에, 학생이라면 성적이나 입시, 진로 때문에, 청년이라면 구직, 이직, 연애, 결혼 때문에, 중년이라면 건강이나 자녀 때문에, 노년이라면 질병이나 시시각각 찾아오는 죽음의 그늘 때문에... 사람은 저마다 마음이 답답해지는 이유와 원인이 다르고 다양합니다. 이 책이 정확하게 그 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 마음이 답답할 때 내 마음이 답답한 이유가 무엇인지만 안다면 정확하게 그 부분을 찾아서 읽을 수 있습니다.


1장은 '오늘도 상처받은 당신에게' 라는 주제 아래 7개의 꼭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번아웃 증후군(겪어본 사람만이 그 무게를 압니다), 화병(이 질병이 우리나라에 유독 많다죠?), 적응 장애(두려움의 근원이 되기도 합니다), 의사결정(삶은 결정의 연속입니다.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방향성을 설명합니다), 히키코모리 증후군(틀어박혀 지내려는 사람, 은둔형), 자존감(이 문제도 여간 심각하지 않죠), 음식 중독(탐식, 음식 중독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습니다)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겪을 때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쓰다듬고 다독여 줄 수 있는지 친절한 언어로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정답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2장은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이란 주제 아래 7개의 꼭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직장 내 스트레스(이 광범한 주제를 간결하게 다루어 줍니다. 고마울 따름입니다), 비교병(한국인의 가장 대표적 질병 중 하나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대인 관계(스트레스의 주범입니다), 고3병(ㅠㅠ), 세대 간 갈등(명절 관련 일어날 수 있는 일들), 중독(도박, 게임, 인터넷 등), 상실을 주제를 나눕니다. 이런 문제로 씨름하는 우리와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며, 헤쳐나갈 수 있는 방향성을 친절하게 제시해 줍니다.


3장은 '불안과 걱정에서 벗어나기'라는 주제로 7개의 꼭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결정 장애(결정 장애는 많은 문제를 양산해 냅니다. 리더가 결정 장애라면 치명적이고요), 공황장애(요즘 자주 들을 수 있는 단어입니다), 조울증(예술가들이 많이 앓는 질병), 자살(우리나라가 OECD 가입국 중 최고수준입니다), 분노 조절 장애(이 질병도 갈수록 심각해져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조현병(조현병 역시 숨겨야 할 부끄러운 병이 아닙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굳이 전쟁이나 테러가 아니어도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습니다) 문제를 다룹니다.




정리하고 보니 저자가 얼마나 다양한 문제를 가진 다양한 사람을 만나 상담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문제를 조목조목 다루고 있습니다. 마음이 답답할 때(그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깊이도 다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참으로 다양하고요) 자신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든 문제가 무엇인지 안다면 이 책을 꺼내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나만 이런 문제를 겪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오랜 임상경험을 겪은 저자의 친절하고 따뜻한 말에서 위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놀라운 것이 있습니다. 무척이나 풀어내기 어렵고 이야기하기 까다로운 주제들로 가득하지만 정말 술술 읽을 수 있습니다. 저자가 얼마나 쉽게 친절하게 다가오는지, 독자를 배려하는지, 마음 답답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배려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나의 마음에 가장 깊숙이 와닿은 문장은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에 담긴 문장입니다.


사람은 각자 자기만의 렌즈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의 사물과 상황이 그 렌즈로 들어오면 

내가 가진 틀에 맞춰 세상을 보게 됩니다.

같은 곳을 보고 있지만, 나는 먼 곳을 볼 수 있는 광각 렌즈로 보고

상대는 가까운 거리만 보이는 단 렌즈로 본다면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게 됩니다.


... (중략)...


내가 항상 쓰는 렌즈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그렇게 사람과 소통하다 보면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경우가 생깁니다.

'아!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나의 렌즈가 좀 흐릿할 수도 있겠다.'

'혹시 초점이 안 맞는 건 아닐까?' 하는 물음이 필요합니다.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 더불어 주위를 둘러보는 따스한 시선만이

좀 더 행복한 우리가 되는 방법이 아닐까요?

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 228-229p.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렌즈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나를 이해할 수 있고, 타인을 향한 이해의 깊이와 넓이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종종 렌즈가 흐릿해질 수 있고, 초점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자신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본다면 마음 답답한 순간을 만나고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요? 스스로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뿐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의 삶도 한단계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려줄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은 곁에 두고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읽으며 마음의 여유를 찾게 해줄 친구와 같은 책인 것 같습니다. 각 꼭지에 속하는 문제 때문에 마음이 답답하신 분이라면 맛있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활자와 활자 속에 담긴 저자의 지혜도 마음껏 들이켜 보시길 추천합니다. 마음이 조금은 시원해지실 거에요.





함께 읽으시면 좋을 책 추천합니다.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저자: 박애희
출판: 수카
발매: 2021.05.31.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저자: 소윤
출판: 북로망스
발매: 2021.03.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타쉐도잉 - 속독은 기본, 속청, 속화를 한 번에, 진짜 영어 뇌혁명이 시작된다!
박세호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는 '가깝고도 먼나라' 라는 말과 딱 어울리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영어'입니다. 영어는 어지간해선 친해지기 어려운 언어입니다. 심지어 나는 미국에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미국에 가기 전 유학을 준비할 때 아내가 물었습니다. "영어 공부하고 가야하는 것 아니에요?" 그때 난 호기롭게 대답했습니다. "여기서 해봐야 별 의미가 없어 미국 가서 부딪히면 돼" 미국 땅에 도착하자마자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국서 영어 공부 최소한은 하고 와야 한다는 것을... 공항을 통과할 때부터 굉장히 곤혹스러웠습니다 .미국 대사관에서 글쎄 아내 여권에 F1 비자를 찍어놓은 것을 그제서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학생 비자가 F1이고 동반자는 F2입니다). 나의 불찰도 있었지만 명백하게 미대사관의 실수입니다. 그러나 미국 입국 때부터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출입국 심사대를 통과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끌려가 4시간 정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ESL 과정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그때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소한의 공부는 하고 왔어야 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석사 과정에 들어가서는 진심 피를 말렸습니다. 수업을 들어도 다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가깝게 지내는 영어 잘하는 동료에게 수업 후에 따로 질문하고 핵심을 간추려 들었습니다. 매 수업마다 필수로 해야 하는 Presentation은 그야말로 지옥과 같았습니다. 석사수준의 발표를 해야만 했습니다. 교수를 비롯한 다른 학생에게 통찰을 제공해야만 했습니다. 언어가 서툴렀던 나는 시쳇말로 피똥을 쌀 수밖에 없었습니다. 석사과정 마지막에 이르렀을 땐 3일 연속 잠을 자지 않았던, 정확하게 말하면 잠을 자지 못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졸업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돈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고, 시간을 낭비할 수도 없었던 나는 잠을 자지 않고 공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궁지에 몰리면 별별 짓을 다하게 된다는 것을 그때 나는 온몸으로 경험했습니다. 이 책을 집어든 순간 그때의 아찔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책 표지 앞머리를 자신만만하게 꿰찬 문구가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속독은 기본, 속청, 속화를 한 번에, 진짜 영어 뇌혁명이 시작된다!" 자신 없다면 도무지 쓸 수 없는 문구를 책머리에 활자로 박아놓았습니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띠지에 있는 문장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삼수생이 미 명문대 뇌과학도가 되기까지 뇌과학적으로 플어낸 초단기 영어엔진 완성법. 한국인이 영어 잘하는 법은 애초에 따로 있었다." 저자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은 이야기니까 일단 들어볼 필요가 있겠다 싶습니다.

저자 박세호는 영어를 정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쉐도잉에 메타 인지를 접목했습니다. 쉐도잉은 말 그대로 그림자처럼 따라하는 것을 뜻합니다. 복서들도 쉐도잉을 하죠. 언어도 쉐도잉을 통해 배웁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끊임없이 쉐도잉을 하면서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저자는 거기에 완전학습의 개념을 가진 메타인지를 더해 메타쉐도잉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박세호는 영어에서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세 가지 장벽이 강세와 연음과 연관언어라고 정의합니다. 영어가 잘 들리지 않거나(강세와 연음), 들어도 내가 생각했던 표현과 다르다고 느끼는 이유(연관언어)입니다. 실제 리서치 페이퍼를 제출한 후에 교수님이 따로 부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제출한 문장에 빨간색 볼펜으로 동그라미를 쳐놓은 후 이 문장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이런이런 뜻이라고 전달해드리니 영어에서는 그렇게 표현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종종 이런 경험을 하면서 영어는 영어적 표현으로 말하고 활자화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나의 모국어 한국말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예를 들어 "옷 벗지마" 라는 말은 "계속 입고 있어" 라는 식으로, "잘생겼다"는 말은 "핫"하다는 식으로 표현합니다).


박세호는 성인이 영어를 빠르게 배우기 위해서는 자막을 사용해 크게 말하고 빠르게 말하기를 연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내가 말한 것은 무조건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원어민보다 더 빨리 말하는 연습을 통해(정확한 발음과 문장으로) 듣기와 말하기 실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고속도로 씽씽 달리다 국도로 들어오면 모든 것이 느릿하게 보이는 것처럼 최대한 빠르게 말하기를 연습하면 원어민의 모든 말을 다 알아들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평소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영어는 문장 단위로 학습하라"는 저자의 주장입니다. 나의 아들과 딸은 한국에 돌아온 이후 영어를 빛의 속도로 잊어버렸습니다. 옹알거리다가 들어와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미국 유치원과 학교에 다니는 동안 아이들은 영어를 통째로 듣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장을 그대로 흡수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단어가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문장 안에서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문장을 통해 단어를 이해하고 대화를 이어가는 식이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오니 당장 단어부터 외우라고 하더군요. 지금도 아들과 딸은 단어 외우느라 영어에 대한 관심과 매력을 급속도로 상실해 가는 중입니다. 통째 문장을 외우라고 말하면 더 좋을 것 같고, 아이가 관심 있어하는 분야의 문장을 외우면 훨씬 더 즐겁게 영어를 배울 수 있고, 매력도 더 느낄 것 같은데 왜 이렇게나 단어에 목을 매는지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메타쉐도잉 7계명과 크레이지 스피킹 4계명을 소개합니다(자세한 내용은 책을 사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영어를 어떻게든 정복해야겠다, 또는 영어와 한판 승부를 벌어야겠다, 인생에 영어 하나만큼은 뛰어넘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사서 보실만한 가치가 분명한 책입니다).

* 메타쉐도잉 7계명

1. 억지로 위우려고 애쓰지 마라

2. 한번 시작했으면 마지막까지 멈추지 마라

3. 어디서 힘을 세게 주는지, 말꼬리를 올리는지 내리는지에 집중하라

4. 연음을 발견하면 "심 봤다!"라고 외쳐라

5. 물에 빠져 죽지 말고 물을 차고 튕기듯 날아가라!

6. 충분한 수면은 메타쉐도잉의 필수조건

7. 따라 하는 소리는 들리는 원어민 소리 이상으로 커야 한다

* 크레이지 스피킹의 4계명(메타쉐도잉 11계명에 포함)

8. 정확한 문장 발음으로 크게 따라 읽어라

9. 빠른 스피드는 그보다 더 빠른 스피드로 극복해라

10. 생각을 짜내지 말고 입에서 툭툭 털어내라

11. 빙빙 현상과 크레이지 스피킹은 반드시 동시에 일어난다


영어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내년 하늘 길이 열린다면 박사학위 졸업식에 참석할 계획이 있습니다. 지난 6월 학위를 받았는데 온라인으로 졸업했습니다. 학교에서 내년에 졸업식에 참석할 수 있다고 알려주어서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미국 길에 오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만약 가족과 졸업식에 참석하게 된다면 졸업식 전후로 미국 이곳저곳을 둘러볼 생각입니다. 그때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영어를 다시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빛의 속도로 잊어버린 영어를 다시 복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이 책에서도 영어 복구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시의적절했을 뿐 아니라 신기했습니다).

영어로 승부를 내야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우리말도 제대로 못해서 우리말부터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우리말 잘 쓰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그럼에도 영어를 계속 붙들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나의 자녀보단 영어를 조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야 자녀들 학습 때도 도와줄 수 있고, 행여나 외국으로 여행을 가면 아빠의 위상을 조금 더 높이고 싶은 욕심도 있기 때문입니다. 메타쉐도잉으로 영어복구도 하고, 짬짬히 실력도 키워야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제가 읽었던 책 소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의 마지막까지, 눈이 부시게 -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죽음을 배우다
리디아 더그데일 지음, 김한슬기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은 죽습니다. 모든 사람은 죽습니다. 죽음이 달가울리야 없겠지만 모든 사람이 죽는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를 뿐 모든 사람은 죽습니다. 보기에 따라 모든 사람이 죽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죽는다고 해서 모든 죽음이 같은 무게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사람의 죽음은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슬픔의 눈물을 삼키게 합니다. 두고두고 그(그녀) 기억합니다. 좋은 죽음이라 하겠습니다. 반대의 죽음도 있습니다. 잘 죽었다. 속이 시원하다 말하는 죽음도 있습니다. 반어법으로 그 역시 좋은 죽음일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죽음을 맞이한다는 변하지 않는 아니 변할 수 없는 진리 앞에서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잘 죽기 위해 잘 사는 인생은 어떤 모습일까? 라는 질문입니다. [삶의 마지막까지, 눈이 부시게]의 저자 리디아 더그데일은 의사로서 그녀가 목격한 수많은 죽음 앞에서 이 질문을 던집니다. 수많은 경험(임상)과 죽음에 대한 숙고와 연구로 그 대답을 찾아갑니다.






원제는 [The Lost Art of Dying]입니다. 굳이 번역하자면 [죽음의 기술을 잃어버리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책 제목 그대로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이 죽음의 기술을 잃어버렸다는 데 착안한 책이며, 어떻게 죽음의 기술을 회복할 것인가, 어떻게 죽음의 기술을 회복하고 잘 죽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고민하는 책입니다. 내가 읽어낸 저자의 의도를 풀이하자면 잘 죽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고민 대답을 엮어낸 책입니다.


1장에서는 아르스 모리엔디(죽음의 기술)를 다룬 소책자 이야기를 통해 죽음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고대 사회에서 아르스 모리엔디는 많이 읽혔던 책입니다. 이 책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강조합니다.


2장에서 저자는 인간의 유한성을 이야기합니다. 인간이 유한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르스 모리엔디(죽음의 기술)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야 하고, 죽음의 기술을 배워가야 함을 더 강조합니다.


3장은 죽음과 공동체의 관계를 심도 있게 다룹니다. 공동체에 소속된 삶과 죽음이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삶과 죽음에 비해 훨씬 아름답고 주목할만하며 안정감이 있다는 사실을 사례를 통해 증명합니다. 개인화 되고 파편화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주목해서 보아야 할 챕터라 생각합니다.


4장은 어디에서 죽을 것인가?에 관한 고찰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대다수 사람이 병원에서 죽습니다. 아픈 사람이라면 중환자실에서, 고령과 노환에 시달리는 분이라면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칩니다. 이런 죽음의 풍경이 그리 오래된 역사는 아닙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다다수 사람이 아플 때 병원에 가셨습니다. 병원에서 더 이상 치료할 것이 없고 죽음을 맞이할 땐 병원생활을 정리하고 집으로 오셨습니다. 집에서 가족과 함께 마지막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요즘과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저자는 어느 쪽이든 좋은 죽음, 외롭지 않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합니다. 공동체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대두되는 지점이라 하겠습니다.


5장은 죽음이 가져다주는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죽음은 두렵습니다. 죽음 이후는 미지의 세상이기 때문에 두려움을 양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학계의 대모라 할 수 있는 수전 손택이 죽음을 얼마나 두려워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죽음과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죽음이 두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사람이 죽음을 똑같은 방식과 크기로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6장은 죽음을 향해 치달으면서 일어나는 육체의 부패와 죽음 이후에 일어나는 육체의 부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육체가 스러져 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질병이 얼마나 인간을 짓이겨 놓을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장입니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동안에 언젠가 경험하게 될지 모르는 고통에 대비하는 것이 지혜롭다 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약하고 병든 이들과 동행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합니다.


7장은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글입니다. 죽음과 종교는 많은 부분에서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실제 죽음은 삶의 의미를 찾게 만들기도 합니다. 미국에는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sprititual but not religious - SBNR) 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따르는 사람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SBNR로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종교 공동체로 돌아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요점은 분명합니다. 죽음 이후에 대한 관심입니다. 종교적이거나 종교적이지 않거나 상관없이 사람은 영적이며, 영적인 사람은 본능적으로 죽음 이후에 대해 질문합니다. 이 장에서 저자는 예수의 이야기와 유대교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질문하고 생각하게 합니다.


8장은 사랑하는 사람을 잘 보내는 법으로서 의례의 중요성을 부각시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아픕니다. 상실의 아픔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잘 떠나보내기 위해 삶과 죽음을 의례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충분한 애도, 격식 있는 애도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더 잘 떠나보낼 수 있고, 결국엔 나에게 주어진 삶도 더 잘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9장(이 책에서도 마지막 장이 주인공입니다)에서는 잘 죽기 위해 잘 사는 방법을 실용적이면서도 간결하게 정리합니다. 마지막 장은 책 전체의 결론과도 같고 책 전체의 흐름을 아우르기도 합니다. 아르스 모리엔디(죽음의 기술)를 통해 죽음을 예상하고 준비하자는 것과 잘 죽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유한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 고립된 상태에서는 결코 좋은 죽음을 맞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고독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죽음일 수 없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길을 끝까지 함께할 공동체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역설합니다.




사람은 반드시 죽습니다. 저자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될 터이니 아르스 모리엔디가 가르치듯 흔히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 받는 5가지 유혹을 이길 5가지 미덕에 집중하자고 말합니다. 아르스 모리엔디에서 발견한 저자가 강조하는 5가지 미덕은 "인내, 희망, 겸손, 믿음, 초월"이라는 덕목입니다. 이 5가지 미덕이 풍성한 삶과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죽음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9장 끝자락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을 초월하는 습관은 인간의 유한함을 인정하는 태도와

겸손의 습관은 공동체 구성원을 수용하는 태도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유한함을 깨닫고 공동체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죽음의 기술에서 빠뜨려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이다. 희망과 믿음은 죽음을 향한 두려움을 완화하고, 가장 심오한 실존적 불안에 답을 제시하고,

내면의 평화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인내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죽음을 약속한다. 그러나 우리는 당장 오늘부터 위에서 이야기한 5가지 미덕을 함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성품들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매일 삶에서 연습하며 함양해 나가야 한다.

잘 살아낸 오늘이 모여 좋은 삶과 좋은 죽음을 만든다.

삶의 마지막까지, 눈이 부시게. 248P


[메멘토 모리] '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말처럼 우리는 죽는다. 죽음을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하고 필요하다면 연습해야 하지 않을까요? 나의 스승 중 한 분은 "죽음을 기억하면 삶이 단순해진다"라는 격언을 들려주었습니다. 좋은 죽음을 위해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삶의 마지막까지 눈이 부시게 살아가기 위해, 좋은 죽음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인내, 희망, 겸손, 믿음, 초월이라는 5가지 미덕을 날마다 연습해야겠습니다(이것은 나의 종교적 신념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나는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테고요. 어쩌면 제 2, 제 3의 코로나가 우리를 찾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행하지만 거시적인 안목에서 본다면 죽음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좋은 죽음, 아름다운 죽음, 눈부신 죽음을 위해 오늘을 잘 살아야겠습니다. 치열한 삶을 살아가시는 분들, 멋지고 아름다운 삶을 원하시는 분들, 한번 뿐인 인생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같이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세 책 모두 죽음을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참 아름다운 책입니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숨결이 바람 될 때
저자: 폴 칼라니티
출판: 흐름출판
발매: 2016.08.22.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저자: 샐리 티스데일
출판: 비잉(Being)
발매: 2019.06.19.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저자: 위지안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매: 2011.12.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자 노빈손의 달려라 달려! 취재 25시 노빈손이 알려 주는 전문가의 세계 4
박형민 지음, 이우일 그림 / 뜨인돌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매일 수십 건의 뉴스를 보고 듣고 읽습니다. 예전엔 종이 신문을 지금은 온라인 신문을 통해 뉴스를 접합니다. 뉴스의 범위도 대단히 넓습니다. 사회, 정치, 연예, 스포츠, 경제 등 한 장르 안에서만도 대단히 넓은 분야의 뉴스가 존재합니다. 어쩌다 보니 나는 뉴스를 잘 보지 않습니다. 온라인 뉴스로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접하는 것이 고작인데, 그마저도 잘 보지 않으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살아갑니다. 가끔 스포츠(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축구) 뉴스만 봅니다. 주변 사람에게서 지금 이슈가 되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뉴스가 있으면 가끔 검색해서 봅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마다 정치적 입장과 견해가 다르기 때문에 뉴스를 보면 여기서도 보고 저기서도 봅니다. 그래야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 시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기자의 진정성 있는 조사와 글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지금은 기자들을 낮잡아 '기레기'라고 부릅니다. 정확한 어원은 모릅니다. 언듯 보기엔 기자와 쓰레기를 합쳐놓은 단어처럼 보입니다. 쓰레기 같은 글을 쓰는 기자,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지만 정작 내용은 부실한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낮잡아 기레기라고 부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자 노빈손의 달려라 달려! 취재 25시]는 현직 신문기자가 소설 형식으로 쓴 청소년 소설이라 부를 수 있는 책입니다. 현직 기자가 썼기 때문에 기자의 삶과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 풍경을 엿보기에 충분합니다. 김영란 법에 관한 이야기나, 일단 자극적인 글부터 지르고 보자는 관행주의에 대한 고발도 담겨 있습니다. 기자들이 살아가는 언론사 내부에서 일어날 법한 부조리와 부패도 해학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정직한 기자. 말 그대로 기자다운 기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등장 인물 이름부터 남다른 '고생만 기자'입니다. 그는 기자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름처럼 지지리 고생만 하는 기자이기도 합니다. 얼떨결에 인턴 기자로 발탁된 주인공 노빈손은 선배 고생만과 함께 취재하면서 기자다운 기자의 면모를 갖추어 갑니다. 동시에 노빈손은 자신의 승진만 생각하고, 김영란 법을 우습게 여기며, 뇌물을 받아 먹고, 날조된 기사를 쓰는 나승진 부장을 만나면서 기자로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도 깨우쳐갑니다.


책을 읽으면서 기사가 어떻게 탄생하고,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뉴스를 올리기 위해 기자들이 치열하게 시간과의 싸움을 한다는 것, 동시에 정확한 뉴스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고심하고 씨름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 기자들이 받을 수밖에 없는 유혹이 얼마나 짜릿하고 큰지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 욕하고 손가락질하기는 쉬워도 실제 살아내기는 어려운 것처럼, 기자의 세상을 엿보면서 모조리 싸잡아 '기레기'라고 비난하거나 손가락질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인턴 기자 노빈손과 그의 사수 고생만 기자를 보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기자, 밤낮 가리지 않고 취재현장으로 달려가는 기자, 쪽잠을 자며 정확한 팩트를 바탕으로 뉴스를 작성하는 기자,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정과 부패를 파헤치는 기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소설 형식의 글이지만 현직 기자의 체험과 경험이 녹아 들어 있는 글을 읽으면서 정확한 정보와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고하시는 기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뉴스 한 줄 한 줄을 정성껏 읽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정직과 성실, 올바른 태도와 사명의식을 가진 기자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오보'로 나라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밝힙니다. 한반도에 큰 갈등을 불러왔을 뿐 아니라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나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오보 때문이라는 것도 담담하게 밝히고 있습니다(나는 이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오보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오보에 관한 글을 읽으며 오래 전 한반도를 강타한 "쓰레기 만두" 오보가 떠올랐습니다. 만두소를 만들기 위해 깨끗한 물에 만두소를 넣고 독소나 나쁜 내용물을 빼내는 현장을 사진으로 담아, 자극적인 기사로 "쓰레기 만두" 사건을 빚어낸 기사입니다. 사진만 보면 저렇게나 더러운 마치 쓰레기같은 만두소를 국민이 먹고 있었던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오보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상당히 많은 분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자살로 생을 마감하신 분까지 있다고 들었습니다. 국가적으로도 상당한 경제 피해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이 뉴스가 오보였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정정기사는 제대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정정기사가 나간 후에는 이미 물은 엎질러져 상당한 피해가 일어난 후이기도 했습니다. 정확한 기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오보가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책의 끝자락에서 기자의 소명이 무엇인지, 기자가 바라는 세상은 무엇인지, 그들이 왜 험난한 기자의 길을 택했는지 보여주는 문구가 있습니다.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자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해요.

앞으로도 좋은 기사 많이 부탁합니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입니다.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좋은 정보를 찾고 만나는 것이 행운이 된 것 같은 세상이기도 합니다. 온라인 상에 떠도는 "카더라" 통신으로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없습니다. 정보화 시대이기 때문에 더더욱 좋은 기사가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좋은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자 한 사람 때문에 세상이 변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수많은 기자 여러분 소명의식을 붙들고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기레기"라는 단어가 사멸할 수 있도록 더 애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연예나 스포츠 기사도 진심과 사실을 담아 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종사자들에겐 삶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 ,사회, 경제, 교육, 국제, 환경 문제라면 더더욱 신중의 신중을 기울여 주시길 부탁합니다. 인터넷 댓글부대나 여론몰이 같은 말이 사라질 수 있도록 기자 여러분이 힘써 주십시오.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국민을 우습게 여기거나, 우롱하는 태도와 마음을 가진 정치인이나 경제인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도록 만들어 주세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 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청소년 소설을 읽으며 기자의 세상을 엿보았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자라는 다음 세대에게 우리의 자녀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오늘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해준 좋은 책이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노빈손 시리즈입니다.


노빈손의 세계도시탐험

노빈손의 세계도시탐험
저자:이우일, 이우성
출판: 뜨인돌출판사
발매: 2006.05.30.

노빈손과 위험한 기생충 연구소

노빈손과 위험한 기생충 연구소
저자: 서민
출판: 뜨인돌출판사
발매: 2015.06.01.

의사 노빈손과 위기일발 응급의료센터

의사 노빈손과 위기일발 응급의료센터
저자: 곽경훈
출판: 뜨인돌출판사
발매: 2020.01.28.

철새지킴이 노빈손 한강에 가다

철새지킴이 노빈손 한강에 가다
저자: 박경수
출판: 뜨인돌
발매: 2006.07.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